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 한예리 “‘미나리’=제2의 기생충? 부담스럽지만…” (종합)

입력 2021-02-25 11: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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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리 “‘미나리,’기생충과 결 다른 영화”
한예리 “오스카상 후보, 내 인생에 신기한 일”
한예리 “‘미나리’ 흥행 예상 못해”
한예리 “차기작은 한국작품 될 것”
"'미나리'는 내게 다시 못 올지도 모르는 좋은 추억과 사람들을 준 영화에요. 많은 사랑도 받았죠. '이런 일이 다시 또 올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에요. 그래서 더 ‘미나리’가 각별해요"

배우 한예리가 ‘미나리’로 세계적인 반응을 끌고 있는 소감을 밝혔다.


23일 오후 한예리는 영화 ‘미나리’ 언론 인터뷰를 화상으로 진행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영화. 1970년대 미국에 고립된 한인 가족의 슬프지만 따뜻한 이야기다. 미국 시골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았다.

‘미나리’는 지난 지난해 2월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서 개최된 제36회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서 최초 공개됐다. '미나리'는 가국 영화 경쟁 부문과 관객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미나리는 골든 글로브 외국어영화상 및 미국배우조합상(SAG) 후보에 올라 전 세계 157개 노미네이트를 기록했다. 또 워싱턴 DC 비평가협회 2관왕을 비롯해 현재 74개 부문에서 수상 영예를 안았으며 오스카 유력 후보작에 오르는 등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제2의 기생충'이라는 수식어까지 등장하며 국내 관객들에게도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한예리는 이러한 부담감을 즐기는 중이다.

"한국에 곧 선보일텐데 '미나리'가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어서 많이 기대하시고 계신 것 같아요. '제 2의 기생충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어요. 부담이 되긴 하지만 '미나리'와 '기생충'은 서로 결이 다른 영화에요. 많은 분들이 사랑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해외 반응을 예상했다면 제가 러닝 개런티를 걸거나 뭐라도 했을 거 같아요. 이런 반응은 전혀 예상 못했던 터라 얼떨떨해요. 내 인생에 신기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국내 관객에게도 선보일 생각에 긴장되면서도 즐거워요"

한예리는 극중 모니카 역을 맡았다. 모니카는 가장으로서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도전에 뛰어든 남편 제이콥(스티븐 연)의 아내이자 순자(윤여정 분)의 딸이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과 애정이 강한 인물이다.

이날 인터뷰에서 다수의 취재진들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으로 모니카와 순자의 재회를 꼽았다. 생계를 위해 맞벌이를 하는 딸 부부를 위해 순자는 고향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한다. 딸 모니카는 엄마를 맞이하기 위해 가장 좋은 옷을 꺼내 입었다. 하지만 바퀴달린 집에 살고 있는 자신의 형편에 미안한 마음뿐이다. 순자가 딸을 위해 지고 온 보따리에는 미국 땅에서 구하기 힘든 식료품이 잔뜩 들어있다. 모니카는 보따리 속 말린 멸치와 고춧가루를 보고 결국 눈물을 터뜨린다. 한예리는 모니카의 눈물에는 여러 감정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고춧가루를 받았을 때 엄마가 어떤 마음으로 싸왔을까 생각 했어요. 감사하고 귀한 걸 얻은 기쁨도 있었지만 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삶의 모습들을 보여줬죠. 내 딸이 번듯하게 살 거라고 생각할 텐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

묵묵히 남편의 도전을 받아들인 모니카지만 물도 제대로 나오지 않는 시골 변두리 집에서 아이들을 키워내긴 녹록치 않았다. 빚은 늘어가지만 모니카는 남편 제이콥의 곁을 끝까지 지킨다. 실제 한예리 배우는 모니카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모니카가 제이콥에게 '힘든 걸 알아 달라'고 말해요. 더는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요. 이별이 아닌 이 상황을 바꿔줄 수 있냐는 말이죠. 제이콥을 그만큼 사랑하고 가족의 해체를 바라지 않아서예요. 저는 제이콥처럼 남편이 트레일러 집에서 우리 아이들과 살자고 한다면 아이들을 데리고 다른 곳으로 갔을 거예요. 저는 그런 여자에요(웃음)”



한예리는 아내이자 딸, 엄마로서의 역할과 감정을 덤덤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려냈고, 오스카 여우주연상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수상에 대한 기대감은 전혀 없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미나리'가 잘되고 있어서 기분이 좋아요. 제가 노미네이트 되는 건 생각도 안 해본 일이죠. 지금도 그럴 일은 없을 거라고 생각해요. 이만큼 사랑을 받고 모니카 이야기에 공감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그것만으로 기분이 좋아요. (수상소감은) 전혀 생각도 안 했어요. 이전에 받은 상도 실제로 손에 쥔 게 없어서 감이 없죠. 감독님이 준비하셔서 꼭 하셨으면 좋겠어요"

'미나리'로 첫 해외 관객들과 만난 한예리. 현지 캐스팅 반응과 차기작 계획은 어떨까.

"러브콜은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쪽 시장에서 관심이 있을 수 있지만 구체적인 제안은 없었어요. 지금 '미나리'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감사해요.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더라도 전혀 실망스럽지 않아요. 만족스럽고 행복해요. 다음 작품은 한국 작품을 할 거 같아요(웃음)"

'미나리'는 한예리 배우 인생에 제대로된 터닝 포인트가 됐다. 한예리는 당당히 내놓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을 만났고, 잊지 못할 추억과 사람을 남겼다.

동아닷컴 함나얀 기자 nayamy9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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