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 이정연 기자] 배우 안은진이 감정 이입을 끌어올리는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의 힘을 제대로 보여줬다.

4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키스는 괜히 해서!’에서는 생계를 위해 ‘애엄마’로 위장 취업한 싱글녀 고다림(안은진 분)이 공지혁(장기용 분)을 향한 마음을 애써 숨기며 홀로 감정을 삭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책임감과 가족을 향한 애틋함으로 버텨온 고다림이지만, 사랑 앞에서 무너지는 순간이 찾아오며 시청자들의 마음까지 저릿하게 만들었다.

이날 고다림은 공지혁의 약혼 소식을 듣게 됐다. 자신이 찾아간 날 밤 공지혁이 차갑게 굴었던 이유가 ‘약혼’ 때문이라고 오해한 고다림은, 더 이상 그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프로잖아!”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며 공지혁을 ‘일로만 대하자’고 마음먹지만, 흔들리는 감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특히 공지혁이 더욱 차갑게 선을 긋자 고다림은 하루 종일 혼란 속에 서 있었다. 퇴근길, 두 사람의 웃음 섞인 추억이 떠오르는 순간부터 고다림의 눈가는 붉어졌고, 이어 버스를 타려다 구두 굽이 부러지며 넘어지는 장면이 결정적인 감정 폭발로 이어졌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할 수 없는 현실, 끝없이 반복되는 시련이 부러진 구두 굽처럼 와닿았던 고다림은 결국 길 위에 주저앉아 울음을 터뜨렸다.

안은진은 단순히 눈물을 흘리는 것이 아니라, 참아온 감정이 서서히 터져 나오며 커지는 울음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왜 우는지도 명확히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속내, 사랑과 책임 사이에서 흔들리는 서글픔이 고스란히 전해지며 시청자들의 몰입을 높였다. 로맨틱 코미디 주연이 처음인 안은진이지만, 고다림의 서사를 차곡차곡 쌓아 올리며 ‘대체불가 로코 여주’로 확실한 존재감을 증명했다.

한편 방송 말미, 공지혁이 고다림이 애엄마도 유부녀도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의 로맨스에 큰 전환점이 예고됐다. 그동안 쌍방 속앓이를 이어온 두 사람이 오해를 풀고 진짜 감정을 마주할 수 있을지, 고다림을 응원하던 시청자들이 함께 웃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진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