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모델 엄미숙이 파리패션위크 무대에 오르며 주목받고 있다.
엄미숙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 ‘Le Salon Des Miroirs’에서 열린 ’22 F/W 파리패션위크’에서 김보민 디자이너가 이끄는 소셜 브랜드 ‘블루템버린’ 패션쇼 런웨이 무대에 올랐다. 동화를 테마로 다양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패션쇼에서 엄미숙은 ‘밤의 여왕(Queen of the Night)’ 역을 맡아 자신만의 시크한 무드와 표현력을 한껏 드러내며 시니어 모델로서 활약했다.
세계 4대 패션위크 중 가장 큰 권위를 지닌 파리패션위크에 참여한 블루템버린의 한국 모델은 총 6명으로 전 축구 선수인 이동국의 딸이자 만 14세 최연소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 이재시를 비롯해 블루템버린이 발탁한 장재헌, 최정민, 김선영, 패션모델로 시작해 패션행사 기획자로도 활동범위를 넓힌 주명소 등이 무대에 올랐다. 이중 엄미숙은 최고령 모델로 무대에 오르며 한국 시니어 모델의 위상을 높였고, VOGUE MEXICO와 Paris Haute Couture Designers Magazine 등 해외 매체에서도 엄미숙을 조명했다.
엄미숙은 약 37년간 영문학 교수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영미소설과 드라마를 가르친 후 지난 2019년 8월 녹조근정훈장을 받고 정년퇴임했다. 엄미숙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동안이나, 캐나다 대사를 지냈던 배우자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와 함께 외교활동을 하는 동안 모델이 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그리고 정년퇴임하자 한국모델협회 1기 시니어 모델대회에 참여해 상위권에 입상하며 시니어 모델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사랑해요대한민국 한복대회’ 선, 앙드레김 대회 3위, 월드스포츠탑모델대회 4위, 궁중한복대회에서 태종왕후 수상 등 수많은 대회 입상과 화보촬영으로 프로 모델로 성장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세계 4대 패션위크에 동시 초청을 받으며 화제가 된 김보민 디자이너와 이건호 대표에게 캐스팅돼 파리패션위크 최고령 모델로 런웨이에 오르게 됐다.
엄미숙은 “6.25 전쟁 때 태어난 가난한 시골 소녀가 어느덧 칠순이 되어 세계 패션 중심가인 파리패션위크에서 젊은 모델들과 함께 최고령 모델로서 당당히 무대에 올랐다. 평범한 칠순 할머니로 살 뻔했는데 파리패션위크에 데뷔시켜주신 김보민 디자이너와 이건호대표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파리패션위크 출연을 계기로 앞으로 다른 무대들에도 도전하고 싶다. 골방에 머무르지 말고 용감히 도전해 세계로 나가자는 꿈과 희망을 다른 시니어 모델들에게도 심어주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사진=본인 제공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