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제공|넷플릭스
설경구와 홍경이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를 통해 절체절명의 비행기 착륙 작전 그 이면의 이야기를 위트 있게 풀어냈다. 17일 공개된 영화는 1970년 3월 31일 일본 공산주의 단체가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에서 후쿠오카행 여객기를 납치, 북한으로 도주하려 한 실제 하이재킹 사건을 블랙 코미디적 상상력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설경구가 연기한 출신도 이름조차 베일에 싸인 미스터리 해결사 ‘김아무개’, 홍경이 맡은 원칙주의 엘리트 공군 중위 ‘서고명’은 성격부터 스타일까지 판이한 ‘물과 기름’같은 캐릭터다. 영화 속 두 인물은 극과 극의 성향에도 불구하고 ‘항공기 납치 사건 해결’이라는 공통 목표 앞에서 묘하게 교감하며 서사를 이끈다. 설경구와 홍경도 이 미묘한 케미스트리를 ‘굿뉴스’의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O“확신 없던 캐릭터, 의심하며 연기”
‘연기 귀신’ 설경구조차 김아무개는 이해하기도 표현해내기도 어려운 고난도 역할이었다. 말투부터 의상까지 전혀 다른 시대에서 온 것 같은, ‘이질적인 캐릭터’를 연기하는 내내 그는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 게 맞나”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저는 확신이 안 서는데, 변성현 감독은 ‘계속 그렇게 하시면 된다’고만 하더라고요. 변 감독의 말에 따라 제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이 길었어요. 다 생각이 있겠거니 싶어 믿고 할 수 밖에 없었죠. 변 감독이 영화 만드는 것과 술 마시는 것만큼은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이거든요.(웃음)”
극 중 김아무개가 스크린 밖의 관객에게 직접 말을 거는 이른바 ‘제4의 벽’을 깨는 장면은 설경구에게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런 연기는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이라고 했다.
“일반적으로는 배우가 렌즈를 직접 바라보는 건 금기와도 같죠. 그런데 느닷없이 렌즈를 보고 대사를 하라니까 못하겠더라고요. 그 장면은, 관객에게 ‘이 소동에 개입하지 말고 그저 바라보기만 하라’는 김아무개의 선언 같은 거라고 생각했어요.”

사진제공|넷플릭스
‘불확실함’이 가득했던 이번 작품에 기꺼이 몸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변성현 감독에 대한 믿음 덕분이었다. 변 감독의 데뷔작인 ‘불한당:나쁜 놈들의 세상’부터 ‘굿뉴스’까지 모든 작품(4편)에 출연한 설경구는 14살이나 어린 변 감독을 “나의 영화 아버지”라고 장난스럽게 칭하기도 했다.
“변 감독과 성격은 그다지 잘 안맞아요.(웃음) ‘불한당’ 때는 엄청 싸우기도 했죠. 저는 ‘영화는 사실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변 감독은 만화같은 이야기와 이미지를 좋아하거든요. 처음엔 변 감독의 요구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함께하다 보니 납득이 되더라고요. 제가 편견에 가득한 고지식한 사람이었던 거죠. 변 감독이 제 식견을 넓혀준 거예요.”
임시완(불한당), 도경수(더 문) 등 후배 연기자들과 남다른 케미를 보여온 설경구는 이번 영화에서 홍경과의 호흡도 만족스러워했다. 그는 홍경을 “겁나게 열심히 준비하는 애”라고 표현하며 귀엽다는 듯 웃었다.
“홍경은 대본도 시험 공부하듯 한 줄 한 줄 써가며 준비해요. 안 풀리는 부분이 있으면 잠도 제대로 못 자고 진짜 집요해요.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면서 영상 콘텐츠만 보는 애라니까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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