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효정 PD “‘강식당2’, ‘신서유기’처럼 특유의 재미 담아낼 것”
‘진짜 싸워요’라는 자막은 ‘리얼 (예능)’이라는 반증이다. 손가락이 부른 ‘참사’(?)는 외전의 시작이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예능프로그램, tvN ‘신서유기’의 이야기다. ‘신서유기’는 2015년 9월 ‘웹 예능’이라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소한 포맷으로 시작해 ‘B급 코드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을 거듭할수록 맥락 없는 웃음이 폭발한다. 기발하다 못해 허를 찌르는 출연진과 제작진은 ‘밀당’은 시청자들을 흥분시킨다.
특히 9월 30일 시즌5로 돌아온 ‘신서유기’는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역대 시즌 사상 처음으로 방영 도중 ‘시즌 갈아타기’를 선보였다. 시즌5에서 시즌6로 이어지는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신선함으로 다가왔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신서유기’ 시리즈 연출을 맡은 신효정 PD는 “시즌을 구분하는 게 이렇게 주목받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전에는 한 나라에서 도시만 바꿔 여행했다면, 이번에는 홍콩과 일본을 여행했어요. 배경이 달라진 셈이죠. 그렇기에 나라를 이동한 사이에 연결고리가 필요했어요. 자연스러운 흐름 말이에요. 그래서 택한 것이 시즌을 바꾸는 거예요. 사실 말이 쉽지, 시즌을 교체하는 작업은 쉬지 않아요. 유관 부서와 협의가 필요해요. 다행히 유관 부서와 채널에서 긍정적인 반응이었어요. 신서하고 재밌다고 해요. 처음 시도해 보는 방식이라 부담되고 걱정했는데, 이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어요. (웃음) 감사해요.”
절묘한 ‘시즌 갈아타기’ 외에도 이번 시즌5, 6에는 이전 시즌과 다른 부분이 많다. 그중에서도 대체복무(사회복무요원)로 부재중인 규현을 대신해 합류한 블락비 피오가 가장 큰 변화 포인트다. ‘왜 이제야 합류했냐’는 말이 나올 정도 기존 멤버들 호흡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며 원초적인 웃음을 선사했다는 반응이다. 이런 피오의 활약에 신효정 PD는 “참 고마운 친구”라고 이야기했다.
“홀수로 게임을 진행할 수 없어 규현을 대신할 사람을 찾았어요. 그렇게 찾은 사람이 피오예요. 새 멤버로서 가장 적합했어요. 사실 ‘신서유기’ 멤버들은 의외로 낯을 가려요. 때문에 멤버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해요. 다행히 피오는 멤버들과 잘 맞았어요. 다 연결고리가 있더라고요. 게다가 형들에게 싹싹하고 제작진에게 친절해요. 가식적이지도 않아요. 예능프로그램에 나와서 자기 이미지만 챙기려는 사람도 있는데, 피오는 그렇지 않았어요. 시청자들도 알아요. 자기 이미지만 생각하는 출연자를. 거부감을 느끼고 재미없다고 느끼세요. 따라서 피오를 영입한 건 굉장히 잘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본인도 새롭게 합류해 부담스러웠을 텐데 너무 열심히 해줬어요. 자랑스럽고 고마운 친구예요.”
피오를 향한 ‘신서유기’ 팀의 애정은 각별하다. 그렇다고 규현을 배제하지도 않는다. ‘1회 1등장’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규현은 시즌5, 6도 함께 했다. 이에 대해 신효정 PD는 “규현 등장분이 많았던 건 사실이다. 의도치 않았다. 멤버들이 경쟁적으로 규현을 언급한 영향이 크다. 나 역시 규현에 대한 ‘집착’(?)이 있다. 규현에 대한 ‘신서유기’의 애정과 사랑이 아닐까 싶다. 하물며 새롭게 투입된 피오도 규현을 살뜰히 챙기더라. 선물을 사야 한다며 더 유난스럽게 규현을 챙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규현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 병역 문제로 잠시 프로그램을 떠난 것이지, 큰 문제로 하차한 게 아니다. 시청자들도 규현이 등장한 것을 좋아할 것이다. 규현을 보면서 이전 시즌을 떠올릴 것 같다. 다만, 너무 자주 등장하다 보니 우리끼리 ‘이 정도 분량이면 출연료를 줘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농을 한 적이 있다”며 웃었다.
멤버 부재와 투입이 잦은 ‘신서유기’다. 그런데도 프로그램은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멤버들의 기량(예능감)이 뛰어나서다. 그중에서도 안재현의 활약은 눈부시다. 멤버 중 유일하게 ‘비 예능인’으로, 어디에서 본 적 없는 예능감을 ‘신서유기’에서만 보여준다. 말끔한 외모와 달리 허를 찌르는 엉뚱함은 제작진을 감탄하게 한다. 무엇보다 시즌3, 4에서 주춤했던 매력을 다시 이번 시즌5, 6에서 폭발해 ‘신美(미)’ 부활을 알렸다.
“안재현은 실제로 장난도 잘 치고 웃긴 친구예요. 그동안 새 멤버들을 챙기고 배려하는 자신을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참았던 게 터진 거죠. 안재현 본인도 ‘많이 참았다’고 해요. 방송에서 보이는 안재현의 모습은 실제 성격과 비슷해요. 재미있고 친절해요. 매력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리고 안재현이 ‘신서유기’를 통해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고 해요. 작품을 통해 얻을 수 없는 에너지요. 다행히 드라마(‘뷰티 인사이드’)가 잘 돼 기뻐요. 모든 멤버가 하는 일이 다 잘 됐으면 좋겠어요.”
나영석 PD가 ‘빌런’(악역)이라면, 신효정 PD는 멤버들의 조력자다. 효과음보다 더 차진 웃음소리의 주인공이 바로 신효정 PD다. 신효정 PD는 “장비를 교체하긴 했는데, 웃음소리가 그렇게 크게 들어갈 줄 몰랐다. 정말 웃겨서 웃는 건데, 편집하면서 자책을 하게 된다. 정말 이상한 포인트에서 웃겨서 웃을 때도 많다”고 해명하며 웃었다.
‘신서유기’에 모든 걸 쏟아붓고 있다는 신효정 PD. 다만, 먼 미래까지 계산하지 않는다. 당장 현실적으로 주어진 상황을 깊게 고민한다. 그리고 현재 고민은 ‘신서유기’ 외전이다. 신효정 PD는 “내년에 ‘강식당2’를 진행한다. 피오가 아르바이트생으로 함께 한다. 다만 메뉴나 구체적인 촬영 시기는 미정이다. 방영 시기 역시 알 수 없다. 이전만큼 더 큰 재미를 주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신서유기’가 시즌마다 새로운 재미를 주기 위해 노력하는 만큼, ‘강식당’도 특유의 웃음을 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기승전 신서유기’인 신효정 PD다. 그의 궁극적인 바람은 강한 웃음이다. 또 프로그램을 통해 멤버들이 잘됐으면 한다.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면, ‘신서유기’ 멤버들이 광고를 많이 찍었으면 좋겠어요.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금전적으로 도움이 됐으면 해요. 프로그램을 통해 많이 사랑받았으면 좋겠어요. 더 바란다면, ‘신서유기’가 오랫동안 시청자들에게 기억되고 사랑받는 거예요. 우리가 열심히 해야죠. 그래서 고민이 많아요. 시청자들이 잘 알거든요. 허술하게 준비하면 그 프로그램이 재미가 없다는 것을요. 그렇기에 매 시즌이 끝나면 탈진 상태예요. 그래도 시청자들의 좋은 반응을 보면 웃음이 나요. 이게 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아닌가 싶어요. (웃음)”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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