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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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물에 잠기는 마지막 날, 인류의 생존을 건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가 공개 직후 글로벌 차트(플릭스패트롤) 정상에 직행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에는 처절한 사투 속에서 팽팽한 호흡을 맞춘 배우 김다미와 박해수가 있다.

인류를 위협하는 재난 속에서 아들을 지키려는 AI 연구원 안나 역의 김다미와 임무를 위해 안나를 구출해야 하는 보안팀 희조 역의 박해수는 ‘대홍수’에서 다층적인 감정선을 그려낸다. 수중 훈련까지 거치며 극한의 촬영을 소화한 이들은 거대한 재난 앞에서 결국에는 사랑이라는 가치를 전하는 영화라며 ‘대홍수’가 전하는 깊은 울림을 강조했다.

O“‘대홍수’는 도전적 반응, 호불호 반응도 의미 있어”

‘대홍수’는 넷플릭스 글로벌 1위에 오르는 성과를 거뒀음에도 시청자 사이에선 극명한 호불호를 낳고 있다. 재난물로 출발해 SF로 확장되는 장르 변환 및 일부 설정을 두고 온라인 상에서는 격렬한 설전까지 이어지고 있다. 박해수는 “다양한 의견이 오고 가는 작품이라는 건 좋은 신호”라며 가족과 나눈 대화를 예로 들어 자신의 생각을 풀어냈다.

“최근 아내와 아이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아이에게 모두가 일반적으로 원하고 좋아하는 것을 가르쳐야 할지, 아니면 누군가는 반대하더라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게 하는 게 나을지에 대한 이야기였죠. 저희 부부의 결론은 ‘성장을 위해서는 남들이 해보지 않은 일도 해야 한다’였어요. 결은 조금 다르지만 전 우리 영화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지적인 견해들이 나올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도전적인 영화라고 느꼈죠.”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춘 김다미의 연기와 캐릭터 소화력에 대해서도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한 아이의 아버지인 그는 어린 나이에도 모성애를 설득력 있게 표현한 김다미의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아이를 잃고 찾으려는 애틋함과 절실함 자체는 연기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제가 정말 감동한 부분은 아이를 대하는 김다미 배우의 사소한 표정과 몸짓 같은 디테일들이에요. 캐릭터를 연기하며 ‘아이를 정말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구나’라는 게 느껴졌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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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연극으로 해외 투어, 뜻깊다”

‘대홍수’를 포함해 올해만 4편의 주연작을 선보인 그는 바쁜 와중에도 꾸준히 무대에 오르며 연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있다. 연극 ‘벚꽃동산’으로 호주와 미국 등 해외 무대에도 오르고 있다. 연극을 통한 해외 투어는 오랜 시간 무대에 서 온 그에게도 이례적이고 “특별한 경험”이었다고 했다.

“‘연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뉴욕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건 정말 뜻깊은 일이에요. 공연 자체 뿐만 아니라 우리 배우들의 무대 연기를 보는 것 자체를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한국 연기자에 대한 긍정적 반응을 직접 체감할 수 있었죠.”

그에게 올해는 유난히도 슬픈 해이기도 하다. ‘연극계의 두 거목’ 이순재와 윤석화가 잇따라 세상을 떠났다.

“감히 말씀드리자면 두 선배들과 같은 시대를 살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이순재 선생께서는 마지막까지 무대에 서 후배들의 귀감이 되셨고, 윤석화 선생은 제가 처음 주연을 맡은 연극을 제작해주신 분이라 개인적으로 더 마음이 애틋해요. 언제나 두 분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그 뒤를 따르는 후배가 되고 싶습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