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쇼박스

사진제공|쇼박스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배우 고수가 영화 ‘군체’에서 생명공학과 교수 한규성 역으로 분해 짧지만 강렬한 존재감으로 극의 서사를 힘 있게 열었다.

한규성은 미국 이민을 하루 앞둔 날, 교수 재임용에 실패한 권세정(전지현)에게 체인스 바이오를 소개하기 위해 둥우리 빌딩을 찾았다가 예상치 못한 감염 사태에 휘말리는 인물이다. 고수는 이민을 앞둔 순간까지도 전 부인의 미래를 걱정하며 일자리를 알아봐주는 한규성의 다정함과 책임감을 담백한 연기로 풀어냈다.

이미 관계는 끝났지만 권세정을 외면하지 않는 한규성의 태도는 인물 안에 남아 있는 우정과 의리를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는 이후 재난 상황 속에서도 타인을 먼저 생각하게 만드는 그의 선택에 설득력을 더했다. 위기 앞에서 드러난 정의감은 더욱 인상적이었다. 좀비 떼가 몰려오는 일촉즉발의 상황 속 최현희(김신록)가 쓰러지자, 한규성은 망설임 없이 권세정과 함께 그를 향해 달려갔다.

사진제공|쇼박스

사진제공|쇼박스

고수는 눈앞의 공포보다 사람을 먼저 바라보는 한규성의 본능적인 반응을 긴박감 있게 그려내며 캐릭터의 인간적인 면모를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특히 생존자를 구하기 위해 주저 없이 몸을 던지는 장면에서는 특유의 진중한 에너지와 결단력이 더해지며 극의 긴장감을 단숨에 끌어올렸다.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타인을 포기하지 않는 그의 행동은 단순한 생존 본능을 넘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인간성과 연대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무엇보다 특별출연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만큼 고수의 존재감은 선명했다. 위기 속에서 빠른 판단력과 책임감을 보여주는 한규성의 모습은 그간 고수가 쌓아온 신뢰감 있는 이미지와 맞물리며 캐릭터의 개연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짧은 등장만으로도 극의 정서를 단숨에 장악한 그는 정의와 우정, 인류애라는 작품의 핵심 감정을 설득력 있게 끌고 가며 군체의 서사에 묵직한 출발점을 완성했다.

한편, ‘군체’는 지난 21일 개봉해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며 흥행 질주 중이다. 2026년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시작으로 개봉 첫 주말 박스오피스 최고 스코어, 최단 기간 100만 관객 돌파(4일)에 이어 200만 관객 돌파(5일)까지 연이어 갈아치우며 올해 극장가 흥행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