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산 코어i7, 실제 성능은 코어i3 수준?

입력 2012-08-13 17: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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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CPU(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 제조사인 인텔이 2008년에 ‘코어 i7’ CPU를 발표한 이후, 인텔의 PC용 CPU 브랜드는 상당히 깔끔하게 정리가 되었다. 고급형 CPU인 코어 i7, 중급형 CPU인 코어 i5, 그리고 보급형 CPU인 코어 i3를 비롯한 3종류가 주력 제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코어 i3 보다도 싼 저가형 CPU인 펜티엄과 셀러론 등도 여전히 생산 중이지만, 이들을 PC용 CPU 시장의 주력 제품이라 하기엔 무리가 있다.


다만, PC의 플랫폼이 다양화되다 보니 성능이 코어 i7 > 코어 i5 > 코어 i3의 순이라는 법칙이 반드시 옳다고는 할 수 없게 되었다. PC의 형태와 상관 없이 CPU는 인텔의 코어 i 시리즈가 탑재되는 경우가 많지만, 같은 브랜드의 CPU라도 플랫폼에 따라 큰 성능과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특히, 데스크탑에 탑재되는 일반 CPU에 비해 노트북용 CPU는 데이터 처리 성능이 눈에 띄게 떨어지는 편이며, 최근 팔리고 있는 휴대성 특화 노트북인 ‘울트라북’에 탑재되는 CPU의 경우는 한층 낮은 성능을 낸다. 이를테면 코어 i7급 데스크탑에서 원활히 하던 작업을 코어 i7급 노트북에서 하기에는 다소 불편할 수 있으며, 코어 i7급 울트라북이라면 아예 작업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는 실제로 최근 출시되는 PC에 탑재되는 CPU의 성능을 직접 측정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PC의 성능을 측정해 수치로 나타내는 패스마크(PassMark)사의 퍼포먼스테스트(PerformanceTest) 프로그램을 이용, CPU의 종합적인 연산 능력을 측정해본 결과, 일반 노트북용 코어 i7은 데스크탑용 코어 i5에 가까운 성능을 내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울트라북용 코어 i7의 경우는 데스크탑용 코어 i3 수준이었다.


특히, 해당 테스트에 사용한 울트라북용 CPU인 코어 i7-3517U는 올해에 나온 3세대 모델(코드명 아이비브릿지)이었고, 비교 대상으로 삼은 데스크탑용 CPU인 코어 i3-2120은 작년에 나온 2세대 모델(코드명 샌디브릿지)이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양쪽의 성능차이가 더 크게 느껴진다. 따라서 고성능을 중시하는 사용자가 단순히 CPU의 브랜드만 같으면 성능도 같은 것이라 착각하고 노트북, 그 중에서도 울트라북을 구매한다면 크게 후회할 수도 있다.
그런데 플랫폼에 따른 이런 성능 차이는 왜 발생하는 것일까? 단순히 인텔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기 위함일까? 물론 그것은 아니다.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플랫폼에 따른 전력 소모량의 차이 때문이다. 데스크탑의 경우, 비교적 전력소모에 따른 설계의 제약이 크지 않지만, 배터리 유지 시간이 중요한 노트북은 그렇지 않다. 특히 휴대성 특화 노트북인 울트라북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예를 들어 데스크탑용 코어 i7-3770K의 경우, 설계전력이 77W(watt, 와트)지만, 일반 노트북용 코어 i7-3612QM은 45W, 그리고 울트라북용 코어 i7-3517U는 불과 17W의 전력을 소모한다. 울트라북용 코어 i7이 연산성능은 떨어질지라도 배터리 사용 시간은 가장 길다는 의미다. 울트라북용 코어 i7과 비슷한 성능을 가진 데스크탑용 코어 i3의 설계전력이 65W인 것을 생각해 보면 전력 효율에 큰 차이가 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PC의 구매를 생각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가장 먼저 해당 제품의 구성 부품을 정리한 사양표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같은 이름의 부품이라 할지라도 적용된 각 PC 플랫폼에 따라 성능 및 특성이 다르다는 점을 꼭 명심하고 구매에 임하도록 하자. PC의 가격을 정하는 기준은 오직 성능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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