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쓰는 황인엽♥정채연 로맨스…‘조립식가족‘ 개연성이 관건 [홍세영의 어쩌다]

입력 2024-11-18 09:1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크게보기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 연출 김승호) 특유의 색채가 주목받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같이 있을 때면 그 어느 때보다 빛나는 김산하(황인엽 분), 윤주원(정채연 분), 강해준(배현성 분)의 순간들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청춘 감성을 자극한다. 바닷가 버스정류장에서 예기치 못한 소나기를 만나 우산 없이 뛰게 된 세 사람을 담은 아름다운 영상은 싱그러움 그 자체라는 제작진 분석.

김승호 감독은 “많은 장면 중에서도 가장 즐거웠고 행복해하여 어린아이들처럼 촬영했던 장면”이라며 “김산하는 윤주원을 위해 손 우산을 만들어주고, 강해준은 윤주원 가방을 들어주며 함께 뛰어간다. 각자 어릴 적 가슴 아픈 사연들을 갖고 있지만, 그 누구보다 밝고 씩씩하게 서로를 의지하는 세 사람 모습이 행복함을 느끼게 해준다”고 말했다.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붙어 다니는 김산하, 윤주원, 강해준을 데칼코마니처럼 담아낸 장면들 역시 가족 앨범을 보는 듯하다는 반응. 슈퍼 앞에 나란히 앉아 젤리를 나눠 먹으며 장난을 치던 어린아이들에서 같은 장소에서 서로의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하는 따뜻한 청춘들이 되기까지, 늘 함께였던 세 사람을 비슷한 구도로 담아낸 영상이 ‘조립식 가족’만의 다정함을 더했다.

하지만 가족극에서 갑자기 로맨스로 급진전하는 설정은 지켜봐야 할 부분이다. 뜻하지 않은 포옹으로 김산하의 오랜 짝사랑이 걷잡을 수 없이 요동쳤던 등대 장면이 로맨스 서사 시발점. 그리고 10년 뒤 데이트 약속이 있는 윤주원을 “가지마”라며 붙잡은 김산하 고백 엔딩은 난데없는 로맨스 서사의 본격화를 알렸다. ‘가족끼리 왜 이래’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피 섞인 가족보다 더 진한 우애를 사랑하며 남매처럼 자란 이 둘의 로맨스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특히 남이지만, 세 남매와 두 아빠의 묘한 관계가 ‘피는 물보다 진하다’라는 말이 무색하게 하나의 가족으로 연결될 수 있었던 것은 윤정재(최원영 분)라는 지금 이 시대에서 쉽게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가 있어서다. 윤정재가 아니었다면 이들이 하나의 가족으로 완성될 수 있었을까. 굳이 이 과정을 깨고 다시 로맨스를 더한 ‘조립식 가족’이 과연 윤정재가 바라는 모습이었을지 시청자를 이해시키는 것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원작이 있어 원작대로 가는 모양새라면 어차피 해피엔딩이다. 로맨스는 완성되어야 제맛일 테니. 하지만 개연성은 부족하다. 미묘한 감정선이 일부 있었지만, 지금껏 그려왔던 장면들은 세 아이가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과 가족 구성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난데없는 로맨스가 얼마나 개연성을 부여할지는 앞으로 연출자 몫이다. 드라마를 드라마로 보라는 말이 있지만, 작품 속에서도 이미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들 가족을 향한 무성한 소문은 존재했다. 그리고 로맨스까지 더해졌을 때 가해질 소문은 단순히 아름답게만 볼 문제는 아니다.



그렇기에 남은 분량에서 얼마나 개연성 있게 이야기를 담아내느냐가 ‘조립식 가족’ 숙제가 될 전망이다.

한편 ‘조립식 가족’은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50분 2회 연속 방영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