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지섭 픽’ 또 통했다…‘서브스턴스’ 청불 예술 영화의 기적

입력 2025-02-12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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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찬란

사진제공|찬란

할리우드 배우 데미 무어가 주연한 ‘서브스턴스’가 청소년관람불가(청불) 예술영화란 ‘장벽’을 모두 뛰어넘고 예술영화 박스오피스에 길이 남을 ‘역대급’ 장기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1일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서브스턴스’는 지난해 12월 11일 개봉해 무려 석 달째 독립·예술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전체 좌석의 4.1%(10일 기준)에 불과한 7만여 개 좌석으로 ‘아이유 콘서트: 더 위닝’, ‘하얼빈’ 등을 제치고 상업영화를 포함한 전체 박스오피스에서도 5위 권 안에 드는 저력을 발휘하고 있다.

‘서브스턴스’는 10일까지 누적 관객 43만 명을 모으며 ‘청불 등급 예술영화’로선 2014년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이후 11년 만 40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다양성 및 예술영화 전문 수입·배급사 ‘찬란’이 2010년 설립 이후 수입한 100여 편 영화 중 최고 흥행 기록에도 해당된다.

이 같은 성과는 페미니즘을 충격적 비주얼로 명확하게 다룬 이번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입소문이 SNS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진 덕분이다. ‘서브스턴스’는 늙고 아름다움 또한 예전 같지 않다는 이유로 방송에서 밀려난 왕년의 스타 엘리자베스(데미 무어)가 정체불명의 약을 투여하고 ‘새로운 버전의 자신’과 마주하게 되는 내용으로, 성 상품화와 성차별, 페미니즘 등 주제를 강렬하게 다뤘다.

인체를 기형적으로 변형하거나 훼손해 공포감을 조성하는 ‘보디 호러’(Body horror)를 표방하는 작품으로, 유혈이 낭자 하는 기괴한 후반 장면에 대한 관객의 충격적인 반응이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았다.

또한 영화는 배우 소지섭이 수입 배급 투자에 참여한 작품으로도 알려져 더욱 눈길을 끈다. 소지섭은 2014년부터 소속사 51K를 통해 수입·배급사 찬란에 꾸준히 투자하며 여러 편의 해외 영화를 국내에 소개해오고 있다.

‘존 오브 인터레스트’, ‘악마의 토크쇼’ 등 최근 1~2년 새 국내에 선보인 작품이 씨네필들의 무한 지지를 받으며 흥행에도 성공하며 ‘서브스턴스’를 비롯한 이른바 ‘소지섭 픽’ 영화에 대한 관심이 더욱 급증하고 있다.



일부 영화 팬들은 2015년 발매한 소지섭의 노래 ‘소간지’ 뮤직비디오 영상에 몰려 덕분에 영화를 잘 봤다는 내용의 댓글을 다는 새로운 인터넷 놀이까지 즐기고 있다. 영상에는 “지섭세(a.k.a 영화발전기금) 내러 왔다”, “좋은 영화 보고 보은하러 왔다” 등 댓글이 달렸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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