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죽은 자들부터 산 사람까지 존재감이 남다르다. tvN 토일드라마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극본 오한기 연출 임필성) 조연들 이야기다.

‘대한민국에서 건물주 되는 법’(약칭 ‘건물주’)이 건물을 둘러싼 예측불가 서스펜스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그 과정에는 주연배우 하정우, 임수정, 김준한, 정수정, 심은경뿐만 아니라 조연 배우들도 남다른 존재감으로 극을 이끈다. 김금순, 현봉식, 이주우, 이신기, 남명렬, 박서경, 박성일, 류아벨 등이 각자의 캐릭터에 집중하며 극적 재미를 완성한다.

제작진에 따르면 먼저 김금순, 현봉식, 박서경, 류아벨은 세윤빌딩과 연관된 이웃, 가족으로 등장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의 희생자가 되며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다. 김금순은 전이경(정수정 분)의 엄마이자 부동산 큰손 ‘전양자’ 역으로, 현봉식은 세윤빌딩 1층 카페 사장 ‘오동기’ 역으로 등장했다. 각각 재개발 지분, 돈을 향한 욕망으로 인해 사고를 당하며 사망해 충격을 안겼다. 김금순은 딸이 납치를 당했는데도 돈을 따지는 계산적인 면모를 보이지만, 그 뒤 감춰진 모정도 그려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봉식은 우연히 기수종의 납치 범죄를 알게 되어 감금을 당하고, 우발적인 사고를 치고 도주하다가 죽는 비참한 최후를 그리며 씁쓸함을 자아냈다.

박서경은 기수종과 김선(임수정 분)의 청각장애를 가진 딸 ‘기다래’로 분해, 부모가 벌인 범죄의 여파를 맞으며 극에 새로운 국면을 불러왔다. 공인중개사 ‘장희주’ 역의 류아벨은 의문의 죽음으로 기수종(하정우 분)을 함정에 빠뜨려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후반부 터진 납치, 사망 사건의 주요 인물로 활약한 두 사람이 ‘건물주’의 예측불가 전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신기는 리얼캐피탈 요나(심은경 분)의 그림자 ‘장의사’ 역을 맡아, 시선을 강탈하는 살벌함을 뿜어내고 있다. 이신기는 말수 없이 절제된 움직임만으로도 기묘한 섬뜩함을 만들어내며, 심은경과 함께 ‘건물주’의 독특한 빌런 케미를 완성했다.

이주우, 박성일은 사건을 추적하고, 재개발 사업 판을 벌리는 인물로 존재감을 발산 중이다. 이주우는 강력계 형사 ‘고주란’ 역을 맡아, 세윤빌딩에서 일어나는 수상한 사건들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건물주 기수종을 의심하면서 극의 긴장감을 조이고 있다. 박성일은 시청 정책보좌관 ‘남보좌관’ 역으로 분해, 물밑에서 음침하게 기수종의 욕망을 부추기고 요나에게 뒤처리를 시키면서 의미심장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한마음빌딩의 건물주 ‘김노인’으로 분한 남명렬은 재개발 욕망을 떨치지 못하는 기수종에게 날카로운 조언을 건네는 역할로 극의 묵직함을 더하고 있다.

시작은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부동산 문제 즉, ‘영끌’ 문제를 이야기하는 듯했던 ‘건물주’는 어느새 그냥 다음은 누가 죽을지 모르는 나비효과만 그리고 있다. 뭐가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분명 시작은 작은 문제였을 텐데 일이 커지고 커져 사람이 계속 죽어 나간다. 건물주가 되는 길이 맞는지 의심스럽지만, 제목은 ‘건물주가 되는 법’이다. 이상한 것은 주인공이 이미 건물주인데 ‘건물주가 되는 법’이라고 하면서 당최 알 수 없는 사람 죽어나가는 스토리만 전개된다.

파국으로 치닫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로 끝을 맺을까. ‘건물주’ 9회는 11일 토요일 밤 9시 10분 방송된다.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