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샤이니의 막내인 동시에 이제 많은 후배들의 롤모델이 된 태민의 변화 역시 느린 듯 급진적이다. 지난 곡 ‘MOVE(무브)’에 이어 더욱 퇴폐미를 발산하는 ‘WANT(원트)’ 속 태민의 모습에서 귀여운 샤이니 막내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이 노래는 ‘무브’의 연장선 같은 곡이에요. 퍼포먼스에서도 기승전결이 확실하고요. 아마 ‘무브’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폭발력이 있을 것 같아요. 에너지를 점점 끓어 올리면서 나중에 응축해 놓은 것들을 폭발시키죠. 후렴구가 포인트에요.”
‘원트’ 속 태민은 그의 말대로 ‘무브’의 섹시한 매력을 그대로 이어 받으면서도 더욱 남성적인 매력을 보여준다. 여기에 어지간한 여성보다 섬세한 춤 선은 보기에 따라 아이러니한 느낌마저 준다.
“샤이니일 때는 에너지 가득한 군무가 포인트지만 혼자서 활동할 때는 캐릭터를 좀 더 보여드리려는 부분이 커요. 정말 멋진 퍼포먼스를 하는 많은 팀들이 있으니 그 안에서 살아남기 위한 저만의 방법이죠.”
앞서 태민은 ‘괴도’ 이후부터 차근차근 그리고 영리하게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어 왔다. 지난해 돌풍을 일으킨 ‘무브병’, ‘무브앓이’는 이런 행보의 결과물이지 어느 날 좋은 곡을 우연히 만나 만들어진 행운 같은 것이 아니다.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그 기대치를 충족시킬 뭔가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나름대로 캐치한 안무를 넣어야 하나 고민도 했고요. 하지만 이번 안무에는 전체적 흐름이 주가 되도록 만들었어요. 아마 다음 앨범 때 이런 면들을 총집합해서 보여드릴 것 같아요.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 아니니까 다음을 위한 밑거름이 됐으면 해요.”
이제 태민도 데뷔 11년차가 됐다. 샤이니로서 보여줄 것과 솔로 가수로서 보여줄 것을 구분할 줄 안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음악과 퍼포먼스에 대한 생각도 뚜렷하게 심어져 있다.
“(팀 활동과는 달리) 솔로는 한순간도 방심을 하면 안 되더라고요, 카메라나 관객이 모두 저만 보고 있으니까요. 이런 면을 늘 의식하면서 무대를 해요. 그래도 예전과 달리 힘을 줘야 할 때 주고 빼야 할 때는 알게 됐어요. ‘무브’ 때도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집중도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걸 알았죠.”
이렇게 경험은 소년을 성장시킨다. 태민이 ‘무브’에서 그랬듯 ‘원트’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도 하나다. 지금도 수없이 생겨나는 많은 후배(라고 쓰고 경쟁자라고 읽어야 한다)들과 더불어 살아남기 위해 고민한 결과가 지금의 태민을 만들었다.
“이번엔 여유와 연륜이 느껴지는 무대를 만들고 싶어요. ‘무대에서 저렇게까지 아무 것도 안 해도 되나’라거나 ‘무슨 저런 춤을 추지’라는 생각이 드실 정도로 신선한 면을 보여주고 싶어요. 앞으로도 저 스스로 만족할 수 있을만한 자료들을 많이 남길 수 있으면 좋겠어요.”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SM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