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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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박지현과 엄태구, 영화계 대표 ‘극 내향형 배우’ 두 사람이 일생일대의 용기(?)를 냈다. 카메라만 꺼지면 수줍어하는 두 사람이 20년 전 세기말 가요계를 휩쓴 혼성 그룹의 센터와 랩 가수로 변신해 무대 위를 날아다닌다. 6월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와일드 씽’을 통해서다.

‘와일드 씽’은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의 20년 만의 고군분투 재기 스토리를 그린 ‘순도 100%’ 코미디물이다. 조용한 두 내향형 배우의 캐스팅 소식은 제작 단계부터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타고난 수줍은 성격을 이기고 댄스 가수로 거듭난 두 사람은, 이번 영화를 통해 무대 위에서의 끼는 물론 그간 억눌러왔던 ‘코믹 본능’까지 가감 없이 분출했다.

O“극 I배우? 강동원 엄태구 선배들 중 비하면 활발”

한 시대를 풍미한 댄스 가수로 변신하기 위해 박지현은 촬영 전부터 5개월 동안 실제 아이돌 연습생에 버금가는 트레이닝을 거쳤다. 보컬과 안무 모두 기본기부터 다져나가는 치열한 과정이었다.

“Y2K 시절 가수들의 무대 영상과 뮤직비디오를 찾아봤죠. 특히 핑클 활동 때는 청순했다가 솔로 활동 때는 강렬한 걸크러시를 보인 이효리 선배의 변화를 많이 참고했어요. 무대를 압도하는 ‘센터의 존재감’은 지드래곤을 참고했죠.”

학창 시절 동방신기와 원더걸스의 열혈 팬이었다고 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아이돌이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이 더욱 깊어졌다고 했다.

“제가 겪은 과정은 빙산의 일각도 안 될 거예요. 아이돌이 정말 존경스럽더라고요. 저는 보컬과 안무, 어느 하나 타고난 재능이 없어 오직 노력으로 겨우겨우 해냈을 뿐이죠. 진짜 여성 그룹 멤버가 된다면 래퍼로 도전해보고 싶어요.”

평소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현장에서는 오히려 박지현이 ‘아이스브레이킹’을 주도해야 했다. 함께 트리오로 뭉친 강동원과 엄태구에 비해 자신이 오히려 ‘활발한 편’이라며 웃었다.

“두 선배님이 너무 조용한 분들이어서 그나마 제가 현장에서는 말을 가장 많이 했다니까요. 제 나름대로 두 선배께 먼저 다가가려고 노력했죠. 안무 연습실 등에서 계속 만나 함께 연습하고 땀 흘리다 보니 서서히 벽을 허물 수 있었어요.”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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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개봉 전 형성된 팬덤, 만족 시켜드릴 거라 자신”

말수 없는 수줍은 선배들이었지만, 무대 조명이 켜지고 춤 출 때만큼은 무서운 몰입도로 박지현을 자극했다. 하나로 연결되는 안무 동선을 맞추는 과정에서는 연기 활동만으로는 느낄 수 없는 ‘끈끈한 팀워크’도 체감했다.

“저희 안무가 혼자 돋보이는 게 아니라 셋이 손뼉을 치거나 대형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동작이 많아요. 한 사람이라도 타이밍이 틀어지면 바로 NG가 나기 때문에 서로 동선을 꼼꼼히 체크해주고 이끌어줘야 했죠. 그 복잡한 대형을 완벽하게 성공시키는 순간 ‘아, 우리가 지금 진짜 하나가 됐구나’라는 전율이 찌릿하게 오더라고요.”

개봉 전부터 실제 가수의 컴백 프로모션을 방불케 하는 독특한 마케팅으로 이미 탄탄한 가상 팬덤까지 구축한 상황이다. 짧게나마 가수로 살았던 시간이 “아직도 자랑스럽고 뿌듯하다”고 한 박지현은 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을 향해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프로모션 때문에 대중의 기대감이 너무 커지는 것 같아 나중에 ‘실망하시면 어쩌지’라는 걱정도 들었어요. 하지만 완성된 영화를 보고 나니 그런 걱정이 싹 사라졌죠.”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