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오스카 석권’ 봉준호, 전 세계 시선 집중

입력 2020-02-1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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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차기작과 한국영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봉 감독이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파티에 참석해 트로피를 껴안고 활짝 웃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칸 황금종려상에 이어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하면서 차기작과 한국영화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사진은 봉 감독이 10일(한국시간)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직후 파티에 참석해 트로피를 껴안고 활짝 웃는 모습.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 칸·오스카 석권한 봉준호 감독의 내일은? 전 세계 영화계 시선 집중

기생충 개봉 전부터 이미 구상 마쳐
2016년 런던서 있었던 사건 모티브
차기작 제작비 150억원 규모 예상
美 드라마 ‘기생충’ 제작자로도 나서
할리우드 스튜디오 협업 제안 늘 듯

봉준호 감독의 세계는 앞으로 어디로 향할까.

칸 국제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에 이어 세계 영화의 중심이자 할리우드의 심장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봉준호 감독을 향해 전 세계 영화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한 작품으로 칸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에 거머쥔 역사상 두 번째 감독이라는 기록도 그의 가치를 높인다.


● “차기작은 서울 배경? 영어 영화?”

우선 관심은 ‘기생충’ 이후 신작에 쏠린다. 2000년 장편영화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20년 동안 쉼 없이 작품 활동을 해온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 개봉 전부터 이미 차기작 구상을 마친 상태였다. 여기에 ‘기생충’을 전 세계에 공개하는 과정에서 영어로 만들 또 한 편의 영화에 대한 아이디어도 구축했다.

봉준호 감독은 10일(한국시간) 아카데미 4관왕에 오른 직후 미국 LA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도심에서 벌어지는 독특한, 공포스러운 상황에 대한 영화 하나, 규모가 크지 않은 영어 영화 한 편을 준비하고 있다”며 “영어 영화는 2016년 영국 런던에서 있었던 실제 사건에 바탕을 둔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봉 감독은 지난해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기생충’을 가장 먼저 공개할 때에도 이미 차기작 시나리오 집필에 몰두하고 있었다. 이후 1년여 동안 유럽과 미국 전역을 도는 강행군에 나서면서도 작업을 쉬지 않았다. 그는 “나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오스카나 칸에서 상을 받기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며 “작품상으로 인해 바뀌는 건 없을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가장 주목받는 감독의 위치에 올랐지만 봉준호 감독은 차기작도 ‘기생충’과 비슷한 순 제작비 150억 원 안팎의 규모로 꾸릴 생각이다. 동시에 미국 방송사 HBO가 드라마로 만드는 ‘기생충’의 총괄 제작자로도 나서 영화와 다른 서사와 인물을 새롭게 구축한다.


● 다른 한국 감독들에게도 긍정적 영향

담담한 봉준호 감독과 달리 그를 바라보는 세계 영화계의 시선은 확연히 달려졌다.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을 기점으로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의 협업 제안 등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아카데미상 수상 감독이나 배우들은 실제로 캐스팅 상승효과를 누리기도 한다.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11일 “영화사에서 봉준호 감독처럼 영화제 성과와 흥행, 비평에서 모두 높은 평가를 얻은 연출자는 없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감독이 됐다”며 “과거 쿠엔틴 타란티노가 구축한 세계가 완전히 봉준호로 넘어왔다”고 평가했다.

봉준호 감독이 일군 성과는 자연스럽게 또 다른 한국 감독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감독이 한국 배우들과 한국어로 만든 영화로 아카데미상 작품상을 거머쥐면서 할리우드에 한국영화와 제작진인의 저력을 각인시켰기 때문이다.

수상 효과는 이미 시작됐다. 수상에 힘입어 다가오는 주말 ‘기생충’ 북미 상영관은 2000개 이상으로 확대된다.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오른 직후 1000개로 확대된 상영관이 수상으로 두 배 늘었다. 북미에서 개봉한 역대 비영어권 영화 흥행 6위를 기록 중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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