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강유석 ‘언슬전’, 전공의 없는 전공의 이야기 (종합)[DA:현장]

입력 2025-04-10 15: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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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사태’ 속에 전공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10일 오후 서울 구로구 라마다서울 신도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크리에이터 신원호 이우정 연출 이민수 극본 김송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행사에는 배우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신원호 크리에이터, 이민수 감독이 참석했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약칭 ‘언슬전’)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의사생활을 꿈꾸는 레지던트들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담는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첫 스핀오프다.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전공의)들 이야기를 다룬다.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이 각각 전공의로 분한다.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연출이 아닌 이름으로 이런 자리에 서는 건 처음이다. 크리에이터라고 하는데 그냥 최종 책임자, 보호자, 혹은 아빠 이런 역할로 이 자리에 썼다. 관심 갖고 지켜봐 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우리 작품, 그리고 우리 애들 예쁘게 봐 주면 좋겠다”고 인사했다.





스핀오프 형식에 대해서는 “처음 시도해 보는 형식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도 그렇고 ‘슬기로운’ 시리즈도 원하는 분이 많았다. 이번에 김송희 작가가 작품을 시작하며 사회초년생 이야기를 다룬 메디컬 드라마를 하고 싶어 했고, 우리와 함께 스핀오프를 하게 됐다”라며 “‘슬의생’은 이미 슬기로운 교수들의 더 슬기로워지는 성장기였다면, 이번 작품은 아직 슬기롭지 못한 초년생들이 점점 슬기로워지는 작품이 될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두 번째 키워드가 ‘청춘 성장 메디컬물’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도 처음 PD를 시작할 때부터 PD로서 직업적 소명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이 친구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1년 차의 모습 그대로 담겨 있을 거다.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도 보일 것이고 그게 아마 감동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내가 최근 느끼는 건데 현실에서도, 콘텐츠로서 성장 서사가 없다. 요즘 워낙 경쟁이 심화되다 보니 차근차근 성장하는 모습보다 극적으로 성공하는 서사를 보고 싶어 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오랜만에 보는 그런 감동적인 성장 서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이민수 감독은 “스핀오프라 이전의 설정을 가져가면서 변화를 주려 했다”라며 “율제병원도 본원이 아닌 어딘가에 있는 분원 설정이고, 기존의 ‘슬기로운 의사생활’ 분위기는 가져가면서 변화를 주려 했다”라며 “산부인과는 출산을 다루는 산과와 질병을 다루는 부인과가 동시에 있는, 오묘함이 있더라. 그런 오묘함에 청춘들의 성장 서사가 어울릴 거 같았다. 그래서 다양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극 중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1년 차 레지던트인 사회 초년생 오이영 역을 맡은 고윤정은 “겉으로 보기에는 시니컬하고 무뚝뚝하고 차가워 보인다. 그런데 사람이든 일이든 한번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 최선을 다하는 열정적인 인물이다. 그래서 ‘겉차속따’라고 하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캐릭터를 설명했다.

고윤정은 “‘응답하라’ 시리즈와 ‘슬의생’을 잘 봤던 시청자였는데, 이 웅장한 세계관에 참여한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폭싹 속았수다’에서 양은명 캐릭터를 크게 주목받은 강유석은 딱 한 곡의 히트곡을 남긴 전직 아이돌 멤버에서 종로 율제병원 산부인과 레지던트 1년 차가 된 엄재일 역을 맡는다.

강유석은 “아이돌을 하다가 잘 안 돼서 레지던트가 된 인물이다. 아이돌 출신이라 굉장히 에너지가 넘치고 열정적이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도 많고 도와달란 말도 많이 한다. 열정이 과다해 때로는 주변인에게 피로감을 주기기도 한다”라며 “많은 분이 양은명을 보면서 ‘은쪽이’라고 하며 답답해 하셨는데, 이번에는 밝은 에너지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소리를 지를 정도로 기뻤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의생’을 보고 자랐고, 이런 작품을 해보고 싶었는데 캐스팅됐다고 하니 감개무량하고 행복하더라”고 출연소감을 전했다.



‘슬기로운’ 시리즈에 합류한 것만으로도 배우들은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하지만 제작진은 ‘의료 사태’라는 큰 짐을 가지고 있다. 신원호 크리에이터는 “아마 그런 환경이 아니었으면 내가 이 자리에 없었을 거다. 보호자로서 이 자리에 온 거다. 사실 노심초사했다. 우리 (의료 사태에서) 걱정했던 부분은 한 가지다. 촬영 중반쯤 사태가 벌어졌는데, 우려하는 부분은 딱 한 가지였다. 젊은이들의 예쁜 이야기를 즐겁게 시청해야 하는데 다른 이유로 다르게 읽히지 않을까 싶었다. 비뚤어지게 보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래서 편성을 미룬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늘 말하지만, 만들고 풀어내는 것은 우리 몫지만 시청하고 판단하는 것은 시청자 몫이다. 처분만 기다린다”라며 “아빠 역할로서 부탁하자면 제발 많이 봐 달라. 너무 많이 고생했고 열심히 촬영했다”고 당부했다.

현실 상황을 오롯이 담아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에게 ‘리얼리티를 많이 살린다’는 이미지가 있다. 그런데 이 작품과 관련해서는 ‘현실하고 맞지 않는다’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우리는 현실에서 개연성이 있다 싶은 이야기를 허구로 만들어내고 디테일을 리얼리티로 채워간다. 드라마는 허구의 이야기다”라며 “우리한테 판타지라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많은 이가 원하는 바를 그려내고 있다. 그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 좋지, 뭐라고 불리는지는 중요치 않다. 우리가 원하는 바를 담아서 작품을 제작했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판타지고 허구라는 것을 강조한 신원호 크리에이터. 그렇다면 ‘현실 공감’이라는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쏟아대던 홍보 문구들은 그저 말장난이었을까. 이제 판단은 진짜 시청자 몫이다. 의료 사태 속 전공의 없는 전공의 드라마는 시청자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주목된다.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12일 밤 9시 10분 첫 방송된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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