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알함브라’ 송재정 작가가 밝힌 #현빈X박신혜 #증강현실 #멜로 (종합)

입력 2019-01-15 15:59: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DA:인터뷰] ‘알함브라’ 송재정 작가가 밝힌 #현빈X박신혜 #증강현실 #멜로 (종합)

tvN 금토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 20일 종영을 앞둔 가운데 작품을 집필한 송재정 작가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전경련회관 에메랄드홀에서 열린 tvN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작가 인터뷰. 이날 현장에는 취재 기자만 70여명이 몰려 작품과 송 작가에 대한 뜨거운 관심도를 실감케 했다. 정해진 인터뷰 시간을 훌쩍 넘길 때까지 쉴 틈 없이 쏟아진 질문. 뜨거운 취재 열기 속에서도 송 작가는 여유로움을 잃지 않고 유쾌한 입담을 자랑했다. 그는 드라마에 대한 설명과 해명 사이 그 어딘가의 지점에서 명확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인현왕후의 남자’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 ‘삼총사’ ‘W’를 집필했던 송재정 작가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남자주인공이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였던 여주인공이 운영하는 싸구려 호스텔에 묵으며 두 사람이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제작 당시부터 AR(증강현실)과 게임이라는 신선한 소재의 접목으로 주목 받았다.


송 작가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시작점에 대해 “전작 ‘W’를 마치고 타임 슬립 드라마를 구상했다. ‘인현왕후의 남자’와 ‘나인’에 이어 ‘타임슬립 3부작’을 하고 싶었다”며 “처음에는 미래에서 현재로 온 남자의 이야기를 구상했다. 그가 호텔에서 낯선 자의 초대를 받고 문을 열었더니 타임 슬립하는 설정이었다. 그런데 쓰다 보니 욕구가 안 생기더라. 새로운 소재를 찾아 방황했다”고 털어놨다.

의외로 그에게 아이디어를 던진 건 전국적으로 열풍이 일었던 증강게임 ‘포켓몬고’. 송 작가는 “직접 해봤는데 ‘엄청난데’ 싶더라. 영화 ‘아바타’ 같이 자본력으로 승부하는 게 아니고서는 우리나라에서 가상현실을 구현하는 게 불가하다고 생각했는데 아이템만 CG로 처리하면 가능성이 있는 것 같더라. 눈이 번쩍 뜨였다. 그렇게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의 두 주인공 현빈과 박신혜에게도 이번 작품은 도전적인 선택이었다. 유진우 역의 현빈은 증강현실에 뛰어들었고 박신혜는 정희주와 엠마 1인2역을 소화했다. 송 작가는 열연해준 두 배우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먼저 현빈에 대해 “재벌 캐릭터 설정인데 액션도 되고 멜로도 되면서 증강게임에서의 신체조건도 잘 갖춰야 했다. 우리나라에서 이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는 현빈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며 “방송을 보고 깜짝 놀랐고 감동했다. 현빈과 함께한 건 엄청난 행운이었고 영광이었다”고 말했다.

박신혜와 관련해서는 “드라마가 히어로물의 구성을 띄다 보니 상대적으로 여성 캐릭터가 능동적일 수가 없었다. 항상 내 작품에서는 여성 캐릭터의 비중이 작아서 항상 혼나고 노력하는데도 늘 적다. 그래서 박신혜에게도 양해를 구했다”고 고백했다. 송 작가는 “1인2역에서 오는 엠마의 역할이 박신혜에게 새로움을 주지 않을까 싶더라”며 “그의 깊은 멜로 연기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본 적 없는 박신혜의 모습을 봤다. 깊은 감정을 정말 잘 표현해줘서 배우로서 좋은 평가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남은 분량에서 엠마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기대해 달라. 깜짝 놀랄 것”이라고 예고해 기대감을 높였다.



송 작가는 두 배우가 작품에 미친 영향이 매우 컸다고도 전했다. 당초 유진우와 정희주는 사랑보다는 우정에 가까운 관계로 설정됐지만 현빈과 박신혜의 캐스팅으로 멜로 라인이 확장됐던 것.

송 작가는 “처음에 진우와 희주와의 관계는 영화 ‘아저씨’나 ‘레옹’ 같은 관계를 설정했다. 희주는 피폐해진 진우의 인생을 구원하는 인물”이라며 “우정과 사랑을 넘나드는 관계를 생각했다가 현빈과 박신혜가 캐스팅되면서 바뀌었다. 두 사람의 미모가 너무 아까워서 스토리를 깨지 않는 한에서 케미스트리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었다. 멜로를 좋아하는 분들은 적다고 불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처음 설정한 것에서는 멜로가 많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르 혹은 멜로에만 집중해야 하는데 두 가지를 다 하고 싶은 마음에 접점을 찾았다. 멜로도 좋아하는데 참 어렵다. 기술적으로 잘해야 하는데 내가 잘 못한다. 배우들도 연기하기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PPL(Product Placement; 간접광고) 논란에 대해서도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송 작가는 “PPL이 12회에 홍수가 났다. 댓글에도 많이 언급됐더라. 13회부터는 PPL이 들어갈 곳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12회에 몰아넣었다. 대사로 넣으면 더 어색할 것 같아서 게임 아이템으로 썼는데 방송을 보니 더 튀더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우리끼리는 보면서 재밌기도 했다”며 “새로운 방향의 PPL을 개척했고 제작비와의 타협도 잘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 ‘PPL의 성공적인 사례’라고도 하던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타임슬립 웹툰 증강현실 등 독특한 소재를 드라마에 버무렸던 송재정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혼종’이라 표현했다. 그는 “시트콤 작가 출신이고 드라마를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았다. 보통의 16부작의 플롯은 나랑 안 맞는 것 같다. 이미 습관이 되어서 고쳐지지 않더라”며 “평소에 스토리텔링이 많은 작품은 안 본다. 잡학을 많이 보는데 아이디어는 실제 존재하는 사람의 이야기에서 많이 뽑아오는 편이다. 외국의 특이한 인물에 관심이 많다. 애초에 우리나라에서 모델을 찾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음 드라마 또한 독특한 소재와 세계관을 담은 작품이 될까. 송 작가는 “뭘 한 번 시작하면 질릴 때까지 하는 편이다. ‘인현왕후의 남자’를 하고 또 하면 타임슬립을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인’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하기 전에는 증강현실과 게임을 시도하기가 겁이 났는데 우리나라 제작진이 훌륭하게 구현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이렇게 시도만 하고 버리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는 굉장히 낮은 단계의 게임 룰만 설명하고 끝났다. 다음에는 좀 더 복잡한 이야기로 들어가도 이해하시지 않을까 싶다. 게임 소재를 좀 더 개발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오는 20일 종영을 앞두고 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