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시장 흐름이 바뀐다

입력 2014-07-15 1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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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처음 출시된 ‘아이패드’. 당시 아이패드는 전세계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본격적으로 태블릿PC 시장을 열었다. 뒤이어 다양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윈도 태블릿PC가 시장에 등장하며 사용자들의 선택권이 다양해졌다.

그리고 약 5년이 지난 지금. 2014년 태블릿PC 시장의 현황은 어떨까? 시장은 크게 성장했다. 내년에는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PC 판매량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와 동시에, 태블릿PC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여전히 존재한다. 일각에서는 태블릿PC를 ‘스마트폰과 별 차이 없다’, ‘콘텐츠 생산이 아닌 소비 용도에 국한됐다’라는 시선으로 바라본다. 화면이 5인치 이상으로 큰 스마트폰이 인기를 끌자, 태블릿PC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들도 꽤 됐다. 그래서일까, 지난 1분기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그렇다면 태블릿PC 시장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태블릿PC 시장은 성장할 것이라는 낙관과 정체될 것이라는 우려를 동시에 받고 있다. 물론, 많은 업체들이 성장의 기회를 찾고자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스마트폰이 우리의 삶을 바꾸었듯이, (그보다는 더디지만) 태블릿PC도 서서히 우리 일상을 바꾸고 있다. 현 시장의 트렌드와 향후 전망을 살펴보도록 한다.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 감소… ‘패블릿’ 때문?


올해 1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이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11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NPD디스플레이서치 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 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5,60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태블릿PC 판매량이 전년 대비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태블릿PC 판매량은 왜 줄었을까, 화면이 큰 스마트폰 ‘패블릿(Phablet)’이 인기를 끈 탓이다. 화면이 큰 스마트폰이 있으니, 크기에 별반 차이가 없는 7인치 태블릿PC의 수요가 줄어든 것. 실제로 지난해 전체 태블릿PC 시장에서 7인치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58%로 정점을 찍었지만, 올해부터는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 대신 8~10인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는 11인치 이상의 대형 태블릿PC의 점유율이 10%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PC 시장보다는….”


비슷한 시기, 조금 다른 전망이 나왔다. 수요는 둔화됐지만, 내년 태블릿PC 판매량이 PC 판매량을 앞지를 것으로 조사된 것. 지난 11일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내년 태블릿PC 판매량을 3억 2,000만 대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내년 PC 판매량은 3억 1,600만 대로 태블릿PC보다 적다. 가트너는 “올해 태블릿PC 시장이 시들해지고 오래된 PC 교체 수요가 늘고 있음에도 판매량이 역전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가트너는 올해 태블릿PC 시장 성장률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23.9%로 떨어진 데 반해, PC 시장은 하락세가 진정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PC 시장의 증가율 하락폭은 지난해 9.5%에서 올해 2.9%로 완화됐다.

향후 태블릿PC 시장의 성장 동력은 저가형 태블릿PC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가트너의 란짓 애트왈 이사는 “신흥 시장과 저가형 제품이 태블릿PC 판매 증가를 이끌 것이다. 앞으로 100달러 미만 태블릿PC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블릿PC 업계, 새로운 전략을 고민할 시기

앞으로 태블릿PC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핵심은 사용자가 원하는 바와 산업적 필요성을 분석하는 것이다. 먼저 현 태블릿PC의 사용 패턴을 점검해보자. 현재 태블릿PC는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크다는 점을 제외하고 스마트폰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 그러면서도 IT 기기이다 보니 가격 부담이 크다. 스마트폰 선택의 폭이 다양한 것과 달리, 태블릿PC는 아이패드를 제외하고 대표 모델이 뚜렷하지 않았다. 교체 주기는 스마트폰보다 길다. 스마트폰은 항상 손에 들고 다니며 쓰는 만큼 상대적으로 교체 주기가 짧을 수 있다. 반면, 태블릿PC는 매일 사용하는 필수품은 아니다 보니 스마트폰보다 더 오래 쓴다. 현재 태블릿PC 전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풍부하지 않아 콘텐츠 사용 패턴마저 그리 다르지 않다.

위 분석을 살펴보면 새로운 전략은 다음과 같다. 1)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대화면 스마트폰과 구별될 만큼 화면이 커야 한다. 2)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 3) 사용자 선택의 폭이 넓어야 한다. 4) 스마트폰과 사용 패턴이나 용도가 다르면서도 가치를 줄 수 있어야 한다. 5) 태블릿PC 전용 콘텐츠가 늘어나야 한다.

대화면, 저가, 안드로이드-윈도 제품이 뜬다


물론, 제조사들도 이런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향후 8~10인치 제품 판매 비중이 늘어나는 만큼, 제조사들도 7인치 태블릿PC보다는 대화면 태블릿PC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지난 10일 삼성전자가 출시한 프리미엄 태블릿PC ‘갤럭시 탭S’도 8.4인치와 10.5인치 두 종류다. 지난 7일 LG전자가 공개한 태블릿PC ‘G패드’는 7인치, 8인치, 10.1인치다.

저가형 태블릿PC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에이서 ‘아이코니아 W4’, 에이수스 ‘비보탭 노트8’, 레노버 ‘씽크패드8’, ‘믹스2’ 등이 대표적이다. 이 제품들은 30~50만 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운영체제는 윈도 8.1, 화면은 8~10인치 정도다.

안드로이드와 윈도 운영체제를 기반으로 한 태블릿PC도 늘어나며 사용자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처음에는 아이패드가 대표적이었고, 뒤이어 안드로이드 기반 태블릿PC가 늘어났다. 최근에는 윈도 기반 태블릿PC도 다양해졌다. 안드로이드와 윈도 기반 태블릿PC는 앞서 언급한 대화면, 낮은 가격에 대한 수요와 맞물려 앞으로도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인텔이 선보인 아톰 베이트레일 프로세서가 전작에 비해 크게 향상되고, 해당 프로세서가 안드로이드와 윈도 기반 태블릿PC를 모두 지원한다는 것도 태블릿PC 다양화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아톰 베이트레일은 전작인 클로버트레일에 비해 CPU 성능은 최대 2배, 그래픽 성능은 최대 3배 향상됐으며 전력 소모량은 감소했다.

노트북처럼 쓰는 태블릿PC도 주목


최근에는 키보드를 붙였다 뗄 수 있어 노트북처럼 사용 가능한 ‘2 in 1’ 제품도 주목받고 있다. 2 in 1 PC란 상황에 따라 태블릿PC와 노트북으로 바꿔가며 쓸 수 있는 제품을 뜻한다. 에이서 ‘아스파이어 스위치10’, 에이수스 ‘T100’, MS ‘서피스 프로 3’ 등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제품들은 기존 태블릿PC보다 생산성이 높고, 노트북보다 휴대하기 편리하다.

흔히 태블릿PC는 콘텐츠 소비 용도에 치우쳐 한계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이와 같은 2 in 1 PC 형태로 나아간다면 그 한계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2 in 1 제품이 일반 노트북과 생산성이 동일하지는 않지만, 이 또한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일반 노트북과는 달리, 상황에 따라 태블릿PC 또는 노트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이다.

태블릿PC, 교육& 비즈니스 용도로 쓴다


일상에서 태블릿PC의 쓰임새가 스마트폰과 별반 차이가 없다면, 태블릿PC는 다른 사용 가치를 주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교육, 비즈니스 분야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넓어 교육용 앱이나 인터넷 강의를 이용하기 편리하고, 노트북에 비해 휴대가 용이하다. 애플의 팀 쿡 CEO도 아이패드 미니를 통해 교육 시장 점유율을 지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만큼 태블릿PC가 교육용으로 활용하기 적합한 단말기라는 것이다. 부산시교육청은 전국 최초로 부산지역 초/중학교에 아이패드를 지급해 이를 활용한 자기주도학습 특화 학급을 운영하고 있다(2013년 기준 100여 곳).

기업용 태블릿PC 시장도 차세대 먹거리로 전망된다. 기업 내에서 팀원들이 협업을 할 때, 외부 미팅 시 자사의 서비스를 소개할 때 태블릿PC를 쓸 수 있다. 다만, 태블릿PC를 기업용으로 활용하려면 회사 내부의 시스템과 연동이 필요하고, 보안 시스템도 갖추어야 한다. 기업에서 태블릿PC를 효율적으로 쓰려면 해당 기업만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수 있으니, 각각의 기업에 맞춤형 태블릿PC가 보급되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콘텐츠

기계만 있다고 끝이랴, 내용물이 중요하다. 태블릿PC 전용 콘텐츠가 늘어나야 한다. 사용자들이 태블릿PC의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이유는 스마트폰에서 쓰는 콘텐츠와 태블릿PC 콘텐츠가 별반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안드로이드, 윈도 태블릿PC 전용 앱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태블릿PC는 스마트폰보다 화면이 크고 노트북보다 휴대하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분명한 강점이 있다. 스마트폰으로 보기는 답답하고 노트북으로 보기는 불편할 수 있는 영화, 잡지, 전자책, 모바일 게임, 교육 프로그램 등의 콘텐츠가 해답이 될 수 있다. 기업용 태블릿PC라면 해당 기업에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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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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