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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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스타 작가 박해영의 신작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모자무싸)가 호평에도 불구, 시청률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2%의 시청률로 출발한 ‘모자무싸’는 3회에서 2.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까지 하락하며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다. 중반부에 접어든 8회에서는 3.9%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지만, 두 자릿수 시청률에 폭발적 화제성마저 다잡았던 ‘나의 아저씨’와 ‘나의 해방일지’ 등 박 작가의 전작들과 비교하면 회복세는 다소 더딘 인상이다.

정량적 성과와 별개로 일부 시청자의 반응은 뜨겁다. ‘모자무싸’는 20년째 데뷔 못한 예비 감독 황동만(구교환)이 성공한 친구들을 바라보며 느끼는 자격지심을 이겨내고 내면의 평온함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시청자는 누구나 한 번쯤 느껴봤을 법한 ‘내면의 밑바닥’을 지독할 만큼 현실적으로 담아내 깊은 공감을 표시하고 있다.

특히 “너는 괴물이 아니야, 아직 자기 계절을 만나지 못한 사람일 뿐이야”나 “우리는 모두 무가치함이라는 괴물과 싸우는 전우들이야” 등의 대사는 시청자에게 진한 위로를 안기며 명대사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인간의 원초적인 불안과 무가치함을 담담하게 긍정하는 서사는 마니아층의 강력한 지지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이되고 있다.

이런 호평의 이면에는, 박 작가 특유의 문법이 확장성 측면에서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철학적 사유가 짙게 밴 긴 호흡의 대사와 관념적 독백은 일부 시청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지만, 동시에 극의 전개를 더디게 만들고 몰입을 방해하는 ‘장광설’처럼 비춰진다는 지적도 있다. 사건 중심의 빠른 전개에 익숙한 시청자들에게는 이러한 스타일이 진입 장벽으로 작용, ‘예술적 성취’와 ‘대중적 흥행’ 사이의 간극을 드러낸 작품이라는 평가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