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다방’은 결국 막내 이모 캐릭터의 집합소죠”…이수지가 말하는 부캐 토크쇼

“언젠가 쓴다고 했던 막내이모 캐릭터.. 이모 반대도 있었지만.”

이수지는 9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쿠팡플레이 ‘자매다방’ 인터뷰에서 “결국 ‘자매다방’은 제가 오래 품고 있던 막내이모 캐릭터를 마음껏 풀어놓는 공간”이라고 말했다. 레트로한 다방 세트, 손님처럼 찾아오는 게스트, 과하게 친근한 언니·이모 톤의 진행까지, 모든 요소가 ‘부캐 토크쇼’를 전제로 설계된 자리라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다방 콘셉트였던 것은 아니다. “제작회의 단계에서는 다방이 아니었어요. 드라마나 영화, 뮤지컬 현장으로 찾아가는 카페 차 콘셉트였다. 그런데 부캐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우리가 손님을 ‘모시는’ 공간이 더 어울리겠더라. 그래서 ‘다방’으로 갔다.”

그 과정에서 오래전부터 가슴에 품고 있던 캐릭터가 공개됐다. 바로 ‘막내이모’다. “막내 이모 말투가 항상 머릿속에 있었다. ‘언젠가 꼭 어디선가 써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자매다방’ 할 때 한다고 했는데, 처음에는 이모가 반대도 있었는데, 방송이 나가고 나니까 ‘정숙 씨 목소리 아니냐’는 전화도 많이 온댄다.”

‘자매다방’의 가장 큰 강점으로는 “웃음을 기반으로 한 토크쇼”라는 점을 꼽았다. “나는 숨 쉬듯이 ‘어떻게 하면 웃길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매다방’에서는 게스트가 작품에서 보여주지 못하는, 진짜 내려놓은 모습을 이끌어내고 싶었다. 같이 수다 떨면서 어디에서도 못 들어본 이야기를 듣는다거나, 보지 못한 연기를 보여주는 순간들이 있는데, 그게 ‘자매다방에서만 가능한 지점’이라고 생각한다.”

이수지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일상의 관찰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노래 듣는 걸 좋아해서 늘 이어폰을 끼고 다니는데, 요즘은 일부러 밖에선 이어폰을 빼려고 해요. 사람들이 무슨 얘기 하는지 듣고, ‘요즘 저게 공감대구나’ 살펴보게 되더라. 재래시장도 일부러 가보고, 애기랑 버스를 많이 탄다. 버스 안에도 재밌는 분들 정말 많다. 그런 것들이 다 캐릭터 재료다.”

그러면서 “지망생 때는 ‘언젠가 연예인이 되면 카니발 타고 다녀서 이런 걸 못 보겠지’라고 생각해서 캐릭터를 미리 쌓아두자는 마음이 있었다”며 웃었다. 지금도 모자 푹 눌러쓰고 사람들 틈에 섞여 보지만, “몸 크기 때문에 들키는 편”이라는 셀프 디스로 웃음을 줬다.

끝으로 이수지는 “‘자매다방’을 녹화한다는 생각으로 촬영하지 않는다. 그냥 다방에 손님 온 줄 알고 재밌게 즐긴다고 생각한다”며 “막내이모 캐릭터가 앞에 서 있지만, 사실은 손님들 이야기, 시청자들이 웃고 편하게 볼 수 있는 이야기를 꺼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김겨울 기자 win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