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V 속으로] 거울, 나비, 무당벌레… 상징으로 가득한 소녀들의 자기선언서…KiiiKiii(키키) ‘I DO ME’

입력 2025-04-06 2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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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iiKiii(키키) ‘I DO ME’ MV

KiiiKiii(키키) ‘I DO ME’ MV


키키가 전하는 ‘내가 나일 때 가장 빛난다’는 메시지
Z세대를 위한 가장 감각적인 자존감 뮤직비디오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신예 걸그룹 KiiiKiii(키키)가 타이틀곡 ‘I DO ME’를 통해 2025년 봄을 제대로 물들였습니다. 데뷔 EP [UNCUT GEM]의 선공개 곡이자, 그룹의 정체성을 가장 잘 드러낸 이 곡은 뮤직비디오부터 심상치 않습니다.

단순히 “자존감이 중요해요~”라는 메시지를 넘어, 키키는 이 시대 청춘의 정체성 탐구와 자아 선언을 마치 시처럼, 그림처럼 펼쳐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키키는 ‘나답게 사는 법’을 제대로 아는 팀 같군요.

답게는 선택이 아닌 생존

뮤직비디오는 “I could go somewhere, maybe anywhere”라는 도입부와 함께 시작됩니다. 장면은 바람을 타고 흐르는 듯 부드럽지만, 가사는 명확합니다.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 그리고 ‘직감’을 믿는 자기 확신이 담겨 있습니다.

손끝에 앉은 나비는 단순한 예쁜 장식이 아닙니다. 키키는 그것을 “my living ring”이라고 부릅니다. 살아있는 반지, 즉 나의 정체성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정적인 액세서리가 아니라, 움직이고 날아다니는 자아. 여기서부터 키키의 서사는 시작됩니다.

“내걱정 NO! 난 나답게 더 빛나져”라는 키키는 타인의 걱정도, 시선도, 잔소리도 단칼에 잘라냅니다. ‘내가 나일 때 더 빛난다’는 이 선언은 요즘 말로 ‘자존감 앤섬’ 그 자체입니다.

거울 속 반전된 이미지를 보여주는 연출도 인상적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왜곡된 나를 만든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면입니다. 키키는 그 거울을 똑바로 들고, 자신의 길을 선택합니다.



KiiiKiii(키키) ‘I DO ME’ MV

KiiiKiii(키키) ‘I DO ME’ MV

그리고 무당벌레 피어싱(사실은 얼굴에 붙어있지만). 너무 귀엽죠. 하지만 그냥 귀여운 건 아닙니다. 무당벌레는 행운의 상징이지만, 여기서는 고정된 의미를 거부하는 상징으로 읽힙니다. 남들이 정해준 ‘뜻’을 무시하고, 자기 식으로 재해석한 상징인 셈입니다.

“이걸 해야 돼”, “거길 가야 돼”라는 말들은 이제 그만.” 키키는 말합니다. “상관없어. 난 내가 될 거니까”. 이 대사는 울림이 강합니다. 자기표현을 넘어서, 자기확장의 선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핑크빛 도약, 반전의 거울

뮤직비디오의 핵심 이미지는 핑크빛 점프일지 모릅니다. 특히 석양을 배경으로 뛰어 오르는 장면은 뮤비 전체를 통틀어 가장 아름답고 상징적인 장면입니다. “I run in the air!”라는 대사와 함께, 키키는 공중을 달립니다. 정서적인 도약이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가사 “Feel the breeze, 나만 들리는 소리” 역시 키키의 세계관을 정리해 줍니다. 세상의 소음 대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장면입니다. 단순한 힐링이 아니라, ‘개인의 리듬’을 찾는 치열한 여정일지 모릅니다.

뮤직비디오는 점점 더 조용해지고, 섬세해집니다. 달빛 아래, 키키는 자신을 ‘별난 아이’라고 고백합니다. 그 말에는 약간의 두려움과 흔들림이 담겨 있지만, 곧 “나는 내 상상보다 더 큰 나였어”로 이어집니다. 불안과 성장이 공존하는 이 구간이야말로 뮤직비디오의 진짜 클라이맥스입니다.

KiiiKiii(키키) ‘I DO ME’ MV

KiiiKiii(키키) ‘I DO ME’ MV

‘I DO ME’, 키키가 쓴 자기 선언서

‘I DO ME’는 단지 멋진 곡이 아닙니다. 이것은 자아에 대한 성찰이며, 선언이며, 작은 혁명입니다. 나비, 무당벌레, 거울, 석양, 날개… 이 모든 시각적 상징은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을 끊임없이 던집니다.

키키는 이 곡을 통해 단순한 음악 이상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나답게’라는 말이 지겨울 정도로 반복되는 시대에, 키키는 그것을 새롭고 감각적으로, 그리고 단단하게 되살렸습니다.

Z세대를 위한 노래일지도 모르지만, 사실 이 곡은 우리 모두를 위한 곡입니다. 거울을 한번 거꾸로 들어보세요. 세상이 뒤집힌 게 아니라, 내가 바로 서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키키가 말합니다.
“I do me, I do my way.”
그리고 우리는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그래,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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