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문을위한현답’브래드멜다우트리오

입력 2009-02-17 12:2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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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은 안다. 재즈 뮤지션으로서 마니아적 팬들을 거느릴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이다. 당연한 얘기가 되지만, 행운이란 소수의 전유물이다. 누구나 누릴 수 있다면 그것은 절대 행운이라 말할 수 없다. 세상에는 바닷가의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트리오가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사금처럼 빛나는 존재들이 있다. 더군다나 매스컴에 앞서 청자들의 ‘귀 소문’을 타고 들불처럼 번지는 트리오라면, 그건 ‘진국’이다. 재즈피아니스트 브래드 멜다우가 그렇다. 1990년대 재즈 신에 한 줄기 빛처럼 등장한 멜다우는 데뷔 시절부터 ‘빌 에반스와 키스 자렛의 계보를 잇는 …’이란 수식어가 꼬리표처럼 따라 붙었다. 확실히 멜다우의 음악은 매력적이다. 굳이 솔리스트로서, 트리오의 리더로서 그의 경력을 거론할 필요는 없다. 빨판처럼 듣는 이의 감성을 빨아들이는 흡입력, 어딘지 모르게 퇴폐적이면서도 지적인 그의 음악은 ‘왜 멜다우인가?’라는 우문에 대한 현답을 들려준다. 그런 점에서 필라델피아 엔콰이어러 지의 평가는 정당하다. “브래드 멜다우의 음악 안에서는 록과 재즈, 클래식의 개성들이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 피아니스트는 이 세 가지를 조화롭게 융합하는 방법을 찾아낸 듯하다.” 스스로 ‘트리오의 예술’이라 자부하는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가 한국을 찾는다. 팻 메스니 트리오에서 활동했던 베이시스트 래리 그레나디에. 여기에 새로 영입한 드러마 제프 발라드가 함께 한다. 지난 세기의 전통적인 안정성을 구축한 가운데 21세기형 새로운 재즈 트리오의 전형을 찾는다면 브래드 멜다우가 답이다. 예측하기 어려운 리듬의 변화 속에서 터져 나오는 영혼의 울림과 화음의 메아리를 찾는다면, 역시 브래드 멜다우가 답이다. 베토벤, 브람스, 비틀즈, 닉 드레이크, 지미 헨드릭스, 폴 사이먼, 라디오 헤드가 어떻게 재즈에 녹아들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면 또한 브래드 멜다우가 답이 될 것이다. 봄이다. 90년대를 풍미한 ‘영 라이언’ 브래드 멜다우 트리오라면, ‘재즈는 가을’이란 선입견을 부수기에 충분하고도 넘치리라 믿는다. 3월 4일(수) 8시|예술의전당콘서트홀|문의 영앤잎섬 02-720-3933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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