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주기로 펼쳐지는 태극전사들의 활약을 가장 숨죽여 기다리는 것은 누굴까? 역시 ‘붉은악마’로 불리는 축구팬들일까? 필자가 보기엔 이들보다 오히려 ‘TV제조사’들이 더 큰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세계적인 스포츠 축제가 열릴 때마다 TV 판매량이 껑충 뛰기 때문이다.
최근 TV업계의 가장 큰 화두라면 역시 화면 대형화, 그리고 울트라HD 화질의 구현이다. 울트라HD는 UHD, 혹은 4K라고 불리기도 하며, 기존 풀HD(1,920 x 1.080, 약 200만 화소)의 4배의 정밀도를 갖춘 3,840 x 2,160 해상도(약 800만 화소)를 구현한다. 2000년대 이전에 쓰이던 SD급(약 30만 화소) 아날로그 TV와 비교해보면 무려 26배 이상의 화질 향상이 이루어진 것이니 기술의 진보는 놀랍기만 하다.
LG전자 65UB9800 역시 이런 시기에 맞춰 출시된 65인치(163cm)급 울트라HD TV다. 대화면에 울트라HD 화질의 구현한 것 외에, 최근 LG전자에서 TV전용 스마트 운영체제로 다듬어 출범시킨 웹OS(webOS)를 탑재했으며, 3D 입체 영상 및 주변 기기와의 무선 연동 등 최신 TV로서 요구되는 대부분의 기능을 갖췄다.
또한, 저명한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카돈(harman/kardon)기반 울트라 서라운드 시스템을 채택해 사운드 품질 향상에도 신경을 썼으며, 스포츠 중계 감상에 적합한 최적의 영상과 음향으로 보정하는 ‘스포츠 모드’를 제공하는 등, 지구촌 최대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에 발맞춰 TV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의도도 엿보인다
대세 따르면서 개성 가미한 디자인
최근 TV의 디자인은 하나같이 화면 가장자리를 둘러싼 베젤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 대세다. 이렇게 하면 전반적인 디자인이 깔끔해지고 화면 몰입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65UB9800 역시 1cm 남짓의 슬림한 테두리와 더불어 측면 부분을 고급스러운 메탈릭 컬러로 마감했고, 이를 스피커로 연결, 화면 전체를 지탱하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한 것이 눈에 띈다.
스탠드 역시 독특하다. 화면 가운데 부분에 스탠드를 달아 거치하는 여느 TV와 달리, 화면 양 측면의 스피커를 2개의 접점으로 연결하고 전면을 가로지르는 1개의 스탠드와 후면을 지탱하는 1개의 받침대로 마감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살렸다. TV를 둘 바닥의 좌우 폭이 최소 1.5m는 되어야 한다. 혹시나 폭이 좁은 거실장 위에 65UB9800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벽걸이 설치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고사양 TV답지않게 두께는 상당히 얇은 편이다. 순수한 화면 부분만의 두께는 3.5cm 남짓, 스피커 까지 고려하면 7.5cm 정도다. 전면 디자인만 보고 기대했다가 측면을 보고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참고로 65UB9800는 여느 TV와 달리 어디를 봐도 본체에 조작 버튼(전원, 음량, 채널 등)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차피 요즘에는 거의 리모컨으로 TV 조작을 하니 본체 버튼을 생략해 버렸다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좀 더 제품을 구석구석 살펴보니 조작부는 의외로 본체 하단 제조사 로고 바로 뒤쪽의 자그마한 조이스틱 1개로 구현되어 있었다. TV 아래에 손을 넣고 조작하며, 조이스틱을 위에서 누르면 전원이 켜지거나 꺼지고 좌우나 상하로 움직이면 채널이나 음량이 조절되는 식이다.
제품 상단에는 카메라도 달려있다. 평소엔 본체 내에 숨어있다가 손으로 밀면 튀어나온다. 이를 이용해 TV 앞에 모여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고, 스카이프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 기반 화상 통화도 할 수 있다. 그 외에 TV 앞에서 손가락을 움직여 각종 기능을 조정하는 동작 인식 기능도 쓸 수도 있다. 동작 인식 기능은 뒤에 설명할 매직 리모컨이나 음성 인식 기능에 비해 사용 빈도는 높지 않지만 독특한 감각을 더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스마트TV 조작에 최적화된 매직 리모컨 제공
리모컨은 최근 LG전자의 스마트TV에 널리 채용되는 ‘매직 리모컨’을 1개 제공한다. 일반적인 TV 리모컨과 달리 버튼의 수가 매우 적은데,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화면 상의 커서를 움직이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우스처럼 스크롤용 휠 및 휠 버튼이 달려있으며 음성 인식 조작을 위한 전용 버튼 및 마이크도 내장되었다. 동작 인식은 매우 민감한 편이라 TV 화면 위에 마우스를 두고 움직이는 것처럼 빠르고 직관적으로 반응한다. PC나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면이 있는 스마트TV 기능을 이용하는데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TV 리모컨에 익숙한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매직 리모컨의 숫자 키를 누르면 TV화면에서 정방향의 화면키가 나타나 TV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채널로 바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자.
최신 규격 HDMI 4개 눈에 띄는 후면 포트 구성
TV 후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입출력 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모든 포트가 측면, 혹은 하단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벽걸이 설치가 잦은 최근의 TV 설치 추세와도 잘 어울린다. 신형 TV답게 상당히 다양한 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HDMI가 4개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신형 셋톱박스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혹은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같은 최신 게임기, 그리고 노트북 등을 연결해 최상의 화질로 즐기고자 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특히 65UB9800의 HDMI 포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4개 모두 울트라HD(4K) 해상도 모드에서 초당 60 프레임으로 구동되는 신호의 입력이 가능한 점이다. HDMI 2.0 규격을 지원하는 덕분이다. 작년 즈음에 나온 초기형 울트라HD TV는 대역폭(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이 낮은 HDMI 1.4 포트를 갖추고 있어 울트라HD 해상도 모드에서 화면 프레임이 절반으로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는데, HDMI 2.0이라면 이런 우려가 없다. UMAX와 같은 처럼 초당 60프레임의 4K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규격이다. 물론 기존 HDMI 1.0~1.4 규격의 주변 기기와의 하위 호환도 가능하다.
다만, PC(라데온 R9 290 그래픽카드 탑재)를 65UB9800에 HDMI 2.0 지원 케이블로 연결해보니 해상도는 울트라HD급인 3,840 x 2,160을 넘어 4,096 x 2,160 까지도 높일 수 있었으나 주사율(화면의 재생 빈도)은 3,840 x 2,160에서는 30Hz, 4,096 x 2,160에서는 24Hz까지만 높일 수 있었다.
65UB9800의 사용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HDMI-DTV 연결 모드에선 울트라HD 해상도에서 60Hz가 가능하나, HDMI-PC 연결 모드에선 30Hz 까지만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다. PC가 아닌 셋톱박스와 같은 AV기기를 이용해야 울트라HD 해상도에서 60Hz 구동이 가능하다는 의미 같은데, 현재 울트라HD를 지원하는 AV기기가 적은 편이라 활용도가 높아지려면 좀 더 나중을 기대해야겠다.
4개의 HDMI 중 1개는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해당 기기의 화면을 TV로 출력하고자 할 때 유용한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규격을 완전하게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반 HDMI 포트는 스마트폰을 연결할 때 별도의 전원 케이블도 함께 연결해야 하지만, MHL 완전 지원 HDMI 포트는 그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LG전자 외에 타사의 스마트폰도 호환되며, 실제로 타사의 스마트폰을 HDMI-MHL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하니 정상적으로 화면과 음성이 TV로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각종 영상 콘텐츠가 담긴 저장장치를 꽂아 TV에서 즐기고자 할 때 쓰는 USB 포트도 3개로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특히 이 중 1개는 기존의 USB 2.0 보다 빠르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0 규격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외에 스마트TV 기능을 위한 인터넷 접속에 이용되는 유선랜 포트(내부적으로는 무선랜 기능도 탑재), 그리고 홈씨어터용 앰프로 입체음향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광디지털(S/PDIF) 포트도 1개씩 갖췄다.
한편, 최근 이용빈도가 줄고 있는 아날로그 기기 관련 포트는 축소되었다. 구형 셋톱박스나 DVD플레이어를 연결할 때 주로 쓰는 컴포넌트 포트, 그리고 PS2와 같은 구형 게임기나 VCR을 연결할 때 주로 쓰는 컴포지트 포트는 각각 1개씩 밖에 없으며, 이마저도 변환 젠더를 따로 이용해 연결하는 형태다. 그리고 구형 PC와 연결할 때 주로 쓰는 D-Sub(VGA) 포트는 아예 생략되었다. 구형 AV기기를 아직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TV 구매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이다.
울트라HD 화질은 명불허전, 콘텐츠 갈증 해소는 진행중
제품의 대략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써볼 차례다. 우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지상파 방송을 시청해봤다. 지상파 영상신호의 화질은 풀HD급도 아닌 HD급이기 때문에 울트라HD 본연의 화질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65UB9800 자체적으로 갖춘 화질 보정 기능 덕분에 기존 TV에 비해 나은 화질로 볼 수 있다.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보정하는 업스케일링, 움직임이 끊기는 영상을 부드럽게 구동시키는 라이브스캔, 화면 각부 백라이트를 능동적으로 조정해 화면 전반의 질감을 향상시키는 오로라 LED 백라이트(로컬디밍) 등이 65UB9800에 탑재된 대표적인 화질 향상 기능이다. LG전자에선 이들을 통틀어 ‘U클리어엔진’이라 칭하고 있다. 특히 업스케일링 기능은 울트라HD 콘텐츠가 부족한 현재의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기능이다.
화질 보정 기능 역시 유용하지만, 65UB9800 본연의 화질을 느끼려면 역시 진짜 울트라HD급의 콘텐츠를 구동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아직 울트라HD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울트라HD 지상파의 실험방송이 성공했으며, 케이블 방송사인 C&M, 티브로드 등이 울트라HD 방송 채널인 ‘UMAX’를 4월 개국했다. 그 외에 지난 6월 2일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가 전국에서 볼 수 있는 울트라HD 전용 채널인 ‘스카이UHD’를 개국하고 시험방송에 돌입하는 등 울트라HD 콘텐츠의 공급 확대를 위한 업계의 움직임은 제법 적극적인 편이다.
그 외에 유튜브나 네이버 등에서 서비스 하는 동영상 중 울트라HD급 콘텐츠가 포함된 것이 있으며, TV제조사에서 배포하는 울트라HD급 동영상 샘플을 구동해 보는 방법, 직접 울트라HD급 영상의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조금 노력이 필요하지만 사용자의 활용능력 여하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제법 있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 65UB9800에서 최상급의 울트라HD 화질을 즐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TV 후면의 USB 포트에 울트라HD 콘텐츠가 담긴 저장장치(USB메모리, 외장하드)를 꽂이 이를 구동해 보는 것이다. 특히 65UB9800는 동영상 규격의 호환범위가 매우 넓어서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동영상을 구동하는데 문제가 없다.
실제로 AVI, WMV, MKV, MP4 등의 다양한 동영상 파일을 구동해 봤는데 코덱(데이터 압축 규격)의 종류와 상관 없이 풀HD(1,920 x 1,080) 이하의 동영상이라면 거의 다 원활한 재생이 가능하며, 울트라HD(3,840 x 2,160) 동영상의 경우, H.264/AVC 및 H.265(HEVC) 코덱 기반의 MKV, MP4, TS 확장자의 파일이 정상적으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65UB9800로 울트라HD급 동영상을 구동해 보니 역시 화질 하나는 명불허전 수준이다. HD나 풀HD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배우들의 여드름까지 선명히 보인다고 강조를 한 적이 있는데, 울트라HD급 화질은 여드름은 물론, 조금 과장하면 모공까지 훤히 보이는 수준이다. 화면이 크다 보니 화면의 선명함이 한층 돋보이는 느낌이다.
콘텐츠의 특성에 최적화한 스포츠 모드 탑재
그 외에 65UB9800는 콘텐츠의 특성에 맞는 화질과 음향으로 조정하는 다양한 모드(영화, 스포츠, 게임, 사진 등)를 갖추고 있는데, 올해 특히 애용할 만한 모드라면 역시 ‘스포츠’ 모드 일 것이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전반적인 색감이 강렬해져 특히 잔디의 초록색이나 유니폼의 붉은 색 등이 한층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잔상 제거 모드도 강하게 작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음향 역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관중의 함성을 한층 강조하는 전달하는 현장감 위주의 설정으로 바뀌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물론 스포츠 모드는 축구나 야구 중계를 볼 때는 최적이지만, 일반적인 영화나 뉴스 등을 보기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는 다른 모드를 이용하도록 하자.
웹OS 탑재, 자연스럽게 녹아든 화면 인터페이스에 주목
65UB9800는 울트라HD TV이지만 한편으론 스마트 TV이기도 하다. 특히 65UB9800는 최근 LG전자에서 TV전용 스마트 운영체제로 다듬어 출범시킨 웹OS(webOS)를 탑재한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기존의 스마트 TV의 인터페이스는 스마트 기능이 일반 방송 모드와 완전히 별개로 작동한다는 느낌이 강했으나, 웹OS는 현재 시청 중인 화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면 하단에 사용자가 설정한 스마트 콘텐츠의 탭이 나타나는 형식으로 구동, 스마트 기능과 일반 TV 기능이 이질감 없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공되는 대표적인 스마트 기능은 영화나 드라마를 원하는 때 볼 수 있는 푹(pooq)이나 마이캐치온등의 영상 콘텐츠, 벅스나 엠넷 등의 음악 콘텐츠, 웹브라우저나 유튜브, 스마이프 등의 인터넷 관련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 스마트폰 처럼 별도의 앱을 설치해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2014년 5월 현재 제공되는 앱은 약 50여 종이다.
기기 연결 편의성 및 호환성도 합격점
스마트TV라면 이런 콘텐츠 관련 사항 외에 TV 자체의 기능이 얼마나 지능적인지도 따져봐야 하는데, 필자는 오히려 이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외부기기 연결 관련 기능의 경우, 기존의 TV처럼 사용자가 알아서 적절한 포트에 꽂은 후 직접 각종 설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TV측에서 사용자를 적절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능동성을 갖추고 있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이를 테면 노트북과 TV를 연결하고자 할 때, ‘기기연결’ 메뉴로 이동하면 일반 TV처럼 포트의 종류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기기의 종류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데, 여기서 ‘PC’를 선택하면 단순히 PC의 화면을 TV에 표시할지, 혹은 PC에 담긴 파일을 TV와 공유할지를 묻는다.
여기서 다시 화면 표시를 선택하면 다음에는 HDMI와 같은 케이블을 이용할지, 아니면 와이파이 무선 접속을 통해 PC의 화면을 전송할지를 묻는다. 참고로 65UB9800는 PC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케이블 연결 없이 와이파이 무선 접속으로 TV에 표시할 수 있는 미라캐스트(Miracast) 기능을 기본 내장하고 있다.
만약 케이블 연결을 선택한다면 어떤 포트에 PC를 연결해야 하는지를, 무선접속을 선택한다면 PC에서 어떤 조작을 해야 TV로 화면 출력이 가능한지를 다시 설명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관련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라도 쉽게 외부기기 연결이 가능할 것이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 갖춘 음성 인식 기능
외부기기 연결 관련 외에 또 유용한 65UB9800의 스마트 기능이라면 역시 음성 인식 능력이다. 매직 리모컨의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후, 사용자가 명령을 말하면 이에 반응하는데, 가능한 기능의 폭이 매우 넓은데다 인식률도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SBS 틀어’, ‘소리 높여’, 같은 익히 있을 법한 기능 외에도 ‘MBC 뉴스데스크 예약 녹화해’, ‘네이버에서 박지성 검색해’, ‘유튜브에서 소녀시대 동영상 찾아’와 같이 상당히 구체적이면서도 여러 기능이 복합된 명령도 상당히 잘 수행한다. 사실 필자는 IT기기의 음성 인식 기능에 그다지 만족을 한적이 없었는데, 이 제품만은 예외로 두어야 할 것 같다. 굳이 흠이라고 한다면 음성 인식기능을 쓰려면 TV가 항상 인터넷 회선에 접속한 상태여야 한다는 것 정도다. 음성 명령을 분석하는 서버가 인터넷 상에 따로 있기 때문이다.
미래형 TV를 지금 당장 체험하기 위한 대가는?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LG전자 65UB9800는 장점이 정말 많은 제품이다. 큰 화면과 울트라HD 고화질, 그리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조합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고, 외부의 기기 및 콘텐츠를 활용하는 시스템도 매우 잘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다양한 화질 보정 기능 및 유용한 음성 인식 기능, 그리고 기존 스마트TV에 비해 잘 다듬어진 운영체제 역시 제품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웹OS 기반 스마트TV용 앱의 수가 아직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2014년 5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65UB9800의 판매가격은 600만원 정도다. TV치고 싼 값은 아니다. LG전자에서 월드컵 기간인 6월 중 울트라HD TV 구매자에게 50~200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하거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의 성적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는등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필자도 HD TV가 처음 나왔던 2000년대 초에 HD TV(42인치 PDP)를 700만원 정도에 구매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에 후회는 그다지 없다. 기존의 SD TV와 확연히 구분되는 높은 화질을 남들보다 한참 먼저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 TV를 잘 쓰고 있다. 만약 당시 SD TV를 샀다면 도중에 새 TV를 구매하느라 추가 비용이 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막 대중화가 시작된 울트라HD TV 역시 마찬가지 경우다. 올해는 월드컵이라는 큰 이벤트도 있고 다양한 울트라HD TV가 출시되며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울트라HD TV 대중화의 원년이라 할만하니 아주 진지하게 구매는 고려해 볼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최근 TV업계의 가장 큰 화두라면 역시 화면 대형화, 그리고 울트라HD 화질의 구현이다. 울트라HD는 UHD, 혹은 4K라고 불리기도 하며, 기존 풀HD(1,920 x 1.080, 약 200만 화소)의 4배의 정밀도를 갖춘 3,840 x 2,160 해상도(약 800만 화소)를 구현한다. 2000년대 이전에 쓰이던 SD급(약 30만 화소) 아날로그 TV와 비교해보면 무려 26배 이상의 화질 향상이 이루어진 것이니 기술의 진보는 놀랍기만 하다.
LG전자 65UB9800 역시 이런 시기에 맞춰 출시된 65인치(163cm)급 울트라HD TV다. 대화면에 울트라HD 화질의 구현한 것 외에, 최근 LG전자에서 TV전용 스마트 운영체제로 다듬어 출범시킨 웹OS(webOS)를 탑재했으며, 3D 입체 영상 및 주변 기기와의 무선 연동 등 최신 TV로서 요구되는 대부분의 기능을 갖췄다.
또한, 저명한 오디오 브랜드인 하만/카돈(harman/kardon)기반 울트라 서라운드 시스템을 채택해 사운드 품질 향상에도 신경을 썼으며, 스포츠 중계 감상에 적합한 최적의 영상과 음향으로 보정하는 ‘스포츠 모드’를 제공하는 등, 지구촌 최대의 축구 축제인 월드컵에 발맞춰 TV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의도도 엿보인다
대세 따르면서 개성 가미한 디자인
최근 TV의 디자인은 하나같이 화면 가장자리를 둘러싼 베젤 부분을 최소화하는 것이 대세다. 이렇게 하면 전반적인 디자인이 깔끔해지고 화면 몰입감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65UB9800 역시 1cm 남짓의 슬림한 테두리와 더불어 측면 부분을 고급스러운 메탈릭 컬러로 마감했고, 이를 스피커로 연결, 화면 전체를 지탱하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한 것이 눈에 띈다.
스탠드 역시 독특하다. 화면 가운데 부분에 스탠드를 달아 거치하는 여느 TV와 달리, 화면 양 측면의 스피커를 2개의 접점으로 연결하고 전면을 가로지르는 1개의 스탠드와 후면을 지탱하는 1개의 받침대로 마감해 감각적인 디자인을 살렸다. TV를 둘 바닥의 좌우 폭이 최소 1.5m는 되어야 한다. 혹시나 폭이 좁은 거실장 위에 65UB9800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벽걸이 설치를 고려하는 것이 좋겠다.
고사양 TV답지않게 두께는 상당히 얇은 편이다. 순수한 화면 부분만의 두께는 3.5cm 남짓, 스피커 까지 고려하면 7.5cm 정도다. 전면 디자인만 보고 기대했다가 측면을 보고 실망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참고로 65UB9800는 여느 TV와 달리 어디를 봐도 본체에 조작 버튼(전원, 음량, 채널 등)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차피 요즘에는 거의 리모컨으로 TV 조작을 하니 본체 버튼을 생략해 버렸다 보다’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좀 더 제품을 구석구석 살펴보니 조작부는 의외로 본체 하단 제조사 로고 바로 뒤쪽의 자그마한 조이스틱 1개로 구현되어 있었다. TV 아래에 손을 넣고 조작하며, 조이스틱을 위에서 누르면 전원이 켜지거나 꺼지고 좌우나 상하로 움직이면 채널이나 음량이 조절되는 식이다.
제품 상단에는 카메라도 달려있다. 평소엔 본체 내에 숨어있다가 손으로 밀면 튀어나온다. 이를 이용해 TV 앞에 모여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고, 스카이프 기능을 이용해 인터넷 기반 화상 통화도 할 수 있다. 그 외에 TV 앞에서 손가락을 움직여 각종 기능을 조정하는 동작 인식 기능도 쓸 수도 있다. 동작 인식 기능은 뒤에 설명할 매직 리모컨이나 음성 인식 기능에 비해 사용 빈도는 높지 않지만 독특한 감각을 더해주는 요소 중 하나다.
스마트TV 조작에 최적화된 매직 리모컨 제공
리모컨은 최근 LG전자의 스마트TV에 널리 채용되는 ‘매직 리모컨’을 1개 제공한다. 일반적인 TV 리모컨과 달리 버튼의 수가 매우 적은데, 사용자의 동작을 인식해 화면 상의 커서를 움직이는 기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마우스처럼 스크롤용 휠 및 휠 버튼이 달려있으며 음성 인식 조작을 위한 전용 버튼 및 마이크도 내장되었다. 동작 인식은 매우 민감한 편이라 TV 화면 위에 마우스를 두고 움직이는 것처럼 빠르고 직관적으로 반응한다. PC나 스마트폰의 인터페이스와 유사한 면이 있는 스마트TV 기능을 이용하는데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TV 리모컨에 익숙한 다소 이질감을 느낄 수도 있는데, 매직 리모컨의 숫자 키를 누르면 TV화면에서 정방향의 화면키가 나타나 TV화면을 보면서 원하는 채널로 바로 이동할 수 있으므로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것 같다. 적응하는데 약간의 시간만 투자하자.
최신 규격 HDMI 4개 눈에 띄는 후면 포트 구성
TV 후면을 살펴보면 다양한 입출력 포트가 자리하고 있다. 모든 포트가 측면, 혹은 하단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벽걸이 설치가 잦은 최근의 TV 설치 추세와도 잘 어울린다. 신형 TV답게 상당히 다양한 포트를 갖추고 있는데 그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HDMI가 4개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되는 신형 셋톱박스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혹은 플레이스테이션4(PS4)와 같은 최신 게임기, 그리고 노트북 등을 연결해 최상의 화질로 즐기고자 할 때 유용하게 쓰일 것이다.
특히 65UB9800의 HDMI 포트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4개 모두 울트라HD(4K) 해상도 모드에서 초당 60 프레임으로 구동되는 신호의 입력이 가능한 점이다. HDMI 2.0 규격을 지원하는 덕분이다. 작년 즈음에 나온 초기형 울트라HD TV는 대역폭(데이터를 전달하는 통로)이 낮은 HDMI 1.4 포트를 갖추고 있어 울트라HD 해상도 모드에서 화면 프레임이 절반으로 저하되는 단점이 있었는데, HDMI 2.0이라면 이런 우려가 없다. UMAX와 같은 처럼 초당 60프레임의 4K 영상을 전송할 수 있는 규격이다. 물론 기존 HDMI 1.0~1.4 규격의 주변 기기와의 하위 호환도 가능하다.
다만, PC(라데온 R9 290 그래픽카드 탑재)를 65UB9800에 HDMI 2.0 지원 케이블로 연결해보니 해상도는 울트라HD급인 3,840 x 2,160을 넘어 4,096 x 2,160 까지도 높일 수 있었으나 주사율(화면의 재생 빈도)은 3,840 x 2,160에서는 30Hz, 4,096 x 2,160에서는 24Hz까지만 높일 수 있었다.
65UB9800의 사용 설명서를 자세히 읽어보니 HDMI-DTV 연결 모드에선 울트라HD 해상도에서 60Hz가 가능하나, HDMI-PC 연결 모드에선 30Hz 까지만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다. PC가 아닌 셋톱박스와 같은 AV기기를 이용해야 울트라HD 해상도에서 60Hz 구동이 가능하다는 의미 같은데, 현재 울트라HD를 지원하는 AV기기가 적은 편이라 활용도가 높아지려면 좀 더 나중을 기대해야겠다.
4개의 HDMI 중 1개는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해당 기기의 화면을 TV로 출력하고자 할 때 유용한MHL(Mobile High-Definition Link) 규격을 완전하게 지원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일반 HDMI 포트는 스마트폰을 연결할 때 별도의 전원 케이블도 함께 연결해야 하지만, MHL 완전 지원 HDMI 포트는 그럴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 LG전자 외에 타사의 스마트폰도 호환되며, 실제로 타사의 스마트폰을 HDMI-MHL 변환 케이블을 이용해 연결하니 정상적으로 화면과 음성이 TV로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각종 영상 콘텐츠가 담긴 저장장치를 꽂아 TV에서 즐기고자 할 때 쓰는 USB 포트도 3개로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특히 이 중 1개는 기존의 USB 2.0 보다 빠르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한 USB 3.0 규격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그 외에 스마트TV 기능을 위한 인터넷 접속에 이용되는 유선랜 포트(내부적으로는 무선랜 기능도 탑재), 그리고 홈씨어터용 앰프로 입체음향 신호를 전달하기 위한 광디지털(S/PDIF) 포트도 1개씩 갖췄다.
한편, 최근 이용빈도가 줄고 있는 아날로그 기기 관련 포트는 축소되었다. 구형 셋톱박스나 DVD플레이어를 연결할 때 주로 쓰는 컴포넌트 포트, 그리고 PS2와 같은 구형 게임기나 VCR을 연결할 때 주로 쓰는 컴포지트 포트는 각각 1개씩 밖에 없으며, 이마저도 변환 젠더를 따로 이용해 연결하는 형태다. 그리고 구형 PC와 연결할 때 주로 쓰는 D-Sub(VGA) 포트는 아예 생략되었다. 구형 AV기기를 아직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라면 TV 구매 전에 고려해야 할 점이다.
울트라HD 화질은 명불허전, 콘텐츠 갈증 해소는 진행중
제품의 대략을 확인했으니 이제는 본격적으로 써볼 차례다. 우선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이용할 지상파 방송을 시청해봤다. 지상파 영상신호의 화질은 풀HD급도 아닌 HD급이기 때문에 울트라HD 본연의 화질을 느끼기엔 부족함이 있지만, 65UB9800 자체적으로 갖춘 화질 보정 기능 덕분에 기존 TV에 비해 나은 화질로 볼 수 있다.
저해상도 영상을 고해상도로 보정하는 업스케일링, 움직임이 끊기는 영상을 부드럽게 구동시키는 라이브스캔, 화면 각부 백라이트를 능동적으로 조정해 화면 전반의 질감을 향상시키는 오로라 LED 백라이트(로컬디밍) 등이 65UB9800에 탑재된 대표적인 화질 향상 기능이다. LG전자에선 이들을 통틀어 ‘U클리어엔진’이라 칭하고 있다. 특히 업스케일링 기능은 울트라HD 콘텐츠가 부족한 현재의 상황에서 유용하게 쓰일 기능이다.
화질 보정 기능 역시 유용하지만, 65UB9800 본연의 화질을 느끼려면 역시 진짜 울트라HD급의 콘텐츠를 구동해 볼 필요가 있다. 사실 아직 울트라HD 콘텐츠가 대중적으로 많이 보급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 울트라HD 지상파의 실험방송이 성공했으며, 케이블 방송사인 C&M, 티브로드 등이 울트라HD 방송 채널인 ‘UMAX’를 4월 개국했다. 그 외에 지난 6월 2일 위성방송 사업자인 스카이라이프가 전국에서 볼 수 있는 울트라HD 전용 채널인 ‘스카이UHD’를 개국하고 시험방송에 돌입하는 등 울트라HD 콘텐츠의 공급 확대를 위한 업계의 움직임은 제법 적극적인 편이다.
그 외에 유튜브나 네이버 등에서 서비스 하는 동영상 중 울트라HD급 콘텐츠가 포함된 것이 있으며, TV제조사에서 배포하는 울트라HD급 동영상 샘플을 구동해 보는 방법, 직접 울트라HD급 영상의 촬영이 가능한 캠코더를 이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조금 노력이 필요하지만 사용자의 활용능력 여하에 따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제법 있다는 뜻이다.
지금 당장 65UB9800에서 최상급의 울트라HD 화질을 즐기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TV 후면의 USB 포트에 울트라HD 콘텐츠가 담긴 저장장치(USB메모리, 외장하드)를 꽂이 이를 구동해 보는 것이다. 특히 65UB9800는 동영상 규격의 호환범위가 매우 넓어서 시중에서 유통되는 대부분의 동영상을 구동하는데 문제가 없다.
실제로 AVI, WMV, MKV, MP4 등의 다양한 동영상 파일을 구동해 봤는데 코덱(데이터 압축 규격)의 종류와 상관 없이 풀HD(1,920 x 1,080) 이하의 동영상이라면 거의 다 원활한 재생이 가능하며, 울트라HD(3,840 x 2,160) 동영상의 경우, H.264/AVC 및 H.265(HEVC) 코덱 기반의 MKV, MP4, TS 확장자의 파일이 정상적으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아무튼 이런 과정을 거쳐 65UB9800로 울트라HD급 동영상을 구동해 보니 역시 화질 하나는 명불허전 수준이다. HD나 풀HD TV가 처음 등장했을 때 배우들의 여드름까지 선명히 보인다고 강조를 한 적이 있는데, 울트라HD급 화질은 여드름은 물론, 조금 과장하면 모공까지 훤히 보이는 수준이다. 화면이 크다 보니 화면의 선명함이 한층 돋보이는 느낌이다.
콘텐츠의 특성에 최적화한 스포츠 모드 탑재
그 외에 65UB9800는 콘텐츠의 특성에 맞는 화질과 음향으로 조정하는 다양한 모드(영화, 스포츠, 게임, 사진 등)를 갖추고 있는데, 올해 특히 애용할 만한 모드라면 역시 ‘스포츠’ 모드 일 것이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전반적인 색감이 강렬해져 특히 잔디의 초록색이나 유니폼의 붉은 색 등이 한층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잔상 제거 모드도 강하게 작용해 빠르게 움직이는 장면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음향 역시 스포츠 모드로 변경하면 관중의 함성을 한층 강조하는 전달하는 현장감 위주의 설정으로 바뀌는 것이 특이한 점이다. 물론 스포츠 모드는 축구나 야구 중계를 볼 때는 최적이지만, 일반적인 영화나 뉴스 등을 보기엔 적합하지 않다. 이 때는 다른 모드를 이용하도록 하자.
웹OS 탑재, 자연스럽게 녹아든 화면 인터페이스에 주목
65UB9800는 울트라HD TV이지만 한편으론 스마트 TV이기도 하다. 특히 65UB9800는 최근 LG전자에서 TV전용 스마트 운영체제로 다듬어 출범시킨 웹OS(webOS)를 탑재한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기존의 스마트 TV의 인터페이스는 스마트 기능이 일반 방송 모드와 완전히 별개로 작동한다는 느낌이 강했으나, 웹OS는 현재 시청 중인 화면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화면 하단에 사용자가 설정한 스마트 콘텐츠의 탭이 나타나는 형식으로 구동, 스마트 기능과 일반 TV 기능이 이질감 없이 공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제공되는 대표적인 스마트 기능은 영화나 드라마를 원하는 때 볼 수 있는 푹(pooq)이나 마이캐치온등의 영상 콘텐츠, 벅스나 엠넷 등의 음악 콘텐츠, 웹브라우저나 유튜브, 스마이프 등의 인터넷 관련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그 외에 스마트폰 처럼 별도의 앱을 설치해 기능을 추가할 수도 있다. 2014년 5월 현재 제공되는 앱은 약 50여 종이다.
기기 연결 편의성 및 호환성도 합격점
스마트TV라면 이런 콘텐츠 관련 사항 외에 TV 자체의 기능이 얼마나 지능적인지도 따져봐야 하는데, 필자는 오히려 이쪽에 더 점수를 주고 싶다. 특히 외부기기 연결 관련 기능의 경우, 기존의 TV처럼 사용자가 알아서 적절한 포트에 꽂은 후 직접 각종 설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TV측에서 사용자를 적절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능동성을 갖추고 있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이를 테면 노트북과 TV를 연결하고자 할 때, ‘기기연결’ 메뉴로 이동하면 일반 TV처럼 포트의 종류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기기의 종류를 선택하도록 유도하는데, 여기서 ‘PC’를 선택하면 단순히 PC의 화면을 TV에 표시할지, 혹은 PC에 담긴 파일을 TV와 공유할지를 묻는다.
여기서 다시 화면 표시를 선택하면 다음에는 HDMI와 같은 케이블을 이용할지, 아니면 와이파이 무선 접속을 통해 PC의 화면을 전송할지를 묻는다. 참고로 65UB9800는 PC나 스마트폰의 화면을 케이블 연결 없이 와이파이 무선 접속으로 TV에 표시할 수 있는 미라캐스트(Miracast) 기능을 기본 내장하고 있다.
만약 케이블 연결을 선택한다면 어떤 포트에 PC를 연결해야 하는지를, 무선접속을 선택한다면 PC에서 어떤 조작을 해야 TV로 화면 출력이 가능한지를 다시 설명하는 과정이 이어진다. 이런 과정을 거친다면 관련 지식이 부족한 사용자라도 쉽게 외부기기 연결이 가능할 것이다.
기대 이상의 완성도 갖춘 음성 인식 기능
외부기기 연결 관련 외에 또 유용한 65UB9800의 스마트 기능이라면 역시 음성 인식 능력이다. 매직 리모컨의 음성인식 버튼을 누른 후, 사용자가 명령을 말하면 이에 반응하는데, 가능한 기능의 폭이 매우 넓은데다 인식률도 수준급이기 때문이다.
‘SBS 틀어’, ‘소리 높여’, 같은 익히 있을 법한 기능 외에도 ‘MBC 뉴스데스크 예약 녹화해’, ‘네이버에서 박지성 검색해’, ‘유튜브에서 소녀시대 동영상 찾아’와 같이 상당히 구체적이면서도 여러 기능이 복합된 명령도 상당히 잘 수행한다. 사실 필자는 IT기기의 음성 인식 기능에 그다지 만족을 한적이 없었는데, 이 제품만은 예외로 두어야 할 것 같다. 굳이 흠이라고 한다면 음성 인식기능을 쓰려면 TV가 항상 인터넷 회선에 접속한 상태여야 한다는 것 정도다. 음성 명령을 분석하는 서버가 인터넷 상에 따로 있기 때문이다.
미래형 TV를 지금 당장 체험하기 위한 대가는?
지금까지 설명한 것처럼 LG전자 65UB9800는 장점이 정말 많은 제품이다. 큰 화면과 울트라HD 고화질, 그리고 고급스러운 디자인의 조합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고, 외부의 기기 및 콘텐츠를 활용하는 시스템도 매우 잘 설계되어 있다. 그리고 다양한 화질 보정 기능 및 유용한 음성 인식 기능, 그리고 기존 스마트TV에 비해 잘 다듬어진 운영체제 역시 제품의 가치를 돋보이게 하는 부분 중 하나다. 웹OS 기반 스마트TV용 앱의 수가 아직 많지 않다는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리지만 이 역시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다.
2014년 5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65UB9800의 판매가격은 600만원 정도다. TV치고 싼 값은 아니다. LG전자에서 월드컵 기간인 6월 중 울트라HD TV 구매자에게 50~200만원의 캐시백을 제공하거나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의 성적에 따라 모바일 상품권을 제공하는등의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사실 필자도 HD TV가 처음 나왔던 2000년대 초에 HD TV(42인치 PDP)를 700만원 정도에 구매한 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택에 후회는 그다지 없다. 기존의 SD TV와 확연히 구분되는 높은 화질을 남들보다 한참 먼저 즐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금도 그 TV를 잘 쓰고 있다. 만약 당시 SD TV를 샀다면 도중에 새 TV를 구매하느라 추가 비용이 들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막 대중화가 시작된 울트라HD TV 역시 마찬가지 경우다. 올해는 월드컵이라는 큰 이벤트도 있고 다양한 울트라HD TV가 출시되며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울트라HD TV 대중화의 원년이라 할만하니 아주 진지하게 구매는 고려해 볼만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