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 결국 터져버린 박하선 울분
박하선의 울분이 터졌다.
채널A 금토드라마 ‘평일 오후 세시의 연인’(극본 유소정 연출 김정민, 이하 ‘오세연’)은 갑자기 찾아온 출구 없는 사랑에 갇힌 네 남녀의 감정을 다루는 드라마다. 사랑이라는 감정 앞에 흔들리는 인물들의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며 방송 첫 주부터 뜨거운 호평과 공감의 반응을 이끌어냈다.
12일 방송된 ‘오세연’ 3회는 이 같은 섬세한 심리묘사가 돋보인 회차였다. 손지은(박하선 분)은 겉보기에 지극히 평범한 결혼 5년차 주부다. 그러나 그녀의 진짜 마음은 하루가 다르게 메말라가고 있었다. 남편 진창국(정상훈 분)은 아내 손지은에게 사랑은커녕 관심도 주지 않는다. 오로지 새만 애지중지할 뿐. 그렇게 참고 또 참던 손지은의 감정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이날 방송에서 역시 진창국은 손지은에게 무심했다. 아플 때는 관심도 없다가, 다 나은 후에야 술에 취해 챙겨주는 진창국을 보며 손지은은 홀로 “고장 난 시계 같다”고 자신과 남편의 관계를 자조했다. 시어머니 나애자(김미경 분)도 손지은을 지치게 만들었다. 며느리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는 의심을 품은 채 손지은에게 이것저것 간섭한 것.
결국 손지은은 앵무새를 잘 챙겨주지 않는다고 자신을 탓하는 진창국의 말에 폭발하듯 울분을 토해냈다. 자신이 아플 때는 몰라주던 진창국이 앵무새들의 건강은 지극정성으로 챙기고, 아이를 갖고 싶다는 말은 무시하며 손지은을 정말 새의 엄마로 여기듯 ‘엄마’라 부르는 모습에 무너져 버린 것. 손지은의 상황과 감정 변화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손지은의 울분에 함께 울고 분노했다.
이어 방송 말미 손지은은 앵무새 사랑이를 잃어버렸다. 이때도 진창국은 손지은의 말을 일방적으로 무시하며, 그녀가 사랑이를 버리려 했다고 의심까지 했다. 이미 무너진 손지은의 마음은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현실에 체념한 듯 공허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손지은. 괜찮은 척했지만 사실은 괜찮지 않았다. 이와 함께 손지은의 일상에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서서히 깊숙이 스며드는 남자 윤정우(이상엽 분)로 인한 설렘, 그 설렘에서 오는 자책 등 여러 복잡한 감정이 샘솟고 있다. ‘오세연’은 이 같은 손지은의 감정 변화를 점진적으로, 섬세하게 그리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유발했다. 손지은의 속마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내레이션은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찌르는 것처럼 와닿았다. 많은 시청자들이 ‘오세연’을 두고 도발적이지만 공감되는 드라마라는 호평을 쏟아낸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날 방송 말미 손지은은 날아간 사랑이를 찾기 위해 정처 없이 헤매던 중 윤정우와 우연처럼, 혹은 운명처럼 마주했다. 두 사람의 인연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오세연’은 두 사람의 인연과 감정을 어떻게 그려낼지, 박하선 이상엽 두 배우는 이를 또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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