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권소이 “첫 드라마 ‘밥이 되어라’, 생애 최고의 행운”

입력 2021-06-16 11: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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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지금까지 방송에 나올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요.”

연기자 권소이(26)는 현재 출연 중인 MBC 일일드라마 ‘밥이 되어라’ 현장에 처음 나선 2월 중순 어느 날을 떠올렸다.

안방극장에 갓 데뷔한 신인인 데다 1월부터 방송한 드라마에서 38회 만에 등장한 그야말로 ‘중간 투입’ 캐릭터였다. 등장인물 소개란에서 언제 사라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매 순간 후회 없이 눈앞의 장면에 충실하자”며 마음을 굳게 먹었다.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낸 시간이 벌써 4개월 남짓. 초반의 걱정과는 달리, 가족의 생계를 위해 시장에서 액세서리를 파는 생활력 강한 필선 역으로 계속 출연하고 있다. 심지어 극중 러브라인까지 생기면서 분량까지 많아졌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스포츠동아 사옥에서 만난 권소이는 “이보다 더 행운은 없다”며 웃었다.




-드라마가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다.

“긴 호흡의 드라마라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셨는데, 정작 저는 하나도 힘들지 않고 매일 재미있기만 해요. 신인으로서 ‘백지 상태’에 가깝다 보니 떨리고 자시고 할 게 없더라고요. 하하하! 3살 때부터 키워주신 할머니가 매일 재방송 챙겨보시면서 엄청 기뻐해 주셔서 뿌듯해요. 이게 효도인가 싶어요.”


-극중 로맨스 호흡을 맞추는 한정호와 결혼하는 장면도 찍었는데.

“웨딩드레스를 입으니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한정호 선배가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연기할 수 있도록 매사에 신경 써주신 덕분에 저도 따라갈 수 있었어요. 비유하자면 공놀이를 할 때 손만 뻗으면 손바닥에 공이 ‘착’하고 도착하게끔 해주신다니까요. 저는 묻어갔을 뿐인데 시청자 분들께서 용구(한정호)와 필선이를 예뻐해 주셔서 기뻐요.”

-뮤지컬 ‘베어 더 뮤지컬’ ‘연애플레이리스트’ ‘빨래’ 등 2017년부터 무대에 올랐다.


“관객이 있는 무대와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 하는 드라마 촬영 현장은 생각보다 정말 많이 달랐어요. 한정호 선배의 ‘카메라가 관객이라고 상상하고 연기를 하라’는 조언이 엄청나게 도움이 됐어요. 적응이 힘들 줄 알았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제가 어떻게든 해내고 있더라고요. 그게 신기했어요. 역시 직접 몸으로 부딪치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나 봐요.”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사실 끼를 발산하고 싶은 욕심보다 사람의 심리를 공부하고 싶은 마음 때문에 연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행동 양상들을 볼 수 있으니 재미있더라고요. 그러다가 자연스럽게 연기에 빠지면서 2014년 명지대 뮤지컬과에 입학해 연기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수많은 오디션을 치르면서 힘들기도 했겠다.

“제게는 꼭 필요했던 시간이라 생각해요. 데뷔작 ‘베어 더 뮤지컬’이 대표적이죠. 2016년에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이듬해 다시 도전해 붙었어요. 1년 동안 제가 왜 떨어졌는지 고심했는데, 결국엔 나 자신을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얻었죠. 그저 나이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성격이 정반대인 발랄한 캐릭터에 지원했거든요. 다음에는 저와 실제로도 비슷한 차분하고 똑 부러지는 반장 역할에 지원해 탁 붙었어요. 나를 객관화하는 법을 배운 거죠.”


-앞으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사실 아직은 드라마 이후까지는 구체적으로 생각하지 못했어요. 주어지는 대로 다 해보고 싶지만, 제 또래와 비슷한 청춘을 연기해보고 싶어요. 이 순간이 지나면 다시 못 만날 것 같아서요.”


-연기자로서의 목표는?

“최근에 한 연극을 관람하고 집에 가서 일기장에 쓴 문구가 있어요. ‘얘기를 잘 들려주고 잘 보여주는 전달자가 되자’라고요. 제가 그린 감정과 이야기를 감명 깊게 본 한 사람이 ‘누가 그런 말을 했었는데’하고 제 대사를 떠올려주면 그걸로 됐어요. 저보다도 제가 했던 대사가 남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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