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희 “좋은 엄마와 연기, 모두 잡고 싶어요”

입력 2020-04-29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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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화제의 드라마 tvN ‘하이바이, 마마’를 마치고 다시 ‘엄마’의 자리로 돌아간 김태희. 데뷔 20년차 그리고 40대가 된 김태희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친구 같은 엄마”가 되기를 소망한다. 그만큼 시청자와 관객에게도 친숙한 배우가 되기를 기도하고 있기도 하다.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 데뷔 20년…어느 덧 마흔이 된 ‘모태미녀’ 김태희

“출산·육아…초보엄마로 지낸 5년
잊고 살았던 연기가 그리워졌어요
운명처럼 찾아온 나와 같은 캐릭터
모성애 완전 공감 신바람나게 연기
모니터링해 준 남편 비 큰 힘 됐죠”

‘모태미녀’, ‘태쁘’(‘김태희 예쁘다’의 줄임말), ‘엄친딸’….

연기자 김태희(40)는 자타공인 ‘별명 부자’다. ‘예쁘다’는 의미로 통하는 웬만한 신조어가 한 번쯤 그의 이름 앞을 거쳐 갔다. 서울대 출신이란 이력도 각종 수식어를 붙게 한 요소다. 그런 점에서 김태희가 20년 동안 ‘지성미인’의 대명사로 불린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른다.

그가 이제 다른 별명을 잠시 제쳐두고 새로운 수식어로 불릴 기세다.

‘엄마’

19일 종영한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로 절절한 모성애를 연기하며 데뷔 20년차 배우이자 ‘자연인’ 김태희로서 인생 2막을 펼친 뒤 새롭게 얻은 또 하나의 수식어이다.

● “5년의 공백, 연기가 그리웠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28일 서면으로 만난 김태희는 “5년이 참 쏜살같이 지나갔다”고 돌이켰다. 지난 5년은 그가 연기무대를 떠나 잠시 활동을 멈췄던 시간이다. 그동안 “결혼하고, 출산하고, 육아하고, 또 둘째를 낳았다”. 2000년 데뷔한 이후 쉬지 않고 달리다 2017년 1월 가수 비(정지훈)와 결혼하면서 ‘장기 휴업’이 불가피하기도 했다.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화목한 가정을 이루는 게 개인적으로 오랜 꿈이었어요. 지난 5년은 그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 친구와 약속도 거의 잡지 않았어요. 나 자신을 위한 여유도 포기한 채 거의 집에서만 생활했죠. 그러다 보니 한동안 잊고 살았던 연기가 조금씩 그리워지더라고요.”

때마침 “본래의 나와 비슷한 밝고 단순한 성격”에, 딸을 둔 엄마 캐릭터가 운명처럼 찾아왔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하이바이, 마마!’ 속 ‘엄마 유령’은 그렇게 탄생했다. 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지만 49일 동안 다시 몸을 얻어 짧게나마 딸 곁을 지키는 역할로 수많은 시청자를 울렸다. 이를 계기로 안방극장에서도 ‘엄마’로서 새롭게 출발하게 됐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만난 첫 드라마라 정말 신나게 연기했어요. 저도 엄마이니까 모성애에 공감이 가고 금방 이해가 됐죠. 아이가 조금이라도 아프거나 잘못되면 다 내 책임인 것만 같은 마음은 엄마라면 똑같잖아요. 아이의 건강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모든 걸 희생하고 헌신할 수 있다는 엄마의 마음을 다시 한번 되새겼어요.”

든든한 응원군인 남편 비는 5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하는 아내의 모습을 신뢰와 사랑으로 지켜봤다. “너무 슬퍼서 못 보겠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배우 김태희. 사진제공|스토리제이컴퍼니


● “서툴지만 의욕 넘치는 초보 엄마”

그렇다면 현실 속 ‘엄마 김태희’는 어떤 모습일까.

“저요? 서툴지만 의욕과 사랑이 넘치는, 말 그대로 ‘초보 엄마’죠. 앞으로도 아이들에게 평생 친구 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당분간 아마 두 아이의 엄마로 돌아가서 지내지 않을까 해요. 가족들에게 잠시 맡겼던 집안일과 육아에 집중하면서 개인의 삶을 충실하게 그리고 더 성숙하게 살고 싶어요.”

연기의 끈 역시 놓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마음을 설레게 하는 좋은 작품을 이른 시일 안에 만날 수 있게 기도하고 있다”고 조심스레 고백했다. 순간순간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엄마이자 연기자 김태희가 하는 새 다짐이기도 하다.

“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속에 이런 대사가 있어요. ‘어떤 고난 속에서도 아직 내가 무언가를 먹을 수 있고, 사랑하는 이를 만질 수 있으며, 숨 쉬고 살고 있다는 사실. 이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나는 죽고 나서야 알았다.’ 앞으로도 힘든 순간이 오면 이 대사를 곱씹으면서 힘을 낼 겁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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