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사진제공|콘텐츠웨이브(주)
오늘 개봉 영화 ‘데드맨’ 주연 맡은 김희애·조진웅
내 나이에 강렬한 캐릭터 큰 행복
짙은 화장·컬러 렌즈…확 변했죠
배우 조진웅(47)과 김희애(56)가 7일 개봉하는 영화 ‘데드맨’(하준원 감독, 팔레트픽처스 제작)으로 설 연휴 흥행을 정조준한다. ‘데드맨’에서 두 사람은 1000억 원 횡령의 누명을 쓰고 죽은 사람으로 살아가게 된 남자 이만재와 누명을 벗겨준다며 이만재에게 접근하는 정치판 최고의 컨설턴트 심여사를 연기한다.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 잡고 있는 여러 욕심과 복잡한 내면을 밀고 당기며 연기하는 이들의 호흡이 이번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6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자신을 내던지며 연기하는 서로의 모습을 보며 기분 좋은 자극을 받았다”며 치열하면서도 뜨거웠던 촬영 현장을 돌이켰다. 내 나이에 강렬한 캐릭터 큰 행복
짙은 화장·컬러 렌즈…확 변했죠
●김희애 “정치 흑막 실세역, 이런 변신 행운”
김희애는 뛰어난 언변과 독보적인 카리스마로 수많은 국회의원들을 단숨에 휘어 잡는 인물을 연기하며 짙은 화장에 컬러 렌즈까지 끼는 등 강렬한 외형적 변신 또한 시도했다. 이런 캐릭터의 강렬함이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의외로 배우들이 맡을 수 있는 캐릭터의 폭이 넓지 않아요. 더군다나 제 나이에 이런 두드러지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더 적죠. 배우 입장에서는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버리고 이런 새로운 캐릭터를 맡을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복이에요.”
“유난히 대사 복이 많다”고 말하는 그는 이번 영화에서도 엄청난 양의 대사를 소화했다. 양만 많았던 게 아니라 어렵고 생소한 정치 경제 용어부터 각종 비유 문장들이 가득했다.
“사실 남들보다 (대사) 외우는 시간이 더 걸리는 편이에요. 나이 들수록 외우는 것에 자신이 더 없어지기도 하고요. 그저 외우고 또 외우는 수밖에 없어요. 대사 많은 캐릭터에 익숙해진 것도 있고요. 특히 (대사가 많은 것으로 유명한) 김수현 작가님의 드라마를 하면서 많은 훈련이 됐어요.”
모든 대사를 귀에 쏙쏙 꽂히게 전달하는 정확한 발음은 그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과거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희애의 FM 인기가요’의 DJ를 맡았던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당시엔 DJ 활동이 연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았어요. 계속 내레이션처럼 말해야 하니까 모든 연기를 DJ나 MC톤으로 하게 될까 봐 걱정되기까지 했죠.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발음 연습에)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음지가 양지가 되기도 하는 것처럼 말이죠.”
연기에 집중하기 위에 촬영장에서 사담을 나누는 편이 아닌 그는 간혹 동료들에게는 차가워 보인다는 오해도 받는다. 또한 강렬한 이번 영화 캐릭터를 비롯해 ‘부부의 세계’ 등 그간 맡았던 도회적인 캐릭터들로 인해 도도한 이미지까지 있지만 실제 자신은 전혀 그런 사람이 아니라며 웃었다.
“그냥 수줍음이 많은 편인데 건방지다고 오해를 하시기도 한 것 같아요. 나이 먹고 결혼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지 않게 보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돼서 오히려 평소에는 그런 (도도한) 모습을 안 보이려고 노력해요. 저 생각보다 모르는 것도 너무 많고 어리숙한 사람이거든요.”
이승미 스포츠동아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