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다만악’ 이정재 “섹시한 악역? 욕심 부려봤다, 로맨스물 섭외無”
배우 이정재가 역대급으로 무자비하고, 역대급으로 화려하게 스크린을 채운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처절한 암살자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물이다.
그는 섹시함이 묻어나는 악역이라는 감상평에 “욕심을 부려봤다”며 “어떻게 하면 이정재의 다른 면을 보여드릴까를 고민했다. 꼭 섹시함이 아니더라도 레이는 내용상 꽤 중요한 인물이지 않나”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이정재가 주안점을 둔 부분은 ‘느낌’이다. 레이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처음에는 대사를 더 만드는 등 장치를 통해 레이를 설명하려고 했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관객들 상상에 레이를 맡기는 편이 더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
그는 “‘왜 레이는 저렇게 맹목적으로 추격 하는가’를 레이를 보는 순간, ‘쟤는 저럴 인간이야’라고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비주얼적으로 다 설명이 되길 바랐다”며 “첫 등장에 힘을 줬다. 의상, 표정을 통해 느낌적으로 설명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방식이었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여기에 액션까지 소화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슬로우 모션 기법을 곳곳에 활용해 타격감을 더했다. 이정재는 몸짓 못지않게 ‘찰나의 표정’에 집중하며 연기를 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액션이 끝난 후 레이의 표정이었어요. 사람을 죽일 거면서 아이스커피를 들고 다니면서 마신다거나, 얼음으로 피 묻은 얼굴을 닦는 다거나. ‘나 무서운 사람이야!’라고 대놓고 연기하고 싶지 않았죠. 잔인함을 넘어 이상한 캐릭터, 묘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이렇게 잔인함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로맨스물 섭외가 잘 들어오지 않아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정재는 “로맨스 장르 출연 제의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로맨스 영화 자체도 많이 없긴 하다. ‘로맨스물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오래 이 일을 하다 보니 배우로서의 한계를 자꾸 느껴요. 내 안에 있는 것은 거의 다 꺼내 썼거든요. 그런데 또 좋은 작품에 출연 제안을 받으면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니까.. 다 긁어서 쓰고 있습니다. (웃음) ‘혹시 예전에 써먹었던 것을 다시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꾸준히 하죠. 첫 번째 원동력은 관객들이에요. 내 연기를 나 혼자 볼 것이 아니잖아요. 관객들에게 또 다른 면을 보여줘야 흥미가 생기지 않나요?”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배우 이정재가 역대급으로 무자비하고, 역대급으로 화려하게 스크린을 채운다.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처절한 암살자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물이다.
이정재가 연기한 레이 캐릭터는 집요하면서도 무자비한 추격자다. 이정재는 섬뜩한 눈빛, 타투를 장착했고 이에 반하는 스타일리시한 패션으로 독특한 악역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는 섹시함이 묻어나는 악역이라는 감상평에 “욕심을 부려봤다”며 “어떻게 하면 이정재의 다른 면을 보여드릴까를 고민했다. 꼭 섹시함이 아니더라도 레이는 내용상 꽤 중요한 인물이지 않나”라고 캐릭터 구축 과정을 설명했다.
“복수를 위해 맹목적으로만 인남을 추격하면, 중반 이후부터는 영화가 지루할 거 같았어요. 캐릭터를 다른 방향으로 발전시켜 봐야겠다고 판단했죠. 시나리오에선 레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많지 않았거든요. 저의 연기, 레이의 비주얼로 표현을 해야 했습니다.”
이정재가 주안점을 둔 부분은 ‘느낌’이다. 레이의 느낌을 살리려고 했다. 처음에는 대사를 더 만드는 등 장치를 통해 레이를 설명하려고 했었지만, 나중에는 오히려 관객들 상상에 레이를 맡기는 편이 더 좋겠다고 판단을 했다.
그는 “‘왜 레이는 저렇게 맹목적으로 추격 하는가’를 레이를 보는 순간, ‘쟤는 저럴 인간이야’라고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비주얼적으로 다 설명이 되길 바랐다”며 “첫 등장에 힘을 줬다. 의상, 표정을 통해 느낌적으로 설명을 하려고 했기 때문이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방식이었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다”고 말했다.
“첫 미팅 때 개인 스타일리스트와 상의한 1차 룩(LOOK)을 제작진에게 선보였어요. 제작진이 당황을 했죠. 제작진이 준비한 레이는 군중 안에 있으면 잘 식별되지 않는 킬러였거든요. 그런데 저는 핑크색 머리, 빨간색 머리에 흰 부츠, 주황색 반바지.. (웃음)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과한 정도를 설정해놓고 점점 조율을 해나갔어요. 촬영 현장에서 많이 들은 말이 ‘이번에는 의상이 안 어울릴 거 같은데? 엇 이상하게 잘 어울리네’ 였죠. 결과적으로 화려한 의상이 효과가 있었어요.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표정과 어우러져서 레이만의 무자비한 느낌이 잘 살았거든요.”
여기에 액션까지 소화하며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슬로우 모션 기법을 곳곳에 활용해 타격감을 더했다. 이정재는 몸짓 못지않게 ‘찰나의 표정’에 집중하며 연기를 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액션이 끝난 후 레이의 표정이었어요. 사람을 죽일 거면서 아이스커피를 들고 다니면서 마신다거나, 얼음으로 피 묻은 얼굴을 닦는 다거나. ‘나 무서운 사람이야!’라고 대놓고 연기하고 싶지 않았죠. 잔인함을 넘어 이상한 캐릭터, 묘한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이어 “이제는 몸이 잘 안 움직인다”며 “다행히 ‘빅매치’(2014) 때 훈련한 것을 몸이 기억하고 있더라. 촬영 초반에는 다리가 잘 안 움직여서 상체도 어색했는데 점점 자유로워지긴 했다. ‘다만악’ 액션 촬영을 하다가 어깨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당했는데 아직도 수술을 못하고 있다. ‘오징어게임’이라는 작품을 촬영 중이라 끝난 다음에 수술을 해야 한다”라고 대역 없이 액션을 소화하는 데 대한 나름의 고충을 토로했다.
이렇게 잔인함을 기반으로 한 캐릭터를 소화하면서도 로맨스물 섭외가 잘 들어오지 않아 아쉬워하기도 했다. 이정재는 “로맨스 장르 출연 제의가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현실적으로 로맨스 영화 자체도 많이 없긴 하다. ‘로맨스물에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덧붙였다.
그에 따르면 데뷔 28년차지만 여전히 다양한 장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은 욕구가 크고 직업에 대한 재미를 느끼고 있다. ‘다만악’의 레이 역할을 대하는 태도도 마찬가지.
“오래 이 일을 하다 보니 배우로서의 한계를 자꾸 느껴요. 내 안에 있는 것은 거의 다 꺼내 썼거든요. 그런데 또 좋은 작품에 출연 제안을 받으면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니까.. 다 긁어서 쓰고 있습니다. (웃음) ‘혹시 예전에 써먹었던 것을 다시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꾸준히 하죠. 첫 번째 원동력은 관객들이에요. 내 연기를 나 혼자 볼 것이 아니잖아요. 관객들에게 또 다른 면을 보여줘야 흥미가 생기지 않나요?”
이정재의 파격 변신이 돋보이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8월5일 개봉된다.
동아닷컴 전효진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