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후지이 미나 “한국 드라마 보며 언어 공부, ‘SKY캐슬’ 애청”

입력 2019-10-01 0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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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후지이 미나 “한국 드라마 보며 언어 공부, ‘SKY캐슬’ 애청”

일본 배우 후지이 미나(31)가 5년 만에 한국 드라마에 돌아왔다. 이달 초 종영한 SBS 수목 드라마 ‘닥터 탐정’을 통해 한국 안방극장 1열과 다시 마주한 후지이 미나. 한국인도 소화하기 쉽지 않았을 메디컬 드라마와 전문직 캐릭터를 한층 성장한 한국어 실력으로 완성도 높게 소화한 그를 만났다.

후지이 미나의 한국 드라마 복귀작 ‘닥터 탐정’은 산업현장의 사회 부조리를 통쾌하게 해결하는 닥터탐정들의 활약을 담은 신종 메디컬 수사물이다. 그는 극 중 재일교포 3세이자 미확진질환센터(UDC)의 분석팀장 석진이 역할을 맡았다. 전문 용어가 차고 넘쳐서 한국 배우들도 어려워한다는 의사 역할을 어떻게 준비하고 연기했을까.

“평소에 안 쓰는 단어가 많아서 발음하기 어렵더라고요. 한국말은 역시 공부밖에 없었어요. 펜을 물고 연습하는 등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본 것 같아요. 긴박한 순간이 많아서 대사를 빨리 해야 할 때가 많았는데 밸런스에 신경을 많이 썼어요. 감정 표현도 대사 전달도 중요한데 밸런스를 잡기 쉽지 않아서요. 그래도 이번엔 애드리브도 많이 했어요. 예전에는 여유가 없어서 제 몫밖에 못했는데 이번에는 많이 시도해봤어요. 계속 나오는 역할이라 선배들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공부도 많이 됐죠.”


한일 양국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다 최근 몇 년간은 일본 활동에 집중했던 후지이 미나. 한국 활동 공백기 사이 그의 한국어 실력은 퇴보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했다. 그는 일본에서 활동하면서도 한국 작품을 보면서 한국어 공부를 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국어를 공부한 지 10년 넘었는데도 연기할 때 언어 문제로 많이 고생했어요. 초반에는 교과서로 공부했는데 교과서는 아무래도 살아있는 말과 조금 다르잖아요. 작품을 보면서 공부하는 게 많이 되더라고요. 한국어 자막을 보면서 한국어를 듣는 거죠. 일본에서도 틈틈이 한국 작품을 많이 봐왔는데 올해 초에 방송된 ‘SKY 캐슬’을 정말 재밌게 봤어요.”

후지이 미나는 일본인으로서의 배역의 한계를 솔직하게 고백하기도 했다. 그의 고민은 한국에서의 작품 공백기와 맞닿아 있기도 했다.

“아무래도 제가 한국인 역할을 할 수는 없으니까 조심스럽더라고요. 감정을 많이 넣어서 연기하다 보면 발음이 흔들리거나 정확하게 전달이 안 될 때도 있더라고요. 감정 표현도 중요하고 대사 전달도 중요한데 밸런스를 잡는 게 쉽지 않아요. 연기자로서 감정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어느 부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할지 고민이 항상 많아요.”


오랜 고민을 덜어내는 데 도움을 준 ‘뜻밖의 존재’가 있었다. 바로 배우 배두나. 후지이 미나는 한국뿐 아니라 일본, 프랑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두나를 보며 “희망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다른 나라에서 활동하는 것에 욕심이 많은데 항상 언어적으로 부딪히다 보니 고민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배두나 씨를 보면서 많은 느낌을 받았어요. 외국어 연기의 벽을 넘어서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다는 것에 감동받았죠. 정말 존경스러워요.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어요. 앞으로도 한국에서 작품을 꾸준히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경험과 배움이 연기 스타일을 넓히고 유연해지는데 도움이 되더라고요.”


차기작은 다시 일본 작품이지만 유튜브를 통해 한국 팬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갈 예정인 후지이 미나. 그는 공백 없이 한국 작품도 이어나가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자신만의 색깔과 개성으로 ‘믿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닥터 탐정’에서 많이 배웠으니까 새로운 제 모습을 보여줄 작품을 빨리 만나고 싶어요.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해야죠. 전문적인 캐릭터는 해봤으니까 인간관계를 그린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가족 이야기요. 이전에는 남자친구가 있거나, 남편이 있는 캐릭터를 주로 맡았는데 부모님이나 형제 등 다른 인간관계가 얽힌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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