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수목드라마 ‘런 온’에 독특한 캐릭터가 주목을 받았다. 괴팍한 성격을 ‘쿨함’으로 위장 하고 안하무인으로 사람을 대하는 성격을 커리어 우먼의 당당함으로 포장 중이다. 여기에 후처의 아들에게 자기 것을 빼앗겼다며 그 이상한 성격을 사연팔이로 덧칠한다.
앞서 묘사한 이 캐릭터의 이름은 배우 최수영이 연기하는 서단아다. 그는 스포츠 에이전시의 대표로 연년생으로 태어난 오빠에게서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 자신만의 능력으로 지금의 회사를 일궜다. 최근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는 현대적 여성상의 새로운 변주다.
그러나 최수영이 연기 중인 서단아의 캐릭터는 늘 미묘하게 선을 넘어왔다. 오미주(신세경)와의 첫 만남에서도 사람을 면전에 두고 낙하산이라고 표현하는 한편 “무릎 안 꿇을 거냐”며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기대감을 표출한다. 현대적 여성상이라기 보단 자발적 소시오패스의 모습에 더 가깝다.
이런 서단아의 모습은 ‘말맛’을 강조하며 다른 드라마와 확연히 다른 톤, 속도를 보여주는 ‘런 온’의 대사와 만나 말 그대로 ‘미친’ 시너지를 보여준다. 서단아의 당당함으로 포장된 괴팍함이 시청자들의 시선에 확실하게 각인되는 것이다.
이에 서단아를 연기하는 최수영은 전에 없던 칭찬을 받고 있다. 연기자 데뷔 때부터 큰 연기력 논란 없이 온 최수영이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서단아 캐릭터에 찰떡’이라는 한 시청자의 반응이 이를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단아의 존재 자체가 이질적이며 ‘런 온’이 보여주는 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도 최수영 때문이다. 너무 연기를 잘해서 일까. 지난 11회 강태오와 함께 엔딩을 장식했던 키스신이 설렘이나 환호 대신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처럼 느껴지는 건 온전히 서단아의 책임이다.
이를 위해 ‘런 온’은 서단아와 오미주의 대화를 통해 ‘사실은 서단아도 좋은 녀석이었어’, ‘상처 받은 마음 때문에 삐뚤어진 아이였어’라는 서사를 부여한다. 이 때 오미주는 “그런 심경 토로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친한 것 같잖아”라고 일갈한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가는 일침이다. 아직 서단아는 시청자와 그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거기에 그런 사연들이 서단아의 지난 행동들을 전부 이해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서단아는 기선겸, 오미주의 엇갈림이 막 시작된 가운데 매력적인 연하 이영화(강태오)에게 소위 ‘갑질’을 부린다. 이영하에게 독한 말로 상처를 주던 때를 까맣게 잊고 오로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라’고 지시하고 ‘한 번 웃어보라’고 명령한다. 이후 결국 서단아는 이영화에게 다가가 키스를 퍼붓는다. 이 얼마나 주체적인 여성인지.
이처럼 서단아가 보여주는 이질감은 늘 담담한 톤으로 이야기하는 기선겸, 기선겸을 따스하게 보듬으며 재벌에게도 할 말은 하는 오미주, 성실하게 꿈을 좇는 이영화 등 누가 봐도 선함을 드러내는 인물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탓이다. 말로든 행동으로든 결국 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서단아에게 한 번 씩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것처럼 말하는 서단아는 과연 시청자들의 호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캐릭터일까.
우리가 그동안 ‘런 온’에서 본 서단아의 모습은 어딘가 ‘뷰티 인사이드’ 속 이다희가 연기한 강사라와 닮았다. 이 캐릭터 역시 화려한 패션, 일에 대한 프로 의식, 심지어 이복 오빠 서도재에 대한 경쟁심을 지닌 것도 유사하다.
또한, 강사라 역시 연하남 류은호(안재현)과 커플 구도를 형성했다. 그럼에도 강사라가 밉지 않았던 이유는 당당할 땐 당당하면서도 지킬 것은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뷰티 인사이드’ 속 강사라는 “제 직업은 재벌”, “아드님을 제게 주십시오”라는 말마저 시청자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런 온’에서는 서단아와 이영화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펼쳐진다. 이영화에 대한 마음을 직접 확인한 만큼 그들만의 쌍방 로맨스가 전개될 예정이다. 결국 연애란 서로에게 맞춰가며 변화하는 과정이다. 이에 지난 회차에서 ‘갑질’과 ‘비꼼’으로 점철됐던 서단아의 캐릭터성은 이영화의 쌍방 로맨스를 통해 개과천선 할 수 있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앞서 묘사한 이 캐릭터의 이름은 배우 최수영이 연기하는 서단아다. 그는 스포츠 에이전시의 대표로 연년생으로 태어난 오빠에게서 자신의 것을 빼앗기고 자신만의 능력으로 지금의 회사를 일궜다. 최근 드라마에서 많이 보이는 현대적 여성상의 새로운 변주다.
그러나 최수영이 연기 중인 서단아의 캐릭터는 늘 미묘하게 선을 넘어왔다. 오미주(신세경)와의 첫 만남에서도 사람을 면전에 두고 낙하산이라고 표현하는 한편 “무릎 안 꿇을 거냐”며 반짝거리는 눈빛으로 기대감을 표출한다. 현대적 여성상이라기 보단 자발적 소시오패스의 모습에 더 가깝다.
이런 서단아의 모습은 ‘말맛’을 강조하며 다른 드라마와 확연히 다른 톤, 속도를 보여주는 ‘런 온’의 대사와 만나 말 그대로 ‘미친’ 시너지를 보여준다. 서단아의 당당함으로 포장된 괴팍함이 시청자들의 시선에 확실하게 각인되는 것이다.
이에 서단아를 연기하는 최수영은 전에 없던 칭찬을 받고 있다. 연기자 데뷔 때부터 큰 연기력 논란 없이 온 최수영이지만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지 몰랐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서단아 캐릭터에 찰떡’이라는 한 시청자의 반응이 이를 방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단아의 존재 자체가 이질적이며 ‘런 온’이 보여주는 결에서 벗어나고 있는 것도 최수영 때문이다. 너무 연기를 잘해서 일까. 지난 11회 강태오와 함께 엔딩을 장식했던 키스신이 설렘이나 환호 대신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처럼 느껴지는 건 온전히 서단아의 책임이다.
이를 위해 ‘런 온’은 서단아와 오미주의 대화를 통해 ‘사실은 서단아도 좋은 녀석이었어’, ‘상처 받은 마음 때문에 삐뚤어진 아이였어’라는 서사를 부여한다. 이 때 오미주는 “그런 심경 토로하지 말아요. 그러니까 친한 것 같잖아”라고 일갈한다. 시청자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공감가는 일침이다. 아직 서단아는 시청자와 그 정도로 친한 사이는 아니지 않은가. 거기에 그런 사연들이 서단아의 지난 행동들을 전부 이해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서단아는 기선겸, 오미주의 엇갈림이 막 시작된 가운데 매력적인 연하 이영화(강태오)에게 소위 ‘갑질’을 부린다. 이영하에게 독한 말로 상처를 주던 때를 까맣게 잊고 오로지 자신의 마음을 확인하기 위해 ‘그림을 그려보라’고 지시하고 ‘한 번 웃어보라’고 명령한다. 이후 결국 서단아는 이영화에게 다가가 키스를 퍼붓는다. 이 얼마나 주체적인 여성인지.
이처럼 서단아가 보여주는 이질감은 늘 담담한 톤으로 이야기하는 기선겸, 기선겸을 따스하게 보듬으며 재벌에게도 할 말은 하는 오미주, 성실하게 꿈을 좇는 이영화 등 누가 봐도 선함을 드러내는 인물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탓이다. 말로든 행동으로든 결국 이 세 명의 등장인물들은 서단아에게 한 번 씩 상처를 받았다. 그리고 이런 행동을 당연한 권리로 여기는 것처럼 말하는 서단아는 과연 시청자들의 호감을 받을 자격이 있는 캐릭터일까.
우리가 그동안 ‘런 온’에서 본 서단아의 모습은 어딘가 ‘뷰티 인사이드’ 속 이다희가 연기한 강사라와 닮았다. 이 캐릭터 역시 화려한 패션, 일에 대한 프로 의식, 심지어 이복 오빠 서도재에 대한 경쟁심을 지닌 것도 유사하다.
또한, 강사라 역시 연하남 류은호(안재현)과 커플 구도를 형성했다. 그럼에도 강사라가 밉지 않았던 이유는 당당할 땐 당당하면서도 지킬 것은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뷰티 인사이드’ 속 강사라는 “제 직업은 재벌”, “아드님을 제게 주십시오”라는 말마저 시청자들이 어색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런 온’에서는 서단아와 이영화의 본격적인 로맨스가 펼쳐진다. 이영화에 대한 마음을 직접 확인한 만큼 그들만의 쌍방 로맨스가 전개될 예정이다. 결국 연애란 서로에게 맞춰가며 변화하는 과정이다. 이에 지난 회차에서 ‘갑질’과 ‘비꼼’으로 점철됐던 서단아의 캐릭터성은 이영화의 쌍방 로맨스를 통해 개과천선 할 수 있을까.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