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델 방은미가 아들 때문에 무속인이 됐다고 털어놨다.

18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아들을 살리기 위해 무당이 된 방은미 근황이 공개됐다.

방은미는 1992년 패션 모델로 데뷔했지만, 4년 만에 돌연 은퇴했다. 이유는 신병이었다. 방은미는 “느닷없이 아침에 눈을 떴더니 왼쪽 얼굴과 어깨, 팔이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마비 증상이 왔다. 치료받으면 될 거라고 했는데 한방, 양방 모두 차도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무속인은 신병이라고 했다. 방은미는 “내가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고 하더라. 심지어 내 자식에게도 끔찍한 일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아들을 지키기 위해 내림굿 받는 방법을 찾았다”고 말했다.

남편 없이 혼자 견뎠다. 전 남편은 아들이 100일 때쯤 헤어졌다. 신내림은 아들이 돌이 지났을 때 받았다.

방은미는 “아들에게 같은 고통이 대물림될 수 있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 망설이지 않았다. 아들과 떨어져 지냈던 3년이 가장 힘들었다. 아이를 키우시는 분들은 알겠지만, 돌배기 자식과 떨어져서 지내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나. 그 시간이 나한테는 칼로 살을 도려내는 것 같은 제일 힘든 기억이었다”고 털어놨다.

모친 도움을 받아 아들을 키웠지만, 함께했던 시간은 오래되지 않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들을 캐나다로 유학을 보내면서 또 장기간 떨어지게 된 것.

방은미는 “아들을 유학 보낸 가장 큰 계기가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집에 오던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 날 안 오더라. 물어봤더니 (친구 부모가) ‘우리 집 가지 말라’고 했다는 거다. (무당집인걸) 알았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방은미는 “나중에 그 일 한 번으로 끝난다는 보장이 없지 않나. 아들은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엄마의 직업 때문에 계속 나빠지는 상황이 올 것 같았다. 다행히 아들이 유학가서 중·고등학교 생활을 꽤 잘했다”고 전했다.

방은미는 “그때 같이 있어 주지 못했던 게 늘 미안함으로 남아있다. 엄마가 필요했을 텐데 표현한 적도 거의 없고 혼자서 알아서 이해해야만 했던 상황들이 미안하다”고 했다.

23살이 된 아들은 캐나다에서 대학 졸업 후 4개월 전 한국에 돌아왔다. 방은미 아들은 “(유학 당시) ‘가족 보고 싶다, 엄마 보고 싶다, 도중에 포기하고 한국으로 다시 돌아갈까’ 생각이 종종 들었다. 한편으로는 나도 엄마가 열심히 고생하는 걸 알고 있으니까 조금 더 자랑스럽게 느낄 수 있는 아들이 되고 싶어서 노력했다”고 이야기했다.

홍세영 동아닷컴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