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 이미경 부회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CJ ENM은 ‘헤어질 결심’과 ‘브로커’의 홍보에 돈과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두 영화의 포스터는 영화제가 열린 열흘 동안 올해 경쟁 부문에 초청된 21편의 영화 중 가장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홍보물의 크기와 개수도 단연 압도적이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 할리우드 최고의 배우들이 묵은 곳으로 유명한 칸 최고의 고급 호텔 중 하나인 바리에르 르 마제스틱도 건물 전체 높이에 육박하는 두 영화의 대형 베너가 걸려 눈길을 끌었다.
2001년 영화 ‘디스턴스’ 이후 무려 칸에 8번이나 방문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조차도 칸 거리에 자신의 작품이 이렇게 크게 걸린 것을 처음 본다며 “CJ에서 우리 영화를 진심으로 좋아해주고 지지해주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묵는 호텔에도 ‘브로커’의 대형 배너가 걸려있어 너무나 놀랐다. 그 앞에서 기념사진까지 찍었다”고 전했다.
영화감독과 배우, 작가 등 오로지 엘리트 집단으로 구성된 9명의 심사위원의 심사로 수상작이 결정되는 칸 영화제는 수상 결과에 ‘캠페인’(홍보)가 주요하게 영향을 미치는 미국 아카데미상과는 결이 확연히 다르다. 하지만 칸 현지에서 이뤄진 CJ ENM의 적극적이고 공들인 홍보가 칸을 찾은 세계영화인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다는 사실은 무인할 수 없다는 게 칸을 찾은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올해 영화제에는 CJ 그룹 이미경 부회장까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경쟁부문에 초청된 두 편의 영화를 응원하고자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았던 2019년 이후 3년 만에 칸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두 영화의 월드프리미어 행사에 모두 참석해 감독과 배우들 사이에서 영화를 관람했고 영화 상영이 끝난 뒤에는 관객들 보다 더 뜨거운 박수를 쏟아냈다.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