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윤선우 “남궁민, 내 배우 인생에 큰 도움 되는 분”

입력 2021-01-26 11: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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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935엔터테인먼트

미스터리 스릴러 드라마의 성공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주인공과 대척점에 선 빌런(악역)의 존재감이다. 극 중의 주요한 미스터리의 판을 짜고 주인공과 숨 막히는 심리전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작품의 색깔을 분명하게 한다.

이에 tvN 드라마 ‘낮과 밤’ 속 윤선우의 역할은 남궁민 못지않게 중요했다. 문재웅과 그림자 두 인격을 연기하고 가해자인 동시에 백야재단의 피해자인 서사가 그의 캐릭터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었다.

“제가 느낀 문재웅의 가장 큰 매력도 개인의 서사가 있다는 점이었어요. 과거에 어떤 일들이 있었기에 현재의 이 인물이 왜 이런 성격이나 행동을 가지게 되었는지 찾아내고 연결시키는 과정이 흥미로웠죠. 그리고 무엇보다 두 가지의 인격을 가지고 있다는 것. 배우로서 이런 캐릭터를 맡을 기회가 흔치 않기 때문에 고민스러운 점들이 많고 어려운 점들이 많았지만, 연기하면서 참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935엔터테인먼트


그의 말처럼 이중인격 캐릭터가 어느 배우에게 맡겨진다는 건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미 할리우드와 국내 작품을 통해 이중인격 혹은 다중인격 캐릭터가 몇 번 소개된 일이 있다. 이러하기에 윤선우에게 있어 문재웅은 결코 쉽게 연기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캐릭터를 접근할 때 심리적인 것부터 접근하려고 했어요. 과거의 일들로 인해 어떠한 심리상태가 형성될 것이고, 그러한 심리상태 때문에 어떠한 행동이나 무의식적 제스처, 말투 같은 것들이 생길 것 같았어요. 문재웅은 자기 파괴적인 성격이고 그림자는 외부로 공격성이 표출되는 성격이죠. 그래서 그런 성격적인 것들이 행동으로 어떻게 표현되는지 많이 고민했던 것 같아요.”

사진=935엔터테인먼트


이런 디테일한 노력으로 인해 윤선우는 ‘낮과 밤’ 속 미스터리를 이끄는 주요한 인물로서 활약했다. 하얀 밤 마을 실험의 피해자이가 자각몽 살인의 가해자로서 시청자들의 동정 혹은 호기심을 자극했다. 전작 ‘스토브리그’ 때와 극 중 존재감 자체가 다른 인물로 성장한 것이다.

“처음에는 (문재웅 역이) 정말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부담감을 가진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저 그림자라는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하기 위해서 캐릭터에 집중했던 것 같아요.”

사진=tvN ‘낮과 밤’

사진=tvN ‘낮과 밤’


그의 말처럼 윤선우는 문재웅만큼이나 그의 또 다른 인격 그림자를 연기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다. 내성적이고 자기 파괴적인 문재웅과 달리 무섭게 분노를 표출하는 그림자의 모습이 윤선우의 이중인격 연기를 더욱 빛냈다.

“그림자에게는 분노의 대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냥 평범하게 살 수 있었던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그 모두가 복수의 대상이었죠. 그리고 마지막 탈출의 희망마저 뺏어버린 도정우와 제이미에게도 분노를 하게 된 거죠.”

이 같은 그림자를 쫓으며 보듬은 것이 ‘낮과 밤’ 도정우와 제이미였다. 그림자를 연기한 윤선우 역시 함께 호흡을 맞춰 준 남궁민과 이청아에게 남다른 고마움을 표시했다.

“(남궁민 선배님은) 두 번째 만남이라 더 많이 잘 챙겨주셨어요. 사적으로도 많이 챙겨주시지만, 연기적으로도 정말 도움을 많이 주셔서 항상 감사한 마음이 커요. 디테일하게 제 발성이나 발음 등 이번 작품뿐만이 아니라 제 연기 인생에 정말 도움 되는 말씀을 많이 해 주세요. 그리고 이청아 배우님은 현장에서 다른 배우, 스태프들을 잘 챙겨주시고 배려심이 넘쳐나세요. 주변을 편안하게 만드는 에너지가 있으신 분이에요. 연기할 때도 서로 어떻게 할까 상의도 많이 하고, 서로의 의견에 따라 자신의 액션을 조금 수정하기도 했어요.”

사진=tvN ‘낮과 밤’


이제 ‘낮과 밤’이 끝난 지금, 윤선우는 ‘스토브리그’에서의 모습이 아닌 문재웅/그림자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절대 평범하지 않은 역할들을 훌륭하게 소화한 그에게 ‘낮과 밤’은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까.

“그동안 저는 계속 작은 계단을 밟아 조금씩 올라왔어요. ‘낮과 밤’은 제가 조금 더 크게 성장할 수 큰 계단이었으면 해요. 그리고 좋은 사람들과 행복하게 찍었던 작품으로 기억될 거 같아요. 연기적으로도 큰 밑거름이 되었던 작품으로도 남을 것 같아요. ‘낮과 밤’이라는 좋은 작품에 참여하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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