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뉴진스 말만 하면 눈물 “하이브 ‘배신자’ 프레임 언플, 경영권 탈취 불가능” (종합)[DA:현장]

입력 2024-04-25 16: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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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희진 대표가 경영권 탈취 시도 의혹으로 하이브와 갈등 중인 가운데,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희진 대표는 '경영권 탈취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하이브가 배신자 프레임을 짜 언론플레이를 한다'고 수위 높은 반론을 했다. 그는 "명예훼손 당해도 맞고소하면 된다. 뉴진스를 갖고 싶은 게 아니다. 하이브가 뉴진스를 생각하는 게 맞나? 지금 컴백이 코앞인데 PC를 가져가는 게 말이 되나. 하이브에게 물어봐라. 무슨 생각인지. 하이브에 남을지, 하이브에서 나갈지 나도 모른다. 나는 뉴진스를 지키고 싶다. 방시력 의장이 대화 제안을 하면 당연히 한다. 그런데 무작정 이런 식으로 나오는 것 아니냐. 뉴진스를 지켜야한다"고 뜻을 분명히 했다.

이날, 민희진 대표는 등장하자마자 취재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사진 기자들에게 "플래시, 셔터 소리 떄문에 말을 못하겠다. 연예인이 아니라 부담스럽다"라고 양해를 구했다. 그러나 사진 기자 초대를 민희진 측에서 한 것. 사진 기자들은 "취재를 오라고 해서 왔는데 셔터 소리가 싫다는 건 나가라는 것이냐. 조율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냈다.

사태가 진정되고 민희진 대표는 "여러 가지 의혹에 휘말렸다. 하필 뉴진스 컴백 일정과 겹쳤다. 원래 나는 뉴진스 앨범을 어느 정도 정리하고 말하려고 했다. 하이브의 감사를 예상하지 못했다. 갑작스럽게 일이 진행됐다. 나는 이미 마녀가 되어 있다. 이 프레임을 벗는 게 최우선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민 대표는 "양측의 관점이 다르다. 나는 죄가 없다. 내부 고발을 했다. 하이브의 PR이 폭발적이다. 개인적인 채팅 내용까지 공개될 줄 몰랐다"며 "하이브가 현재 하는 행동은 희대의 촌극이다. 나는 이미 죄인이 되어 있는 상황이다"라고 하이브가 짠 프레임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하이브 박지원 대표와의 친분을 언급, "평소에 자연스럽게 채팅을 하는데 특정 부분만 잘라서 프레임을 짜더라. 내 입장에서는 허위사실이다. 명예훼손을 당할 까봐 내가 하지도 않은 말을 어떤 취지로 했다는 식으로 기사가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또 하이브가 배임 혐의로 고소를 할 예정이라는 데 대해 "나는 월급 사장이다. 직장인이다. 왜 이렇게 열심히 일해서 화근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배임 혐의로 고소를 한다는데 배임 혐의가 성립될 수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동석한 민희진 대표 측 변호사는 "배임 혐의는 회사의 가치를 훼손해야하는데 민 대표에게선 그런 행위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희진 대표는 "내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나를 배신한 것"이라며 "빨아먹을 거 다 빨아먹고 이제 버리려는 것이다. 오히려 일 잘하고 역대급 매출을 올린 레이블 사장에 대한 배임이다"라고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공유, 하이브의 프레임 짜기 주장의 근거를 보여줬다. 그는 "내가 어도어 만들어 달라고 하면서 들어간 줄 아냐. 내 이름 팔아서 쏘스뮤직 걸그룹 만들기로 해놓고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쏘스뮤직에서 다른 그룹(르세라핌)이 데뷔한다고 나한테 통보했다. 내 이름 팔아서 내가 뽑은 애들 만나지도 못하게 했었다. 홍보도 못하게 했다"며 방시혁 의장, 박지원 대표와 나눈 채팅을 공개해 하이브의 부당한 태도를 지적, 눈물을 흘렸다.

민 대표는 "나는 쏘스뮤직이었던 적이 없다. 그룹 여자친구 해체와 나는 전혀 무관하다. 나는 남일에 관심없다. 술도 안 마시고 골프도 안 친다. 나는 내 일에만 관심이 있다"며 "연습생이 있다는데 뉴진스 민지밖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다음 캐스팅이 필요했다. 쏘스뮤직에 지원자들이 몰릴 만큼 브랜드화된 곳이 아니기에 오디션을 '민희진 걸그룹'이라고 스스로 브랜딩화를 한 것"이라고 뉴진스 하니 선발 과정을 말했다. 이후 나머지 3명의 멤버들은 '하이브의 첫 번째 걸그룹'을 브랜드로 캐스팅을 했다.

민 대표에 따르면, 걸그룹(뉴진스) 작업 중에 박지원 하이브 대표가 '쏘스뮤직에선 사쿠라 김채원을 영입해 먼저 데뷔를 하게 됐다'고 통보하자 자신이 '뭐하는 짓이냐' '우리 애들 다 떨어지는 것이냐' '내 이름 팔아서 모아놓고 뭐하냐' '연습생(현 뉴진스) 부모에겐 뭐라고 얘기를 할 것이냐' '퇴사하겠다'면서 쌍욕을 했다.

그는 "뉴진스가 어린데 이런 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애들에게 하냐. 뉴진스 부모에게는 말했다. 그들도 하이브에 불만이 많다"며 "나는 매체에 출연하는 걸 싫어하는데 하이브에서 르세라핌 데뷔 전에 홍보를 못하게 해서 나 팔아서라도 뉴진스 홍보하려고 '유퀴즈'에 출연한 것"이라고 상황을 말했다.

이어 "뉴진스와 나의 관계는 여러분이 상상하는 관계 이상이다. 지금 멤버들도 많이 힘들어하고 있다. 나를 위로해준다고 다들 오겠다고 한다. 혜인이는 20분내내 울었다"면서 또 눈물을 흘렸다.

그러다 "날 왜 쫒아내고 싶어하는지 묻고 싶다. '주술 경영'이라면서 기자 회견 직전에 자료를 보냈더라. 무속인이지만 내 지인이기도 하다. 하이브 때문에 맺힌 한이 많아서 점이라도 본 것이다. 나 이거 고소할 것"이라고 하이브 프레임 짜기에 거듭 불쾌함을 드러냈다.

다음, 민희진 대표는 뉴진스 부모와의 문자 내용을 공개했다. 부모들은 민희진 대표와 함께 억울함을 드러냈다. 민 대표는 "정말 내 애들 같다. 내 새끼들을 하이브에 놓고 나올 수가 없다. 하이브는 뉴진스를 견제하면서 이용하려고만 한다. 내가 뉴진스 엄마들을 팔고 있는 게 아니다. 오죽하면 엄마들이 이렇게 말하겠나"라면서 경영권 탈취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면서 '노예 계약 수준의 불합리한 주주간계약이 있다. 이 회사에서 벗어나고 싶다. 솔직하게 말하고 그냥 쫒겨나겠다. 나는 명예가 중요한 사람인데 하이브 아저씨들이 이 부분을 잘 알고 있다. 박지원 대표는 반성해야 한다'고 수위 높은 발언을 했다.

이에 합석한 변호사는 "올해 초부터 작년에 맺은 주주간계약 협상을 하고 있다. 불합리적인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협상이 잘 안 됐고 서로 입장이 달랐다. 그 와중에 이번에 공개된 카톡 내용이 나온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가 동의를 해야 말할 수 있다. 경영권 탈취가 불가능한 상황임은 확실하다. 뉴진스 컴백 프로모션이 지금 겹쳐 있다. 하이브가 정말 뉴진스를 아끼는 것인지 의문이긴 하다"며 민희진 대표의 말을 잘랐다.

민희진 대표는 "내가 아일릿을 비방하는 게 아니다. 걔들이 무슨 잘못이냐. 어른들이 잘못이다. 생머리 다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과정을 지적한 것이다. 문서화하지 않는 게 일하지 않는 것이고 배임이다. 왜 허락도 없이 뉴진스, 르세라핌 안무 갖다 쓰나. 하이브의 전적인 지지를 받고 활동한다는 프레임을 짜는 것이다. 개성을 없애려면 왜 레이블화하냐. 다 뉴진스화되면 뉴진스에게도, K팝 업계에도 피해가 간다. 최고 결정권자 방시혁에게 다 잘 보이려고 한다. 그럴수록 하이브내 레이블간 차별만 심해질 것"이라고 앞선 입장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했다.

하이브는 이날 오전 '민희진 대표와 관련자들의 경영권 탈취 시도 정황을 포착했다'는 중간 감사 결과를 발표, '이들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이브는 지난 22일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어도어 경영진에 경영권 탈취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권을 발동했다. 당시 민희진 대표 측은 그룹 뉴진스의 동의를 얻어 입장을 발표한다며 '하이브가 자신의 허락없이 '민희진류'의 아류를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 경영권 탈취 의혹을 부인했다.

어도어는 민희진 대표가 2021년 설립한 하이브 산하 레이블로 하이브의 지분율이 80%다. 나머지 20%는 민 대표 등 어도어 경영진이 보유하고 있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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