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싱크홀’ 차승원 “싱크로율 80%↑, 둘째 생각하며 부성애 연기” (종합)
배우 차승원이 영화 ‘싱크홀’ 현장을 돌아보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동료들과의 호흡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차승원은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싱크홀’ 화상 인터뷰에서 먼저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시나리오가 되게 좋았다. 재난 영화를 어떻게 사람들이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을까 기대가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난과 코미디가 결합된 복합적인 장르물이다. 차승원은 “오히려 재난과 코미디가 접목된 작품이라 좋았다. 재난은 위험하고 급박하고 처절하고 코미디는 웃기고 밝지 않나. 전작 ‘낙원의 밤’에서도 느와르인데도 불구하고 코미디를 접목했는데 이렇게 언밸런스한 장르가 부딪혀서 생기는 의외의 아이러니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코미디라고 웃기려는 게 아니라 매번 똑같이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코미디 연기’는 없고 똑같은 연기다. 코미디를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장르에 맞는 기본적인 톤앤매너는 있겠지만 ‘연기’라는 근본적인 것은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차승원은 ‘싱크홀’에서 초대형 도심 재난 싱크홀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만수 역을 맡았다. 만수는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아침에는 헬스장, 점심에는 사진관, 저녁에는 대리운전까지 병행하며 ‘생계형 쓰리잡’을 뛰는 인물. ‘오지라퍼’ 면모를 뽐내며 이웃 주민들과 사사건건 부딪히고, 김성균이 연기한 동원과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기도 한다.
차승원은 “예전에는 캐릭터를 나와 떼어놓고 연기했다. 캐릭터를 임의적으로 만들기도 했고 납득이 안 되어도 연기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을 걷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나이가 드니 이제 캐릭터에 내가 혼재되는 것 같다. 내 생활과 삶의 철학이 연기에 담기더라. 연기에 반영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며 “때문에 연기할 때 스스로 설득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싱크홀’에서도 재난상황에서 감정신을 연기할 때 그런 부분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수와 실제 나는 80% 이상 닮았다. 만수가 하는 행동과 아들을 대하는 태도가 나와 비슷했고 오히려 다른 점을 찾기가 힘들다. 실제로 아들 역할의 (남)다름이와 둘째가 동갑이다. 동년배 아들을 키우고 있으니까 부성애 연기에 쉽게 이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칠흑 같은 어둠과 숨 막히는 흙더미, 폭우와 추가 붕괴의 위험까지. 극 중 인물들이 초대형 싱크홀에 빠진 빌라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은 녹록치 않다. 재난 상황에 온몸을 내던진 차승원은 물에 빠져가며 흙에 뒹굴어가며 고군분투했다.
차승원은 “수중 신은 수조 세트에서 촬영했다. 5m 밑으로 들어가면 수압을 못 견디겠더라. 매번 내려갈 때마다 귀가 아프고 통증이 하루 이틀 지속돼 트라우마가 있다. 이번에도 그것 때문에 고통스러웠다”며 “흙더미에 있을 때는 찍을 때는 잘 몰랐다. 스태프들이 따뜻한 물과 세척도구 등 후속조치를 많이 준비해줬다. 힘들었지만 다행히 잘 넘어갈 수 있었다. 물과 흙더미보다는 건물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면 때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광수 김성균 김혜준 등 동료 후배들과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고. 차승원은 “심성이 좋고 성실하고 인간애가 넘치는 친구들”이라며 “내가 이 생활을 꽤 오래 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들과 함께하면서 든든하고 배울 것도 많았다. 작품 외에 일상적인 것도 많이 공유하고 대화하고 함께했고 촬영 이후로도 서로 연락하면서 돈독하게 지내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개봉한 ‘싱크홀’은 올해 한국 영화 개봉 첫 주 최다 관객 동원에 이어 최단기간 100만 돌파를 이뤄냈다. 6일 연속 부동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18일까지 128만명을 동원했다. 차승원은 “한 해 개봉하는 영화 중에 100만 넘는 영화가 몇 편 안 되는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도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모가디슈’ ‘인질’ 등과의 경쟁에 “박스가 커져서 나눠먹으면 좋은데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분해를 하니까 좀 그렇긴 하다. 나눠먹더라도 기분 좋게 갔으면 좋겠고 서로가 손해 보지 않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 말미 차승원은 현재 촬영 중인 차기작 ‘어느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느날’에서 맡은 캐릭터 때문에 장발을 유지하고 있다는 차승원. 그는 “괴짜 변호사 역할이라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서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있다. 9월초 촬영이 끝나면 자르고 깎을 것이다. 머리 자르고 수염 깎으면 바로 서른둘이 된다. 뒷모습만 보면 20대도 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차승원이 출연하는 쿠팡플레이 드라마 ‘어느날’은 한 여인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두 남자의 치열한 이야기를 통해 대중적 시각에서 형사사법제도를 파헤치는 8부작 드라마로 11월 말 방송 예정이다. 차승원과 더불어 김수현 김성규가 캐스팅됐다. 차승원은 김수현에 대해 “나이는 많지 않은 친구인데 자기 것이 있더라. 그것을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는 배우”라면서 “법정 드라마여서 암기해야할 것도 많고 감정을 조절해야 하는 신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분위기가 좋다”고 전해 기대감을 자극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배우 차승원이 영화 ‘싱크홀’ 현장을 돌아보며 작품을 선택한 이유와 동료들과의 호흡 등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차승원은 19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영화 ‘싱크홀’ 화상 인터뷰에서 먼저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시나리오가 되게 좋았다. 재난 영화를 어떻게 사람들이 웃음으로 승화할 수 있을까 기대가 있어서 좋았다”고 말했다.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 도저히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재난과 코미디가 결합된 복합적인 장르물이다. 차승원은 “오히려 재난과 코미디가 접목된 작품이라 좋았다. 재난은 위험하고 급박하고 처절하고 코미디는 웃기고 밝지 않나. 전작 ‘낙원의 밤’에서도 느와르인데도 불구하고 코미디를 접목했는데 이렇게 언밸런스한 장르가 부딪혀서 생기는 의외의 아이러니를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그는 “코미디라고 웃기려는 게 아니라 매번 똑같이 진지한 자세로 임했다. ‘코미디 연기’는 없고 똑같은 연기다. 코미디를 하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하며 “장르에 맞는 기본적인 톤앤매너는 있겠지만 ‘연기’라는 근본적인 것은 똑같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차승원은 ‘싱크홀’에서 초대형 도심 재난 싱크홀에서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만수 역을 맡았다. 만수는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아침에는 헬스장, 점심에는 사진관, 저녁에는 대리운전까지 병행하며 ‘생계형 쓰리잡’을 뛰는 인물. ‘오지라퍼’ 면모를 뽐내며 이웃 주민들과 사사건건 부딪히고, 김성균이 연기한 동원과 만나기만 하면 티격태격 싸우기도 한다.
차승원은 “예전에는 캐릭터를 나와 떼어놓고 연기했다. 캐릭터를 임의적으로 만들기도 했고 납득이 안 되어도 연기하곤 했는데 요즘은 그런 것을 걷어내려고 하고 있다”며 “나이가 드니 이제 캐릭터에 내가 혼재되는 것 같다. 내 생활과 삶의 철학이 연기에 담기더라. 연기에 반영할 수 있는 나이가 됐다”며 “때문에 연기할 때 스스로 설득될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다. ‘싱크홀’에서도 재난상황에서 감정신을 연기할 때 그런 부분을 염두에 뒀다”고 설명했다. 그는 “만수와 실제 나는 80% 이상 닮았다. 만수가 하는 행동과 아들을 대하는 태도가 나와 비슷했고 오히려 다른 점을 찾기가 힘들다. 실제로 아들 역할의 (남)다름이와 둘째가 동갑이다. 동년배 아들을 키우고 있으니까 부성애 연기에 쉽게 이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칠흑 같은 어둠과 숨 막히는 흙더미, 폭우와 추가 붕괴의 위험까지. 극 중 인물들이 초대형 싱크홀에 빠진 빌라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은 녹록치 않다. 재난 상황에 온몸을 내던진 차승원은 물에 빠져가며 흙에 뒹굴어가며 고군분투했다.
차승원은 “수중 신은 수조 세트에서 촬영했다. 5m 밑으로 들어가면 수압을 못 견디겠더라. 매번 내려갈 때마다 귀가 아프고 통증이 하루 이틀 지속돼 트라우마가 있다. 이번에도 그것 때문에 고통스러웠다”며 “흙더미에 있을 때는 찍을 때는 잘 몰랐다. 스태프들이 따뜻한 물과 세척도구 등 후속조치를 많이 준비해줬다. 힘들었지만 다행히 잘 넘어갈 수 있었다. 물과 흙더미보다는 건물 위에서 고군분투하는 장면 때 많이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광수 김성균 김혜준 등 동료 후배들과의 호흡은 더할 나위 없었다고. 차승원은 “심성이 좋고 성실하고 인간애가 넘치는 친구들”이라며 “내가 이 생활을 꽤 오래 한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이들과 함께하면서 든든하고 배울 것도 많았다. 작품 외에 일상적인 것도 많이 공유하고 대화하고 함께했고 촬영 이후로도 서로 연락하면서 돈독하게 지내고 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1일 개봉한 ‘싱크홀’은 올해 한국 영화 개봉 첫 주 최다 관객 동원에 이어 최단기간 100만 돌파를 이뤄냈다. 6일 연속 부동의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으며 18일까지 128만명을 동원했다. 차승원은 “한 해 개봉하는 영화 중에 100만 넘는 영화가 몇 편 안 되는데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도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그는 ‘모가디슈’ ‘인질’ 등과의 경쟁에 “박스가 커져서 나눠먹으면 좋은데 크지 않은 상황에서 인수분해를 하니까 좀 그렇긴 하다. 나눠먹더라도 기분 좋게 갔으면 좋겠고 서로가 손해 보지 않는 상황이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인터뷰 말미 차승원은 현재 촬영 중인 차기작 ‘어느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어느날’에서 맡은 캐릭터 때문에 장발을 유지하고 있다는 차승원. 그는 “괴짜 변호사 역할이라 평범하지 않은 캐릭터를 보여주고 싶어서 수염과 머리를 기르고 있다. 9월초 촬영이 끝나면 자르고 깎을 것이다. 머리 자르고 수염 깎으면 바로 서른둘이 된다. 뒷모습만 보면 20대도 될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차승원이 출연하는 쿠팡플레이 드라마 ‘어느날’은 한 여인의 살인 사건을 둘러싼 두 남자의 치열한 이야기를 통해 대중적 시각에서 형사사법제도를 파헤치는 8부작 드라마로 11월 말 방송 예정이다. 차승원과 더불어 김수현 김성규가 캐스팅됐다. 차승원은 김수현에 대해 “나이는 많지 않은 친구인데 자기 것이 있더라. 그것을 흔들리지 않고 유지하는 배우”라면서 “법정 드라마여서 암기해야할 것도 많고 감정을 조절해야 하는 신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 분위기가 좋다”고 전해 기대감을 자극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