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안효섭이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안효섭은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전지적 독자 시점’ 인터뷰를 진행해 동아닷컴과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안효섭은 ‘전지적 독자 시점’에 몰입했던 순간을 떠올리며 “워낙 판타지고, 땅에 떨어진 이야기다. 스스로도 이 소설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데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시간순대로 찍다 보니까 사건이 끊이지 않는데, 그 사건을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이 세계로 들어갔던 경험이 있다. 이 세상을 구하려는 의지가 느껴지는 순간이 있었다. 나중에는 체력적보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이 모든 걸 막아야 한다는 신념 하나로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또 이번 작품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이민호에 대해 “일단 너무 반가웠다. 형을 만나는 게 10년 만인데, 형이 먼저 스스럼없이 어제 본 것처럼 다가와 줘서 편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캐다나에 있던 학생 때부터 형은 나의 연예인이었다. 독자에게도 유중혁은 그런 존재였다. 영웅이자 아이돌이었다. 그런 지점에서 연기를 했을 때 자연스럽게 커넥션이 됐던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극 중 김독자가 소설의 결말을 다시 쓰기 위해 소설 속의 세계에 들어간 것처럼, 안효섭이 과거로 돌아갔을 때 결말을 다시 쓰고 싶은 부분이 있냐는 질문에 “단 한 개도 없다. 저는 저의 모든 선택에 따라서 그 경험으로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계속 좋은 선택만 하는 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선택은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저는 나서는 걸 싫어하는 사람이다. 지금도 그렇다. 근데 아이러니하게도 배우는 나를 봐야 하는 직종에 있어서, 그걸 넘어서는 것도 큰 고통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극복을 한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리 예술을 사랑하고 연기하는 게 좋아도 봐주시는 분이 없으면 의미가 없는 거다.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내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 생각 하나로 그냥 이를 꽉 깨물고 한 것 같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안효섭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연기를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를 묻자 “일단 성인이 되고 나서부터 제일 투자를 많이 한 분야고, 한 분야에 오랜 시간 투자하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예전에 한석규 선배님이 ‘연기 재밌지? 근데 잘하면 더 재밌다’라는 말을 하셨다. 어디까지 가는지 보고 싶다. 얼마나 재밌어질지”라며 “초반에는 그만두고 싶은 생각도 많았다. 연기가 좋아서 연기만 할 수 있는 건 아니잖나. 사회생활도 해야 하고, 욕도 많이 먹고, 내가 상상했던 현장도 아니었다. 근데 ‘낭만닥터 김사부 2’를 찍으면서 그때부터 연기에 대한 열망이 가득해졌다”라고 말했다.

또 “지금은 즐기는 중이다. 현장을 가는 매일매일이 설레고 즐겁다. 이제는 연기가 삶이 된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23일 개봉하는 ‘전지적 독자 시점’은 10년 이상 연재된 소설이 완결된 날 소설 속 세계가 현실이 되어 버리고, 유일한 독자였던 김독자(안효섭 분)가 소설의 주인공 유중혁(이민호 분) 그리고 동료들과 함께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한 판타지 액션 영화다.

안효섭은 ‘전지적 독자 시점’에서 평범한 게임회사의 계약직 사원이자 소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남는 세 가지 방법’의 유일한 독자인 김독자를 연기한다.

최윤나 동아닷컴 기자 yyynn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