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사와라 촌장은 핵폐기물 처분장 선정을 위한 문헌조사를 두고 “국가가 판단할 일”이라며 사실상의 수용 의사를 표명했다. 뉴시스

오가사와라 촌장은 핵폐기물 처분장 선정을 위한 문헌조사를 두고 “국가가 판단할 일”이라며 사실상의 수용 의사를 표명했다. 뉴시스


일본 정부가 원자력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이하 핵폐기물)의 최종 처분장 선정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도쿄도 오가사와라무라의 외딴섬인 미나미토리섬(南鳥島)이 후보지로 부상한 가운데, 지자체장이 1단계 절차인 문헌조사 실시 여부를 사실상 정부의 판단에 맡기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 촌장 “국가가 판단해야 할 문제”… 사실상의 수용 의사로 해석돼

13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가사와라 촌장은 이날 미나미토리섬의 문헌조사에 대해 “국가가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공식 표명했다.

일본 정치권과 언론은 지자체장이 명시적인 반대 의사를 밝히지 않고 판단 권한을 정부에 위임한 것을 조사에 대한 사실상의 수용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조만간 문헌조사 착수를 위한 행정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경제산업성이 미나미토리섬을 후보지로 지목한 배경에는 지질학적 안정성과 부지 관리의 용이성이 있다. 미나미토리섬은 인근에 활단층이 없어 지진이나 지각 변동으로부터 안전한 과학적 특성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또 섬 전체가 국유지로 구성돼 있어 사유지 매입 등에 따른 갈등 소지가 적고, 도쿄에서 약 1800km 떨어진 고립된 위치 덕분에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핵폐기물 최종 처분장은 지하 300m 이상의 심층에 시설을 건설해 방사능 수치가 안전 수준으로 낮아질 때까지 수만 년간 격리하는 지층 처분 방식이다. 부지 선정은 문헌조사(약 2년), 개요조사(약 4년), 정밀조사(약 14년) 등 3단계에 걸쳐 약 20년 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문헌조사 단계에 진입하는 지자체에는 인센티브 성격의 교부금이 지급된다. 첫 단계인 문헌조사만 수용해도 해당 지자체에는 최대 20억 엔(약 186억 원)이 지원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제적 지원을 앞세운 위험 시설 유치라는 비판과 함께, 특정 지역에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한 범국민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