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모가디슈’ 김윤석 “군중신 촬영은 기적”…조인성 “남은 순댓국에 위로”

입력 2021-07-28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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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모가디슈’의 주연 김윤석(왼쪽)과 조인성은 2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속에서 처절한 생존기를 그려냈다. 4개월에 걸친 모로코 로케이션에서 확인한, 단단한 우정이 원동력이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IOK컴퍼니

오늘 개봉하는 영화 ‘모가디슈’ 두 주연 김윤석 & 조인성

김윤석
평범한 이들의 탈출기 마음에 쏙
전투신 후 무술감독 헹가래 감동
관객들이 극장에서 피서 즐기길

조인성
선발대 덕분에 모로코 생활 편리
소고기가 저렴해 마음껏 먹었죠
김윤석·허준호 선배님께 힘 얻어
아프리카의 낯선 땅 소말리아에서 벌어진 참혹한 내전의 포연을 뚫고 오로지 살아 돌아가기 위해 사투에 나선 이들. 생존 말고 다른 무엇도 중요하지 않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이들. 과연 살아남아 돌아갈 수 있을까.

영화 ‘모가디슈’(감독 류승완·제작 외유내강)는 1991년 소말리아 내전을 목전에 두고 목숨을 내건 탈출에 나선 남북한 대사관 직원들의 이야기이다. 김윤석(53)과 조인성(39)은 소말리아 한국 대사와 참사관 역을 각각 맡아 치열한 탈출기를 그렸다. 250억원에 달하는 제작비 규모로 영화는 당시 소말리아 상황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해 모로코에서 촬영했다. 그리고 대작의 스케일로 28일 관객을 만난다.

두 주역을 26일과 27일 각각 온라인 화상으로 만나 인터뷰했다. 두 사람의 대담 형식으로 묶는다.

영화 ‘모가디슈’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윤석(이하 김) : 처음엔 대체 이게 제작 가능한 영화인가 했어.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전체가 내전에 휩쓸리는 상황, 촬영지를 중심으로 반경 5km에 걸쳐 미술 세팅을 해야 하는데 가능할까 싶었지. 그 많은 흑인배우들은 또 어떻게 모을 것이며….


조인성(이하 조) : 어느 날 류 감독이 “순댓국 남은 거 있니?”라고 묻더군요. 정말 짠했어요. 순댓국에 위로받는구나 싶었죠. 감독이 얼마나 큰 부담감과 중압감으로 힘들었을까요. 그래도 열린 귀, 경험에 의한 판단력과 결단력, 스태프를 아우르는 감독의 힘으로 어떻게든 찍을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김 : 히어로가 무리를 이끌며 뭔가 헤쳐 나가는 이야기였다면 좋은 점수를 못 줬을 거야. 평범한 이들이 어떻게든 지옥에서 빠져나가려는 극한의 탈출기가 독특했고, 도전해볼 만했지.


조 : 생존해야 하는 상황에 본능적인 표정이 나오더라고요. 가장 맘에 들어요.


김 : 촬영에도 어려움이 많았지. 아프리카와 유럽 오디션을 거친 배우들과 대규모 군중신을 촬영하려면 통역만 수십 명이 필요했는데, 기적이지. 전투 장면을 위해 배우들이 아침 일찍 모여 윤대원 무술감독 지휘 아래 액션연습을 하던 날 기억나? 촬영이 끝나고 그 많은 배우들이 윤 감독을 헹가래 치더라고. 자부심이고 동료의식이구나, 너무 감동적이었지.


조 : 실제 소말리아와 흡사한 환경의 모로코 항구도시 에사우이라에서 2019년 11월부터 이듬해 2월 중순까지 촬영했죠. 문화적·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는 먹을 수 없었는데, 서운하지 않으셨어요? 전 대신 한국에서보다 저렴한 소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배우 김윤석.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김 : 로컬음식 탐방을 좋아해 오히려 감사했어. 그래도 밥차가 있어서 하루 한 끼는 김치도 먹을 수 있었잖아.


조 : 탄자니아에 이어 두 번째 아프리카행이었어요. 그래도 도착까지 30시간 이상 걸리는 낯선 곳에서 어떻게 생활할 수 있을까 걱정했어요. 선발대가 현지 정보를 많이 전해줘 ‘슬기로운 모코로 생활’을 할 수 있었죠. 오랜 만에 자유로움도 느꼈죠.


김 : 먹는 얘기를 하니 생각이 나네. 촬영 전 인성이를 처음 만나 식사했지. 참 이성적이고 절제된, 성숙한 사람이구나 생각했어.

배우 조인성. 사진제공|IOK엔터테인먼트




조 : 전 선배님과 허준호(북한 대사) 선배님, 두 ‘거목’에게서 힘을 얻었어요. 그동안 방향성의 모호함 때문에 ‘잘 하고 있나?’ 생각해왔어요. 이런 걸 선배님들에게 여쭤볼 수 있었죠. 용기가 나더군요. 앙상블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어요.


김 : 아!…, 솔직히 말하면, 나도 여전히 부족해. 영화하는 20년 동안 이런 좋은 작품에 참여할 수 있는 게 ‘내가 차근차근 잘 다져 와서 다행인가?’ 생각해. 인성이는 이제 곧 마흔이 되네? 별다른 느낌이 있나?


조 : 갑자기 나이 얘기를…. (흠칫 쑥스러워하며)없어요. 하하! 없어요, 없어! 현재에 충실하려고요. 하하!


김 : 암튼 새로운 감독과 작품, 동료들을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면서 서로 좋은 영향을 주고받아야지. 그런 만남 속에 나도 있었으면 해. 이제 관객에게 극장에서 휴가와 피서를 즐기는 시간을 드려야지.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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