독립운동가 김원봉 vs 첩보요원 김원봉

입력 2018-09-0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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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산 김원봉.

■ 내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년…한국근대사 다룬 드라마 제작 봇물

KBS, 3년 만에 대하드라마 부활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 주인공
MBC, ‘이몽’ 통해 김원봉 다뤄
SBS ‘황후의 품격’ 구한말 배경


20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하고 한국 근대사를 비춰보는 드라마가 잇달아 제작되고 있다. 100년 전 험난한 격동기에 벌어진 사건들은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사실들이어서 이야기로 풀어가는 데 극적으로 다가온다. 시기적으로도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앞두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앞서 99주년인 올해에 구한말 의병 이야기를 다룬 tvN ‘미스터 션샤인’이 스타트를 끊고 인기리에 방송 중이다.

KBS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하드라마를 부활시킨다. ‘장영실’ 이후 3년 만이다. 주인공으로는 독립운동가인 약산 김원봉을 내세운다. 김원봉은 의열단, 조선민족혁명당 등을 조직해 항일무장 투쟁을 상징하는 인물로 통하지만, 월북 행정과 종파 다툼으로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영화 ‘암살’(2015)과 ‘밀정’(2016)에서 각각 조승우와 이병헌이 김원봉을 연기하며 재조명받는 기회가 됐다. KBS는 내년 광복절 전후로 첫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S에 앞서 MBC도 내년 5월 방송 예정인 ‘이몽’을 통해 김원봉의 이야기를 다룬다. 드라마는 일제강점기 경성과 만주, 중국 상해를 배경으로 김원봉(유지태)이 상하이임시정부 첩보요원이 되어 일본인에게 키워진 조선인 외과의사(이요원)와 활약하는 내용이다. 10월부터 본격적 촬영에 돌입한다.

제작사 측은 “100주년 기념 드라마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진정성 있는 의미와 재미, 진한 감동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 인물을 두 방송사가 동시에 다룸으로써 시청자는 두 작품을 비교해보는 재미를 얻게 될 전망이다. KBS는 대하드라마의 정통성으로 김원봉 이야기에 접근하고, MBC ‘이몽’은 중국 글로벌 컨텐츠 제작사 항저우 쟈핑픽쳐스 유한공사의 막대한 제작비 투자로 블록버스터급 영상과 박진감 넘치는 전개를 기대하게 한다.

임시정부 이야기는 아니지만 구한말을 배경으로 판타지 요소가 섞인 드라마도 방송을 앞두고 있다. 11월 방영하는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은 2018년에도 구한말의 입헌군주제가 계속되어왔다는 설정으로, 황제에게 시집온 걸크러시 매력의 뮤지컬배우가 궁의 절대 권력과 싸우는 등 각종 사건사고를 해결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김순옥 작가의 독특한 발상이 드러나는 2018년의 구한말 배경이 어떻게 그려질지 관심이 높다.

제작을 계획중인 ‘조화오미’는 요리를 매개로 현재와 구한말을 오가는 타임슬립 장르이다. 대한제국 황실 요리사인 남성이 한 사건에 휘말려 죽기 직전 2018년으로 이동해 호텔 한식당의 여성 셰프와 벌이는 이야기이다. 100년 이상의 시공간을 초월한 남녀의 로맨스, 요리사로서 대결, 당시의 음식들이 화면을 채운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미스터 션샤인’으로 인해 드라마 속 시대에 대한 호기심이 높아졌고,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시기가 맞아떨어지면서 방송사와 제작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청자 반응을 드라마로 드러내는 것도 이들의 역할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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