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그룹 ZEROBASEONE(제로베이스원)이 새로운 챕터의 문을 연다. 일부 멤버들의 이탈과 재편이라는 변화를 지나, 다섯 명으로 다시 출발선에 선 이들은 여섯 번째 미니앨범 ‘Ascend-(어센드-)’로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3월, 9인 체제의 완결 콘서트였던 ‘HERE & NOW’ 앙코르 콘서트 이후 멤버들에게도, 제로즈(팬덤)에게도 쉽지 않은 시간이 흘렀다.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이었다”는 고백부터 “우리 아직 곁에 있다”는 다짐까지. 제로베이스원은 요동치는 마음을 지나 다시 뭉쳤고, 변함없이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변화 속에서 이들이 가장 먼저 고민한 건 다섯 명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색’이었다. 덜어내고, 비우고, 더 성숙해진 제로베이스원의 음악적 방향성이 ‘어센드-’에 담겼다. 이하 제로베이스원과의 일문일답.


Q. 이전보다 한층 성숙해진 콘셉트가 인상적이다.

A. 석매튜 : 멤버 구성이 아홉 명에서 다섯 명으로 변화하면서 케미스트리도 달라졌다.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색깔이 뭘까 고민했다. 콘셉트와 노래를 조합했을 때 덜어내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했다. 클래식하고 깔끔한 스타일이 가장 잘 어울린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Q. 타이틀곡 ‘TOP 5’는 2000년대 댄스팝 장르다. 멤버들에게는 어릴 때 혹은 태어나기 전 음악이기도 한데, 어떤 점이 새롭게 느껴졌나.

A. 성한빈 : 자료를 정말 많이 찾아봤다. 경험했다고 해도 깊이를 알 수 없는 시대라 회사 관계자분들이나 주변 어른들에게 레퍼런스도 많이 받았다. 마이클 잭슨과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무대도 찾아보면서 색감이나 무드에서 영감을 얻으려 했다. 이전에는 포즈를 취하거나 액션을 크게 하는 촬영이 많았다면, 이번에는 ‘비우고 공간을 즐겨보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 아우라를 불러일으키는 촬영을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몸에 익더라. 새로운 도전이 재밌게 느껴졌고 준비하면서 기대도 됐다.


Q. 수록곡 구성에도 멤버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됐다고.

A. 박건욱 : 총 7곡이 수록됐는데 ‘인트로.(Intro.)’는 전체 트랙의 요소를 섞어서 만들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듣고 ‘인트로’를 다시 들으면 악기를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타이틀곡 ‘TOP5’는 2000년대 댄스팝을 제로베이스원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했다. 악기나 멜로디 라인이 현대적이고 세련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믹스도 신기하게 돼서 소리 질감도 색다르게 느껴질 것 같다.


Q. 2000년대 특유의 보컬 톤을 살리는 과정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A. 박건욱 : 그 시절 보컬 톤을 살려야 해서 재녹음을 정말 많이 했다. 디렉팅대로 녹음하고 모니터를 들어봤는데 욕심이 생겨서 다시 녹음하고, 또 녹음하면서 지금 버전이 완성됐다. 최대한 느끼한 듯 느끼하지 않고, 부담스럽진 않지만 섹시하다고 느낄 수 있는 발음과 톤을 만들려고 했다. 대놓고 라기 보다 은은하게 향이 나는 느낌을 살리고 싶었다.
석매튜 : 재녹음한 이유는 처음에 느끼함이 부족해서. 편하게 들을 수 있게 했더니 재미가 없더라.

Q. 박건욱의 첫 자작곡 ‘커스터마이즈(Customize)’도 수록됐다.

A. 박건욱 : 다섯 명으로 제로베이스원을 이어간다는 윤곽이 잡혔을 때 어떻게 보여줘야 진정성 있고 퀄리티 있게 느껴질까 고민했다. 멤버의 곡이 들어가 있으면 훨씬 더 설득력이 있겠다고 생각해서 작업을 시작했다. 각 멤버의 보컬 역량과 스타일을 돋보이게 해줄 수 있는 방향으로 곡을 썼다. 곡도 잘 나왔고 멤버들도 너무 잘해줬으니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성한빈 : 정말 기특했다. 멤버들을 생각하면서 쓴 곡이라 우리에게도 의미가 크다. ‘KCON JAPAN 2026’에서 무대도 했는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시점에 건욱이 곡으로 무대를 한다는 게 의미 있었다. ‘우리 멤버들을 정말 잘 아는구나’ 느꼈다. 파트와 분위기, 메시지를 잘 써줬다. 역시 ‘황금 막내’다.


Q. 곡을 쓰는 입장에서 멤버들의 보컬 역량은 어떻게 느꼈나.

A. 박건욱 : 다섯 명이지만 다섯 개의 톤에 그치지 않고 상상할 수 있는 폭이 굉장히 넓고 저음부터 고음까지 보컬 레인지(음역대)도 넓다. 곡을 쓸 때 무리한 음역이나 애드리브를 넣어도 소화해줄 사람이 있으니까 걱정 없이 쓸 수 있었다. 내가 곡만 멋있게 쓰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Q. 보컬적으로 가장 ‘괴롭힌’ 멤버도 있나.

A. 박건욱 : 김태래(웃음). ‘커스터마이즈(Customize)’의 장르가 팝 록인데 그 장르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라고 생각해서 고음 애드리브 부분에서 많이 괴롭혔다.
김태래 : 정말 많이 괴롭혔다(웃음). 오히려 좋았다. 곡 주인의 입장에서는 부르는 사람이 조심스러울 수도 있는데 ‘하고 싶은 대로 해보라’고 해서 여러 방식으로 시도할 수 있었다.


Q. 다른 멤버들도 곡 작업 욕심이 있나.

A. 김지웅 : 나중에는 건욱이가 참여한 곡에 가사로 참여해보고 싶다. 멤버들과 다 같이 작업도 해보고 싶다. 제로즈를 떠올리면서 ‘뭘 좋아할까’를 같이 고민하고 싶다.
박건욱 : 태래는 기타와 악기를 정말 잘 다루고, 멤버들 개개인의 감성이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나중에 팬송을 다 같이 써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Q. 경쟁이 치열한 분위기 속 부담감은 없나. 앞서 ‘6연속 밀리언셀러’를 기록했는데 타이틀 유지에 대한 부담감도 있을 것 같다.

A. 성한빈 : 성과나 결과에 대한 생각을 아예 배제하고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결과는 우리 의지만으로 바꿀 수 없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보다 앨범 자체를 잘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런 과정이 쌓이면 좋은 결과도 따라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TOP 5’를 비롯해 이번 앨범도 더 성장시키고 싶은 욕망이 크다.
박건욱 : 앨범 판매량이나 차트 같은 결과보다 팬들과 대중이 찾아 듣고 싶고, 사고 싶은 앨범을 만들고 싶고 그런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Q. 음악 방송 1위를 기대해 볼만 한데.

A. 성한빈 : ‘엠카운트다운’에서 상을 받는다면 그 날이 매튜의 생일(5월 28일)이다. 매튜의 생일에 우리의 첫 도전인 앨범으로 상을 받는다면 여러모로 특별한 날로 기억되고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 같다. 약간의 기대를 하고 있다.


Q. 1위 공약도 있나.

A. 박건욱 : 컴백 2주 차에 음악 방송에서 ‘그랜드슬램’을 하게 된다면 산에 오르겠다. 컴백쇼 때 ‘어센드-’ 의미에 맞게 정상에 오르려고 가야산에 다녀왔다. 해발 약 1400m라 정말 힘들었지만 한 번 더 도전해보겠다.
김태래 : 돌산이라 더 힘들었다(웃음).


Q. 끝으로 기다려준 제로즈에게 한마디 전하자면.

A. 성한빈 : 우리 제로즈에게 2개월이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지 너무 잘 안다. 그래서 앨범에 마음을 많이 담았다. 우리가 데뷔한 것도 제로즈의 투표 덕분이었다. 그 소중함을 잊지 않고 천천히 오래오래 만나겠다고 약속하고 싶다.
김태래 : ‘KCON JAPAN 2026’ 무대를 통해 기대감을 올렸는데, 앨범도 정말 잘 나왔다. 밖에 나가서 자랑스러운 우리 제로베이스원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박건욱 : 변화가 많은 팀이었던 만큼 걱정도 많고 불안하기도 했을 텐데, 그런 걱정을 싹 날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뿌듯하고 자랑스럽게 좋아할 수 있는 제로베이스원이 되겠다.
김지웅 : 팬 분들이 떨리고 긴장하고 설렜다면, 이제는 우리가 설레게 해드리겠다.
석매튜 : 오래 기다렸을 텐데 기대감도 채워드릴 것. 우리의 마음을 다 쏟아냈으니까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오래 활동하겠다.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