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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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김승현 기자] 배우 조인성이 잇따른 국정원 캐릭터 출연에 대한 부담감과 배우로서의 성장 고민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동아닷컴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조인성은 영화 ‘밀수’, ‘모가디슈’를 함께한 류승완 감독과 또 한 번 호흡을 맞춘 데 대한 부담, 그리고 국정원 캐릭터를 연이어 맡은 것에 대한 부담이 없었는지 묻자 “개봉 시기를 제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고 운을 뗐다.

그는 “영화 ‘호프’를 먼저 찍었고, ‘휴민트’도 찍었고, ‘가능한 사랑’도 촬영을 마쳤다. ‘호프’는 1년 반 전에 찍어놨고 국정원 역할도 다른 작품 다음에 나오면 괜찮겠지 하고 약간 가능한 정도의 큰 예상을 한다. 만약 ‘무빙’을 찍고 바로 ‘휴민트’를 했다면 제 판단이 미스였을 수도 있고, 물음표가 생겼을 수도 있다. 저도 바보가 아닌 이상 국정원 요원을 하고 또 바로 국정원 요원을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무빙’이 부담스러웠다면 저를 캐스팅하지 않았을 것 같다. 기시감이 든다고 생각하셨다면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저도 처음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캐릭터가 다르다. 인물을 대하는 태도도 다르다. 김두식은 사람에게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인물이 아니다. 다만 ‘휴민트’가 먼저 개봉하면서 비슷한 캐릭터를 이어 한다고 느끼실 수도 있겠다. 모든 게 제 계획대로 되진 않더라”고 웃었다.

배우로서 데뷔한 지 오래된 만큼 스스로 성장할 지점이 남아 있는지에 대해서는 “오래했다는 건 새롭지 않다는 뜻이기도 하다. 많이 봐왔으니까 기대치가 적어질 수도 있다. 그 안에서 무엇을 다르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늘 같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내가 얼마나 단단해졌는지를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새롭게 연기하는 건 새로운 옷을 입는 것일 수도 있지만, 연기로 치면 가만히 있는 것도 진화일 수 있다. 카메라 앞에서 가만히 있는 건 쉽지 않다. 표현이 됐나 안됐나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걸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게 경험인 것 같다. 결국 연기를 안 하는 지점까지 가보고 싶다. ‘진짜 연기같지 않아요’라는 요즘 말 ‘초자연주의 연기’처럼 정말 자연스럽게, 일상을 담아내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개인적인 발전이라기보다 그런 목표를 두고 있다. 가만히 있었을 때 내 모습이 어떻게 담기는지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헐리우드 진출에 대해서는 “제의가 들어오면 하겠지만, 제가 적극적으로 나설 생각은 없다. 영화계가 어렵다고 하지만 OTT를 통해 우리 작품이 해외에 많이 보여지기도 한다. 유통 환경이 좋아져 자연스럽게 해외 진출이 이뤄지기도 한다. 그런데 아직 한 편의 제의도 없는 걸 보면 저는 로컬용이라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무빙’이 해외에서 얼마나 잘됐는지도 산술적으로 체감하기 어렵다. 저에게 지표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누가 알아봐 주는 것도 아니다.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한국어로 잘 만들어서 저를 봐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연출이나 제작 도전에 대해서는 “저는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 그렇다고 안 하겠다는 건 아니다. 관심은 있지만 그걸 지금 시도할 마음은 없다. 배우 생활에 만족하고 있고, 당분간은 배우로서에만 집중할 생각이다. 가능성은 열어두되 지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편, 11일 개봉한 ‘휴민트’는 비밀도, 진실도 차가운 얼음 바다에 수장되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이들이 격돌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승현 기자 tmd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