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영은·이상우의행복한아침편지]뛰는선수위에나는선수

입력 2008-04-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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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선수 위에 나는 선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나름 남자선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인데, 제가 만나봤던 한 여자선수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일단 그녀의 거부할 수 없는 첫 번째 매력은 바로 애교였습니다. 세상에 애교 있는 여자 싫어하는 남자가 있을까요? 완전히 몸에 밴 듯한, 내공마저 느껴지는 애교의 몸짓과 말투 그리고 표정으로 완전히 저를 혼미한 상태로 빠트려놓았습니다. 그리고 ‘이거 사 달라, 저거 사 달라’ 하면서 제 한달 월급을 금방 털어 갔습니다. 저는 한달 월급을 털리고도, 뭔가 좋은 관계로 발전할 거라는 내심의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녀는 선물을 받는 순간 “세형씨! 이거 사심 있어서 나 사주는 거 아니지? 그냥 순수한 선물로 받아도 되는 거지?” 하면서 더 이상 아무것도 바랄 수 없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대가를 바랄 수 없으니 저는 더 애간장을 녹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적절한 상황에서 제 질투심까지 이용했습니다. 원래 남자의 질투가 여자의 질투보다 더 무서운 법입니다. 처음에는 아무런 이유 없이 무조건 제게 잘 해줬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태도를 싹 바꾸더니 다른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 전 질투가 나서 아주 미쳐버립니다. ‘왜 그럴까? 내가 뭘 잘못 했을까?’ 혼자 고민하면서 더 잘 해주기 위해 고군분투하게 됐습니다. 그러다가 이제는 그녀에 대한 마음을 접어야겠다 생각하고 그녀를 찾아가면 그녀는 여자의 마지막 무기인 눈물을 꺼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면서 갑자기 “요즘 들어 힘들다”고 그러면서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자연스럽게 스킨십도 하게 되고, 그녀의 마음 속 비밀을 공유했다는 뿌듯함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녀와 아주 특별한 관계가 됐다고 착각을 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그건 그야말로 착각이었습니다. 그녀는 어느 날 제 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저를 아주 우습게 갖고 놀았던 그 여자선수의 내공 그건 정말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어쩌면 다시 그녀를 만나게 돼도 저는 또 꼭두각시처럼 당하게 될 지도 모릅니다. 강한 여자선수! 그들의 내공이 정말 무섭습니다. 전북 김제 | 오세형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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