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배우 조한선 “‘야구에 미친 놈’ 임동규, 수천 번 연습으로 탄생”

입력 2020-02-17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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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조한선은 대학생 때 프로축구팀에 지명된 골키퍼 출신이다. 스포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드라마여서 부담도 느꼈지만 “이왕이면 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연기자 조한선은 대학생 때 프로축구팀에 지명된 골키퍼 출신이다. 스포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드라마여서 부담도 느꼈지만 “이왕이면 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미스틱엔터테인먼트

■ ‘드림즈 4번 타자’ 조한선이 말하는 ‘스토브리그’

대본 읽자마자 특별출연 결정
준비 기간 국내외 선수들 조사
까칠한 매력 위해서 7kg 감량

“스포츠계 치부 후폭풍 부담감
이왕 하는거 우리가 하자 결심
정말 죽기 살기로 파고 들었죠”

“정말 죽기 살기로 파고들었죠.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연기자 조한선(39)은 작년 가을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의 대본을 읽자마자 “이런 작품이 있을 수 있나?”하고 놀랐다. 그 길로 연출자 정동윤 PD와 이신화 작가를 만나러 갔다. 국내 방송계에서 흥행하기 쉽지 않다고 소문난 스포츠 소재에다 ‘특별출연’이었지만 “역할 외에 다른 건 물어보지도” 않았다. 제작진을 만나고 나오면서 “모든 걸 내려놓고 충분히 도전해볼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 더 이상 고민하지 않고 곧바로 출연을 결정했다. 그렇게 ‘드림즈 4번 타자’ 임동규가 탄생했다.


● “칼을 갈았다”

‘스토브리그’ 종영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시 용산구 소속사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만난 조한선은 “사실 역할에 대한 부담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초반 2회 안에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만 했기 때문이다. 야구단 드림즈의 운영팀이 주인공인 드라마에서 ‘악역’과 같은 위치이면서 “야구에 미친 놈”인 임동규를 완성하려면 야구 연습도 게을리 해선 안 됐다. “언제 다시 등장할지 모르는 긴장감 속에서 야구 연습에만 몰두”하는 것밖엔 방법이 없었다.

“원래 야구를 좋아했다. 초등학생 때 아버지 손잡고 지금의 한화 이글스인 빙그레 이글스 경기를 보러 가곤 했다. 그럼에도 공을 겨우 맞추는 수준이었다(웃음). 드라마를 준비하는 한 달 반 동안 국내외 유명한 선수들에 관한 사항을 다 찾아봤다. 날렵한 몸을 가진 4번 타자들이 꽤 있더라. ‘차라리 까칠한 매력을 살리자’ 싶어 7kg 정도 감량했다. 야구화 신을 때부터 타석 들어설 때까지 행동도 직접 설정해 수천 번 연습했다.”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의 4번타자 ‘임동규’역을 맡았던 배우 조한선. 사진제공|SBS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의 4번타자 ‘임동규’역을 맡았던 배우 조한선. 사진제공|SBS


대학생 때 프로축구팀에 지명될 정도로 실력 좋은 골키퍼였던 그는 드라마가 “스카우트 비리 등 스포츠계의 치부를 드러내는 면이 있어 후폭풍에 대한 부담감”도 느꼈다. 하지만 “이왕 한다면 우리가 하자”고 마음먹었다. 드라마에 대한 믿음이 그 정도로 컸다는 의미다. “나만 잘하면 돼”라는 마음으로 달려들자 시청자도 열광하기 시작했다. SNS에 “답글을 다 달지 못할 정도”로 수많은 메시지와 댓글이 쏟아졌다.

“이런 반응은 정말 오랜만이다. 2003 년 시트콤 ‘논스톱3’과 2004년 영화 ‘늑대의 유혹’을 기억하는 이들이 다시 응원을 보내주니 얼떨떨하다. 솔직히 ‘그 사이에 임팩트를 제대로 남기지 않았구나’ 돌아보게 됐다. 그동안 고민도, 마음고생도 분명 많았다. 드라마에서 주로 보여준 젠틀한 연기가 아닌 새로운 면을 언젠가 보여주고 싶어 착실히 준비했다. 그야말로 칼을 갈았다.”


● “아내와 두 아이가 삶의 원동력”

“진짜 한 작품만”이란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인지 그는 ‘스토브리그’라는 “새 전환점”을 맞았다. 2010년 결혼한 아내와 11살, 9살이 된 아이들이 그 기회를 안게 된 “원동력”이라 자부하고 있다. 3월 촬영하는 15분 내외의 짧은 단편영화에서도 ‘아버지’ 역할로 흔쾌히 출연하기로 했다. “결혼하고 나서 연기를 대하는 마음이 많이 달라졌다. 가장이자 아빠가 되니 스태프의 마음이나 배역에 대한 소중함이 깊게 다가왔다. 특히 내가 못 하면 우리 가족은 누가 책임질까 생각이 들면서 더욱 악착같이 하게 됐다. 오기도 생기고.”

‘임동규 이후의 조한선’을 묻자 그의 눈이 반짝 빛났다. “독기 품었다”는 말이 실감나는 눈빛이었다. “사람들을 다시, 어떻게 몰입시킬지는 이제 나와 벌일 싸움이다. 더 파고들어야지. 하하하.”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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