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결혼 리얼리티 예능 ‘진정성 실종’

입력 2022-05-13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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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위부터) 등 결혼·이혼 관련 예능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인 사연을 강조해 시청자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TV조선·MBN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위부터) 등 결혼·이혼 관련 예능프로그램들이 자극적인 사연을 강조해 시청자 사이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제공|TV조선·MBN

공감 콘텐츠 보여준다더니…

‘썸핑’ ‘체인지데이즈’ ‘솔로지옥’
자극적 소재로 차별화 경쟁 나서
이혼커플 ‘우이혼’ 상처 들쑤시기
‘고딩엄빠’도 폭력 등 매회 논란
“당초 취지 잃고 불쾌감만 높인다”
연애와 결혼을 내세운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 점점 자극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미 각 방송가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등에서는 유사한 콘텐츠가 포화상태에 이르렀지만, 파격적인 소재와 강도 높은 수위들로 채운 프로그램들을 잇따라 선보이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중의 피로도가 높아진 만큼 적절한 수위 조절로 인한 공감된 콘텐츠와 출연자들의 진정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파격’ ‘자극’ 쫓는 연애 예능

티빙 ‘환승연애’, 넷플릭스 ‘솔로지옥’ 등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OTT들이 새로운 연애 리얼리티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이들은 경쟁 콘텐츠와 차별화를 파격적인 소재에서 찾고 있다.

웨이브의 연애 리얼리티 콘텐츠 ‘썸핑’의 포스터. 사진제공|웨이브

웨이브의 연애 리얼리티 콘텐츠 ‘썸핑’의 포스터. 사진제공|웨이브


웨이브는 올 여름 서핑이라는 관심사를 가진 남녀들이 함께 생활하며 인연을 찾는 ‘썸핑’을 내놓는다. 론칭 발표 보도자료에서부터 ‘적나라한 로맨스’, ‘아찔한 수위’, ‘과감한 콘셉트’ 등을 언급하는 것은 물론, 출연자들의 노출과 높은 수위로 유명한 미국의 연애 리얼리티 ‘투 핫’과도 비교하며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웨이브는 국내 최초로 남성 동성연애를 다루는 예능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OTT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남성 간의 로맨스인 BL(Boys Love) 요소를 예능에도 끌어들여 관심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넷플릭스는 에로틱한 분위기와 출연자의 몸매를 강조해 화제몰이 했던 ‘솔로지옥’ 시즌2 제작을 확정했고, 카카오TV는 커플 스와핑(파트너 교환) 요소를 섞어 논란이 됐던 ‘체인지 데이즈’ 시즌2를 6월2일 방송한다.


●진정성 잃은 결혼·이혼 예능



자극적인 사연에만 의존하는 TV 결혼·이혼 예능 프로그램들도 늘고 있다. 실제 이혼 커플의 모습을 담는 TV조선 ‘우리 이혼했어요2’는 “이혼 부부의 관계를 재정립 하겠다”는 취지를 잃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시즌2부터 새롭게 합류한 그룹 유키스 출신 일라이와 지연수 커플은 서로의 상처만 들쑤신다. 이후 재결합을 두고도 과거의 상처를 되풀이하고 고민하는 모습만 보여 시청자의 비난을 받고 있다.

어린 나이에 부모가 된 10대 부부의 모습을 담은 MBN ‘고딩엄빠’도 매회 논란이다. “10대 부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제고”하고자 했다는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자극적인 사연들과 출연진이 가정 폭력 등 논란만이 이슈가 되고 있다.

12일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진정성과 본 취지를 상실한 자극적인 콘텐츠들은 단기적인 관심은 끌 수 있을지는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시청자의 불쾌감과 피로도만 높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연애 관련 콘텐츠들이 자극적인 서구의 콘텐츠만을 벤치마킹하고 있는데, 국내 정서 맞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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