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영화제 수상 이전과 이후의 송강호는 똑같다” [DA:인터뷰]

입력 2022-06-23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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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 수상이라는 역사적 순간의 주인공이 된 배우 송강호. 그가 수상을 할 수 있게 해준 영화 ‘브로커’가 개봉 후 극장을 통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영화 ‘기생충’을 통해 전 세계 관객들에게 자신의 연기를 선보였던 그가, ‘브로커’로 다시 전 세계 관객들 앞에 섰다.

송강호라는 배우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칸 영화제 수상. 그는 “제가 잘해서 받았다기보단,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의 땀방울이 모여서 한 작품이 된 것 같습니다. 모든 분들이 최선을 다해줬기 때문에 칸 영화제도 갈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요소가 깊은 감사를 드리고, 이 영광을 같이 나누고 싶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그런 수상에 아주 큰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칸 영화제) 폐막식에 참여하라는 전화를 받으니 다 기뻐했죠. 그냥 돌아가는 것보다는, 수상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게 좋지 않겠어요?(웃음) 만약 수상을 못 하고 돌아와도 달라는 건 없고요. 영화라는 작업이, 출품과 수상을 위해 연기하는 배우나 감독은 없을 겁니다. 물론 영광스럽고, 너무 기쁘고, 최고의 순간이고 변곡점이죠. 하지만 그 자체가 가지고 있는 의미는 그렇게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 과정을 넘어서 관객과의 만남이 중요합니다. 칸 영화제 수상 이전과 이후의 송강호는 똑같아요. 달라지는 건 없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송강호의 만남은, 영화 캐스팅부터 화제를 모았던 만남이었다.

“감독님과의 첫 만남은 2007년에 ‘밀양’으로 칸을 다녀온 그해에 부산영화제가 열린 해운대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인사를 드린 것이었습니다. 그때 조금 이야기를 나누고, 나중에 정식으로 ‘브로커’ 미팅을 가졌죠. 그때는 ‘요람’이라는 제목으로 소개를 시켜주셨는데, ‘브로커’가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감독님의 작품을 워낙 좋아했고, 예술가로서 존경하는 분이기 때문에 늘 반가웠습니다.”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그리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까지 송강호는 거장 감독의 선택을 받는 배우다. 그가 생각하는 ‘감독들의 선택을 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운이 좋은, 축복받은 배우구나 싶죠. 이 질문을 많이 하셔서 계속 생각을 해왔어요. 제가 내린 해답은 ‘내가 평범해서?’입니다. 이미지가 가장 이웃 같고, 잘생기지 않은 모습이 뭔가 친숙한 느낌? 그런 요소들 때문에 기회를 많이 얻지 않았나, 나름 생각을 했습니다. ‘운이 좋았다’ 이렇게 말씀드리고 싶네요.”



송강호는 ‘브로커’를 통해 처음으로 호흡을 맞춘 배우 이지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브로커’ 제작발표회부터 공개적으로 연기력을 인정하기도 했다.

“이지은(아이유)의 노래는 잘 몰라요. 근데 워낙 배우로서 팬이었어요. ‘나의 아저씨’ 이전에도 ‘최고다 이순신’부터 시작해서 안 본 드라마가 없죠. 꾸준하게 노래도 최고로 잘하고, 연기도 최고로 잘하고요. 팬으로서 같이 작업하게 돼 영광은 제가 영광이었죠. 저는 이지은이라는 배우가 대성할 것 같아요. 자시 일에 대한 사랑과 태도, 이런 것들이 선배로서 봐도 대견스러울 뿐 아니라 언젠가는 대성하고 한국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송강호는 ‘브로커’ 이후에도 ‘비상선언’ ‘거미집’ 등 앞으로 쉼 없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칸 영화제 수상 이후, 배우로서 마음가짐에 대한 변화는 없을까.

“‘거미집’을 잘 끝냈고, 아마 내년에 소개가 될 것 같습니다. (수상이) 저에게는 영광스럽고 잊지 못할 순간이지만, 수상 이전과 이후는 똑같아요. 그것이 배우의 가장 바람직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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