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케이팝이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키워가면서 해외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10일 미국 컨시퀀스오브사운드가 ‘올해의 밴드’로 그룹 방탄소년단을 선정한 이미지. 사진출처|컨시퀀스오브사운드 공식 홈페이지
英 데이즈드, 케이팝 명암 조명 눈길
“팬들에겐 종교…연150만 원 지출도”
그룹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등 케이팝 가수들이 세계를 무대로 활약하는 가운데 그 명과 암을 들여다본 유럽 언론들의 엇갈린 보도가 눈길을 끈다. 케이팝 스타들이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영역을 확장해가는 이면에는 극단적인 경쟁 시스템 아래 ‘상품으로만 취급받는’ 현실이 있다는 시각이다.“팬들에겐 종교…연150만 원 지출도”
10일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영국 문화전문 월간지 데이즈드와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 피가로가 이 같은 보도를 내놨다.
데이즈드는 동남아의 대표적인 온라인 쇼핑 기업 아이프라이스 그룹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트와이스 등 케이팝 팬덤의 소비 행태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팬들은 콘서트 티켓과 음반, 굿즈 등을 구매하는 데 1년간 최대 약 1400달러(약 152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탄소년단 팬들이 평균 1422달러를 쓰며 15장 이상 앨범과 콘서트 티켓 등을 사는 데 썼다. 이어 트와이스 824달러(89만원), 블랙핑크 665달러(72만4000원) 등을 지출했다.
특히 데이즈드는 “케이팝 팬들이 좋아하는 아티스트에게 마치 종교처럼 헌신한다”면서 “SNS를 통해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적지 않은 케이팝 스타들이 같은 목소리를 낸 데 발맞춘 행보로 분석된다.
이 같은 팬덤에 힘입어 케이팝 스타들이 영역을 넓히고 있지만 “극도의 경쟁적인 시스템” 아래서 아이돌 스타들이 “상품 취급”을 받고 있다는 시선도 나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르 피가로가 “케이팝 산업의 초경쟁 상황”에 대해 비판하면서 “마치 상품을 대량 생산하는 공장 같은 시스템 속에서 군사훈련과 유사한 방식으로 아이돌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보도를 전했다. “극도의 경쟁적 시스템”과 “수익에만 몰두하는 기획사” 아래서 아이돌 스타들이 “데뷔 이후에도 인격체이기보다는 언제든 교체 가능한 상품으로 취급”받는 현실이며 이에 “깊은 우울증” 등에 빠진다는 비판적 시선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