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선(先) 결혼 후(後) 연애’
안방극장에 새로운 흥행 ‘키워드’가 생겼다.
로맨틱 코미디나 로맨스 판타지 그린 드라마가 잇따라 방송되고 있는 가운데 흥행작들이 모두 이 공식을 따라 눈길을 끈다.
남녀 주인공이 서로 애틋한 감정이 없다가 계약이든 정략이든 먼저 결혼한 후 뒤늦게 서로에 대한 사랑을 느낀다는 ‘선 결혼 후 연애’다.
올봄 신드롬급 인기를 누린 tvN ‘눈물의 여왕’을 비롯해 채널A ‘새벽2시의 신데렐라’, ‘손해보기 싫어서’, 현재 방송 중인 MBC ‘지금 거신 전화는’, 넷플릭스 ‘트렁크’ 등이다.
‘눈물의 여왕’에선 김수현과 김지원이 결혼 후 진정한 사랑을 깨닫는 부부로 호흡을 맞춰 자체 최고 시청률 24.9%를 기록, 역대 tvN 드라마 시청률 1위에 올랐다.
유연석과 채수빈이 정략 결혼한 부부로 나선 ‘지금 거신 전화는’도 마찬가지다. 지난 달 22일 첫 방송된 드라마는 겉으로는 완벽해 보이는 결혼 3년차 부부가 서로 대화도 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극중 유연석은 대통령실 대변인 백사언 역을, 채수빈은 그의 아내이자 수어 통역사로 출연 중이다. 두 사람은 의문의 협박 전화를 받으며 점차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최근 방송한 4회에서도 유연석이 아내를 지키기 위해 사람들 앞에 처음 아내의 존재를 인정했고, 함묵증을 앓고 있던 아내 목소리를 처음 듣곤 미묘한 감정을 드러냈다.
이처럼 ‘부부 로맨스’라는 설정에 스릴러를 더한 덕분에 드라마는 최근 전 세계 팬들을 사로잡았다.
3일 OTT 서비스 순위 집계 사이트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지금 거신 전화는’은 전날 기준 넷플릭스 ‘TV쇼’ 부문에서 전 세계 2위에 올랐다. 지난달 26일부터 1일까지 총 33개국 이상에서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 인기를 주도했다.
화제성 조사(펀덱스)에서도 방송 2주 만 TV·OTT 전체 드라마 1위를 기록했다. 유연석과 채수빈은 출연자 화제성에서 나란히 1, 2위를 차지해 눈길을 끌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트렁크’
공유와 서현진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은 ‘트렁크’는 ‘기간제 결혼’을 전면에 내세웠다.
사랑 없이 각자 필요로 1년간 계약 결혼을 하고 이후 점차 사랑에 빠지는 설정이다.
공개 직후 미국 타임 매거진은 “서현진은 복잡한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고 공유는 강렬하면서도 섬세한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극찬했고, 인도 방송사 NDTV는 “인간관계와 트라우마, 해결되지 않은 과거의 결과를 탐구한다. 서현진과 공유는 각 캐릭터의 복잡한 감정과 내면을 생생하게 그렸다” 호평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