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7일, 대만의 대표적인 IT 업체인 벤큐(BenQ)의 한국 지사인 벤큐코리아에서 신기술을 적용한 프로젝터와 모니터의 신제품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날 발표된 제품은 프로젝터 화면에 직접 필기를 하며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한 단초점 DLP 프로젝터, 그리고 광시야각 MA 패널과 고화질 LED 백라이트를 갖춘 모니터로서, 화질과 활용성을 동시에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교육용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포인트드로우’ 프로젝터
최근 벤큐코리아의 주력하고 있는 제품 중 하나가 바로 단초점 DLP 프로젝터다. 단초점 프로젝터는 벽과의 거리가 짧아도 대화면을 투사할 수 있으며, DLP(Digital Light Processing) 프로젝터는 화면의 정밀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이날 소개된 신형 단초점 DLP 프로젝터인 ‘MP780ST’는 단초점 DLP 프로젝터의 특징을 살림과 동시에, 포인트드로우(PointDraw)라는 재주도 갖췄다.
포인트드로우란,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전용 펜을 이용해 프로젝터 화면에 칠판처럼 필기가 가능한 기능이다. 전용 펜은 무선 방식이기 때문에 화면에 직접 대지 않고 원거리에서 필기하는 것도 가능하며, 일반적인 오피스 관련 프로그램인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을 지원하므로 교육용으로 쓰기에 적합하다.
좁은 공간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극단초점’ 프로젝터도 소개
이날 행사에는 MP780ST와 함께 ‘극단초점’ DLP 프로젝터를 지향하는 제품인 ‘MX880UST’도 소개되었다. 이 제품은 기존의 단초점 프로젝터보다도 초점 거리가 훨씬 짧아진 것이 특징이다. 일반 프로젝터는 벽과의 거리가 158cm 정도는 되어야 화면을 표시할 수 있고, 기존의 단초점 프로젝터도 95cm 정도의 거리를 요구하는 데 비해, MP780ST는 불과 45cm의 거리에서 78인치에 달하는 화면을 투사할 수 있기 때문에 공간이 좁거나 설치 여건이 좋지 않은 장소에서도 문제없이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하다고 한다.
발표를 진행한 벤큐코리아의 관계자들은 위 두 제품을 포함해 최근 출시되고 있는 벤큐의 DLP 프로젝터는 3D 입체영상 출력 기능, 다양한 색상의 벽지에서도 정상적인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카멜레온 기술’, 그리고 필터의 청소나 교체가 필요 없는 ‘필터 프리’ 기술 등을 갖추고 있다며 자사 제품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VA 패널과 LED 백라이트 함께 갖춘 고화질 모니터도 공개
DLP 프로젝터와 함께, 벤큐코리아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인 모니터도 신제품이 공개되었다. 최근 모니터시장을 살펴보면, 제품의 패널(액정이 배열된 판)과 백라이트(액정에 빛나게 하는 발광체)의 재질에 따라 고급형과 보급형이 구분된다. 패널의 경우, ‘VA’나 ‘IPS’와 같은 고화질 패널과 ‘LED(발광 소자)’ 규격의 고휘도 백라이트를 갖춘 제품은 고급형, 값이 싼 ‘TN’ 패널과 ‘CCFL(냉음극형광램프)’ 일반 백라이트를 갖춘 제품은 보급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날 소개된 벤큐의 ‘VW’ 시리즈와 ‘EW’ 시리즈는 VA 패널과 LED 백라이트를 동시에 갖추고 있는 고화질 지향 모니터다. VA 패널과 LED 백라이트를 동시에 갖춘 모니터는 이것이 세계 최초라고 한다. 이 제품에 사용된 VA 패널은 벤큐의 계열사인 ‘AUO’에서 생산한 것인데, 패널을 따로 구매해서 모니터를 생산하는 타사 제품에 비해 신뢰성이 높다는 점을 벤큐코리아의 관계자는 강조했다.
VA 패널이나 IPS 패널은 볼 수 있는 각도가 넓다는 의미에서 ‘광시야각 패널’이라고도 부른다. 측면이나 상하면에서 보면 화면이 잘 보이지 않는 TN 패널 모니터와 달리, 벤큐의 VA 패널 모니터는 상하좌우 178도까지 정상적인 화면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여러 명이 동시에 영화를 시청하거나 게임을 플레이할 때 특히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휘도가 높고 화면 전체에 빛을 고르게 뿌려줄 수 있는 LED 백라이트 덕분에 기본적으로 3,000 : 1의 고정 명암비, 최대 20,000,000 : 1의 동적 명암비를 갖췄다. 명암비란 화면의 밝은 부분과 어두운 부분이 얼마나 잘 구분되는지를 나타내는 것으로, 명암비가 높은 모니터일수록 어두운 배경에 묻힌 자그마한 사물, 혹은 회색빛 사물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2010년 현재, 시중에 출시되는 보급형 모니터는 대략 1,000 : 1의 고정 명암비, 최대 10,000 : 1 정도의 동적 명암비를 갖춘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날 소개된 벤큐의 VA 패널 LED 모니터인 VW 시리즈와 EW 시리즈는 전반적인 사양이 유사하지만 세부적인 면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다. VW 시리즈는 도시적인 감각의 디자인을 중시한 반면, EW 시리즈의 디자인은 마치 동양의 족자를 연상시키는 디자인과 다양한 입력 포트 및 서라운드 스피커 등, 멀티미디어 기능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상당한 규모의 글로벌 기업이면서도 유독 한국에서만 기를 못 펴는 몇몇 업체가 있다. 벤큐가 이러한 대표적인 경우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TV, 모니터, 프로젝터, 노트북,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 상당히 다양한 제품을 생산 판매하며, 세계적으로 9만 명에 달하는 임직원을 보유하고 있건만, 한국에서의 인지도는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 벤큐는 자사의 기술력이 총동원된 고성능 제품을 한국 시장에 집중 투입하며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이날 발표회에서도 벤큐의 이러한 상황을 잘 느낄 수 있었다. 벤큐코리아의 관계자들은 제품의 특징을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벤큐라는 기업의 규모와 사업 영역, 그리고 벤큐가 개발한 각종 기술의 홍보에 상당히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다만, 그들의 이러한 노력에도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벤큐라는 회사가 2010년 1분기 세계 DLP 프로젝터 시장과 일본 LED 모니터 시장에서 판매량 1위를 기록했다는 소식을 들으면 고개를 갸우뚱하지 않을까 싶다. 아직은.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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