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타깃으로 한 IT 기기가 출시되었다는 얘기를 들으면 그냥 자연스럽게 ‘핑크색이겠지…’라는 생각이 드는 건 본 기자만은 아닐 것이다. 솔직히 지금까지 출시된 여성을 타깃으로 한 제품들이 대부분 그러했으니까 말이다. 기기 자체는 그대로고 색상만 살짝 핑크색, 하얀색, 빨간색 정도로 바꾼 정도?
여섯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한 가장의 말에 따르면 아이에게 파란색 옷을 입히고 싶어서 찾아봐도 죄다 나오는 것은 핑크와 빨간색뿐이라고 한다. 붉은색 계통은 여성용, 푸른색 계통은 남성용으로 구분 짓는 것은 우리네 고정관념이 아닐까? 물론, 붉은색 계통의 옷이나 아이템은 남성보다 여성이 잘 어울리기는 한다. 그렇지만 꼭 색깔만으로 여성용, 남성용을 구분 짓는 것이 의아하다. 핑크색 제품을 남자가 사용하면 어떤 안 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최근 PC용 주변기기 전문 제조 업체인 스틸시리즈에서 여성 게이머 전용 마우스로 출시한 ‘iron.Lady IKARI(이하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 역시 ‘여성용 제품답게 핑크색과 하얀색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사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는 여성용으로 출시되기는 했지만, 마우스 본체 자체는 먼저 출시되었던 게이밍 마우스 이카리와 기능과 성능상 다른 점이 없다. 매크로 키를 설정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실행 시 프로필과 메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게이머들에게 중요한 CPI 설정을 전용 프로그램에서만이 아니라 마우스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서 CPI를 바꾸기 위해 게임을 즐기다가 중단하고 설정 프로그램을 만지작거릴 필요가 없단 얘기다. 마우스 위에 있는 CPI 버튼을 3초간 누르면 LCD 디스플레이의 모드가 CPI 설정 모드로 변경되며, 휠을 위아래로 돌려서 1~3,200CPI까지 1 CPI 단위로 수치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게이밍 전용 레이저 센서가 적용되어 천, 플라스틱, 유리 등 다양한 재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 CPI: Counts Per Inch, 마우스 해상도를 의미하는 단위이다. 1인치 동작 범위 내에서 센서가 얼마나 움직이는지 감지해, 마우스를 사용할 때 화면에서 이동하는 거리를 표시하는 단위라고 생각하면 되며, DPI(Dot Per Inch)와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예를 들어, 800CPI는 1/800인치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이고, 3,000CPI는 1/3,000인치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수치가 높을수록 마우스 감도가 더 좋다.
이 기능은 특히 FPS 게임을 할 때 이용하면 좋다. FPS 게임은 여러 가지 총기를 사용할 수가 있으며, 크게 저격 총과 일반 총으로 구분된다. 저격 총은 줌을 당겨서 멀리 있는 적을 맞출 때 사용하는데, 이때 마우스를 옆으로 잘못 옮기면 화면이 휙~하고 전환되어 적을 시야에서 놓칠 수도 있다(먼 곳과 가까운 곳의 거리 이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저격용 총을 사용할 때는 CPI 수치를 줄이면 이 간격을 줄일 수 있다.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다르게 적용하면 된다.
본 기자가 플레이해 본 게임은 국내 FPS 게임 중 가장 많은 사용자가 즐기고 있는 ‘서든어택’이다. 게임 시작 전 마우스 드라이버 프로그램 메뉴에서 ‘Sensitivity Setting’에 들어가 High CPI는 2,300, Low CPI는 800으로 설정했다(게임을 하면서 마우스 자체에서 이 설정을 바꿀 수도 있다). 마우스 CPI 설정은 개인마다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수치를 찾으면 된다.
각 상황에 맞춰 한 번의 클릭으로 쉽게 전환이 되기 때문에, 무기를 바꾸더라도 쉽게 적응해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각 게임 내에 소프트웨어적으로 마우스 감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지만, 그보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에서 직접 조절하는 편이 훨씬 정확도가 높고 사용하는데 편리했다. 마우를 쥐는 그립감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FPS 게임에 특화된 마우스 기능 중 하나가 바로 ‘Straight’ 기능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마우스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옮길 경우 커서가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FPS 게임에서 보다 쉽게 적을 공략할 수 있어 유용하다.
이외에 응답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USB 커넥터를 금도금으로 처리했으며, 마우스를 쥐었을 때 편안할 수 있도록 인체 공학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잡는 부분은 우레탄 재질로 처리하여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웬만한 마우스에 있는 앞/뒤로 가기 버튼도 잘 작동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특징은 기존에 출시된 이카리 마우스와 동일하다. 제품 크기도 똑같다. 그냥 색상만 바뀌었을 뿐이다.
본체만 놓고 보면 그러하지만, 제품 구성을 살펴보면 기존에 출시된 이카리와 약간 차이가 있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는 마우스 본체만이 아니라 동일 색상의 마우스패드, 손목보호대가 한 셋트이기 때문이다. 남자라고 핑크색 제품 좀 쓰면 어떠랴! 용기를 내어 핑크색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 세트(마우스, 마우스패드, 손목보호대)를 키 187cm, 약 100kg가량의 남자가 한번 사용해보았다.
으음…. 피… 핑크색이 부담스럽다면 하얀색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내친김에 모델도 한번 바꿔보자. 키 177cm, 30대 표준체형의 남자로.
왜 핑크색이 여성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는지 약간 이해가 되긴 한다(본 리뷰를 위해 기꺼이 팔뚝을 희생해준 IT 동아의 두 남성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하얀색도 살짝. 하지만 어차피 다른 사람 보라고 사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쓰려는 건데, 남자도 스스로 소화해 낼 수 있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외형뿐만 아니라 크기, 성능, 기능이 기존 게이밍 마우스와 똑같기 때문에 남자가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 말고도 여성을 타깃으로 출시된 핑크색, 하얀색 제품은 널려 있다. 갤럭시S 한정판 팜므핑크도 그렇고, 팬택에서 출시한 여성용 스마트폰 이자르도 하얀색, 핑크색이 기본이다. 하지만 제조사에서도 여성들에게만 판매하려고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타깃 계층을 확실히 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일 뿐.
남자들이 선뜻 이러한 제품에 손을 못 내미는 것은 타인의 시선 때문은 아닐는지. 여성들은 여성용이 아닌 제품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데 남자도 여성용 제품 좀 쓰면 어떠한가. 항간에는 ‘남자의 로망은 핑크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의심스럽다면 ‘남자의 로망 핑크’로 검색해보길). 색깔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 색으로 여성용, 남성용을 구분 짓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닐까. 혹시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서 핑크색 제품을 멀리해왔던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막상 쓰려고 하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여자친구나 여동생에게 선물로 주면 되고~.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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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배기 딸을 키우고 있는 한 가장의 말에 따르면 아이에게 파란색 옷을 입히고 싶어서 찾아봐도 죄다 나오는 것은 핑크와 빨간색뿐이라고 한다. 붉은색 계통은 여성용, 푸른색 계통은 남성용으로 구분 짓는 것은 우리네 고정관념이 아닐까? 물론, 붉은색 계통의 옷이나 아이템은 남성보다 여성이 잘 어울리기는 한다. 그렇지만 꼭 색깔만으로 여성용, 남성용을 구분 짓는 것이 의아하다. 핑크색 제품을 남자가 사용하면 어떤 안 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
최근 PC용 주변기기 전문 제조 업체인 스틸시리즈에서 여성 게이머 전용 마우스로 출시한 ‘iron.Lady IKARI(이하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 역시 ‘여성용 제품답게 핑크색과 하얀색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되었다.
사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는 여성용으로 출시되기는 했지만, 마우스 본체 자체는 먼저 출시되었던 게이밍 마우스 이카리와 기능과 성능상 다른 점이 없다. 매크로 키를 설정할 수 있고, 소프트웨어 실행 시 프로필과 메뉴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가장 큰 특징은 게이머들에게 중요한 CPI 설정을 전용 프로그램에서만이 아니라 마우스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 다시 말해서 CPI를 바꾸기 위해 게임을 즐기다가 중단하고 설정 프로그램을 만지작거릴 필요가 없단 얘기다. 마우스 위에 있는 CPI 버튼을 3초간 누르면 LCD 디스플레이의 모드가 CPI 설정 모드로 변경되며, 휠을 위아래로 돌려서 1~3,200CPI까지 1 CPI 단위로 수치를 조절할 수 있다. 또한, 게이밍 전용 레이저 센서가 적용되어 천, 플라스틱, 유리 등 다양한 재질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 CPI: Counts Per Inch, 마우스 해상도를 의미하는 단위이다. 1인치 동작 범위 내에서 센서가 얼마나 움직이는지 감지해, 마우스를 사용할 때 화면에서 이동하는 거리를 표시하는 단위라고 생각하면 되며, DPI(Dot Per Inch)와 거의 동일한 의미이다. 예를 들어, 800CPI는 1/800인치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이고, 3,000CPI는 1/3,000인치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수치가 높을수록 마우스 감도가 더 좋다.
이 기능은 특히 FPS 게임을 할 때 이용하면 좋다. FPS 게임은 여러 가지 총기를 사용할 수가 있으며, 크게 저격 총과 일반 총으로 구분된다. 저격 총은 줌을 당겨서 멀리 있는 적을 맞출 때 사용하는데, 이때 마우스를 옆으로 잘못 옮기면 화면이 휙~하고 전환되어 적을 시야에서 놓칠 수도 있다(먼 곳과 가까운 곳의 거리 이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때문에 저격용 총을 사용할 때는 CPI 수치를 줄이면 이 간격을 줄일 수 있다. 상황에 맞춰 그때그때 다르게 적용하면 된다.
본 기자가 플레이해 본 게임은 국내 FPS 게임 중 가장 많은 사용자가 즐기고 있는 ‘서든어택’이다. 게임 시작 전 마우스 드라이버 프로그램 메뉴에서 ‘Sensitivity Setting’에 들어가 High CPI는 2,300, Low CPI는 800으로 설정했다(게임을 하면서 마우스 자체에서 이 설정을 바꿀 수도 있다). 마우스 CPI 설정은 개인마다 다르니 자신에게 맞는 수치를 찾으면 된다.
각 상황에 맞춰 한 번의 클릭으로 쉽게 전환이 되기 때문에, 무기를 바꾸더라도 쉽게 적응해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각 게임 내에 소프트웨어적으로 마우스 감도를 조절하는 기능도 있지만, 그보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에서 직접 조절하는 편이 훨씬 정확도가 높고 사용하는데 편리했다. 마우를 쥐는 그립감도 나쁘지 않았다.
또한, FPS 게임에 특화된 마우스 기능 중 하나가 바로 ‘Straight’ 기능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마우스를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옮길 경우 커서가 구불구불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일직선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이를 이용하면 FPS 게임에서 보다 쉽게 적을 공략할 수 있어 유용하다.
이외에 응답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USB 커넥터를 금도금으로 처리했으며, 마우스를 쥐었을 때 편안할 수 있도록 인체 공학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손가락으로 마우스를 잡는 부분은 우레탄 재질로 처리하여 미끄러지지 않게 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웬만한 마우스에 있는 앞/뒤로 가기 버튼도 잘 작동 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이러한 특징은 기존에 출시된 이카리 마우스와 동일하다. 제품 크기도 똑같다. 그냥 색상만 바뀌었을 뿐이다.
본체만 놓고 보면 그러하지만, 제품 구성을 살펴보면 기존에 출시된 이카리와 약간 차이가 있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는 마우스 본체만이 아니라 동일 색상의 마우스패드, 손목보호대가 한 셋트이기 때문이다. 남자라고 핑크색 제품 좀 쓰면 어떠랴! 용기를 내어 핑크색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 세트(마우스, 마우스패드, 손목보호대)를 키 187cm, 약 100kg가량의 남자가 한번 사용해보았다.
으음…. 피… 핑크색이 부담스럽다면 하얀색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내친김에 모델도 한번 바꿔보자. 키 177cm, 30대 표준체형의 남자로.
왜 핑크색이 여성용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나오는지 약간 이해가 되긴 한다(본 리뷰를 위해 기꺼이 팔뚝을 희생해준 IT 동아의 두 남성에게 심심한 감사의 말을 전한다). 하얀색도 살짝. 하지만 어차피 다른 사람 보라고 사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쓰려는 건데, 남자도 스스로 소화해 낼 수 있다면 충분히 사용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외형뿐만 아니라 크기, 성능, 기능이 기존 게이밍 마우스와 똑같기 때문에 남자가 사용해도 충분하다는 것이 본 기자의 생각이다.
아이언 레이디 이카리 말고도 여성을 타깃으로 출시된 핑크색, 하얀색 제품은 널려 있다. 갤럭시S 한정판 팜므핑크도 그렇고, 팬택에서 출시한 여성용 스마트폰 이자르도 하얀색, 핑크색이 기본이다. 하지만 제조사에서도 여성들에게만 판매하려고 그렇게 만든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타깃 계층을 확실히 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일 뿐.
남자들이 선뜻 이러한 제품에 손을 못 내미는 것은 타인의 시선 때문은 아닐는지. 여성들은 여성용이 아닌 제품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데 남자도 여성용 제품 좀 쓰면 어떠한가. 항간에는 ‘남자의 로망은 핑크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의심스럽다면 ‘남자의 로망 핑크’로 검색해보길). 색깔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 색으로 여성용, 남성용을 구분 짓는 것이 시대착오적인 생각이 아닐까. 혹시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서 핑크색 제품을 멀리해왔던 사람이 있다면 이번 기회에 용기를 가지고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막상 쓰려고 하니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여자친구나 여동생에게 선물로 주면 되고~.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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