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박주미 “이태곤, 전노민 보다 나빠…회생불가” (결사곡2)(종합)

입력 2021-08-17 08: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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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바람난다면? 한 번은 봐줄 듯”
“배드신 없는 불륜 드라마, 묘해”
“남편 반응? 별 말 없어”
“보여줄게 완전히 달라진 나~ 보여줄게 훨씬 더 예뻐진 나~바보처럼 사랑 때문에 떠난 너 때문에 울지 않을래” - 에일리 ‘보여줄게’ 中 -

‘결사곡2’ 박주미가 완전히 달라졌다. 남편만 바라보던 고상한 병원장 사모는 현모양처인 자신을 두고 어린 첩과 바람난 개차반 남편을 떠나 새 출발을 했다.

최근 TV조선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2’(결사곡2)가 TV조선 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려한 막을 내렸다. 시즌1보다 더 매콤해진 서사에 시청률은 매회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남편들의 불륜이 주로 조명됐던 지난 시즌과는 달리, 시즌2는 남편의 배신과 불륜 상대방을 향한 아내들의 반란이 시작됐다. 사피영(박주미 분)는 여느 불륜을 그린 드라마 속 아내들처럼 내연녀의 머리채를 잡거나 악을 쓰지 않고 ‘네들끼리 잘 살아라’ 식의 이별을 택했다. ‘결사곡2’를 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시시한 결말일 수 있지만, 남들에게 보여 지기 좋은 완벽한 아내를 곁에 두는 게 하나의 자부심이었던 신유신을 향한 통쾌한 복수였다.


“피영이는 드라마 안에서 가장 다면적인 감정을 가진 캐릭터라 생각해요. 남편, 아이, 시어른들과의 관계, 직장 동료, 엄마와의 관계. 그런 상황에서 큰 폭의 감정들이 있죠. 그걸 순차적으로 보여드리는 게 어려웠어요. 여느 작가님들의 여주가 갖고 있는 비극적인 캐릭터라기보다는 불우한 가족사가 있고 남편한테 정서적으로 속아가는 인물이에요. 강단이 있으면서도 순수한 면이 있어 남편을 믿고 넘어가는 부분들이 어려웠죠”

별다른 액션 없이 장장 1시간을 대화로만 이끌어간 12회는 피영의 이별 방식을 가장 잘 보여준 회차다. 해당 회차는 이태곤, 박주미가 장소의 이동 없이 소파에 앉아 앞으로의 관계에 대한 설전을 벌이는 형식이다.

“시즌1에서 피영이는 항상 행복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죠. 남편의 외도를 알았을 때 배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시즌1에서 더 행복해 보이려고 노력했어요. 대본을 보고 놀랐죠. 정적으로 소파에 앉아 있는 게 대부분이어서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싶었거든요. 실제 저와 제 남편이 이정도 대화를 한 적이 있나 싶었어요. 한 편의 ‘트루먼 쇼’ 같았어요. 방송이 나간 후 시청자들도 ‘옆집 언니 싸움을 지켜보는 느낌’이라더라고요. 자극적인 느낌을 배제하고 현실적인 드라마를 표현하고자 했어요”

박주미는 자신과 사피영의 공통점을 짚어가며 연기했다.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함이었다. “저도 피영이처럼 복합적인 게 많아요. 며느리고 아내고 아이 엄마죠. 약간은 다르지만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요. 가장 짠한 캐릭터가 피영이에요. 부족할 게 없어보이지만 내면은 안 그러니까요. 사피영만 남편의 바람을 몰랐어요. 가장 좋아하는 시부도 허망하게 떠나시고 시어머니는 자기한테 약을 먹여요. 불쌍하고 안타까웠죠.”

사피영에 이입한 만큼 신유신이 미웠다고 한다. “시즌2 제작발표회 때 가장 나쁜 남편으로 유신이를 꼽았지만 사실 배우들끼리는 해륜이가 제일 나쁘다고 했어요. 그래도 제 남편 기사 한 줄이라도 나라고 유신이라고 한 거죠. 근데 막상 보니 유신이 제일 나쁜 거예요. 나밖에 없다면서 집에 가서는 내연녀 아미(송지인 분)랑 목욕을 하는데 ‘회생불가’라고 생각했죠. 딸이 집에 갈 수도 있는 건데 정말 나빠요”

박주미는 실제 결혼 생활 21년차다. 2001년 결혼한 그는 슬하에 고등학생, 중학생 아들을 두고 있다. 이태곤과 농도 짙은 애정 표현을 하고 불륜으로 가정이 깨지는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 박주미에게 남편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질문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서는 남편이 따로 말한 게 없어요. 저와 태곤 씨가 극중 이가령, 성훈 씨 부부에 비해 금술이 좋다는 평이 있어서 그렇지 저희 부부는 키스신도 없었어요. 뽀뽀와 수영복 신이 있긴 했지만 과감한 스킨십은 거의 없었어요. 어느 댓글에 불만을 토로하는 걸 봤어요. 왜 불륜 드라마에 배드신, 노출신이 없냐고요(웃음) 선생님의 필력이죠.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묘한 불륜 드라마랄까”


만약 사피영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박주미는 어떤 선택을 할까?

“현실에서는 자식을 위한 선택이 많을 거 같아요. 피영이는 시청자 대신 사이다를 주는 캐릭터기 때문에 가장 사랑하는 남자를 배신감에 단죄할 수 있었죠. 내가 떠나는 게 가장 큰 단죄라는 걸 안 거에요. 실제로 저는 못할 거 같아요. 남편이 용서해달라고 하면 한 번은 용서해주지 않을까요? 살아온 정이 있는데(웃음)”

박주미는 극중 이태곤과 딸을 둘러싼 양육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이 가운데 마지막 회에서 시즌3가 예고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이 고조된 상황.

박주미는 “시즌3는 저도 몰라요. 피영이가 행복하기만을 바랄 뿐입니다”라고 말을 아꼈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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