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컴퓨터 메모리에서 8GB < 4+4GB인 이유는?

입력 2015-07-10 11: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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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새 PC를 장만하는 과정에서 메모리(RAM)의 구성에 대한 문의가 들어왔네요. PC에 있어 메모리는 아주 중요한 부품이고, 용량은 클 수록 좋습니다. 다만, 같은 용량의 메모리를 꽂더라도 구성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8GB 메모리를 탑재한다고 할 때, 8GB 메모리 모듈 1개를 꽂을 수도 있고 4GB 메모리 모듈 2개를 꽂을 수도 있겠죠. 과연 어느 쪽이 더 좋을까요? etrnexx님이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IT애정남의 애독자입니다! 제가 이번에 조립 컴퓨터를 사는데 궁금한 점이 있네요. 지금 일단 CPU는 쿼드코어고 램을 8기가로 하려고 하는데, 제가 봐둔 메인보드에 램 슬롯이 2개 뿐입니다. 나중에 또 업그레이드 하려면 지금은 일단 8기가 램 1개를 꽂아서 나머지 슬롯 1개를 비워두는 게 좋지 않나요?

근데 컴퓨터 좀 아는 제 친구가 8기가 1개보다 4기가 2개를 꽂는 게 더 좋다고 합니다. 램 1개만 꽂으면 컴퓨터가 엄청 느려진데요. 이거 맞는 건가요? 그거 말고 좀 더 괜찮은 사양이 있으면 추천 바랍니다.

4GB 2개가 8GB 1개보다 빠르다고 하는 이유는 '듀얼채널' 때문

안녕하세요. IT동아 입니다.
구매하시고자 하는 PC의 사양을 좀 더 자세하게 적어주셨으면 더 세세한 조언을 드릴 수 있었을텐데 약간 아쉽긴 하네요. 쿼드코어 CPU라고 해도 종류가 너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메인 메모리(램) 관련 의문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답변이 가능하므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마침 다른 독자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니까요.

우선, 4GB 메모리 2개를 꽂는 것이 8GB 1개를 꽂는 것에 비해 성능 향상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용량은 물론 같습니다). 이는 요즘 쓰이는 메모리와 메인보드가 '듀얼채널(Dual channel)'이라는 기술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한 쌍의 채널을 이루는 1개의 메모리 슬롯에 각각 메모리 모듈을 꽂으면 최대 대역폭(데이터가 지나가는 통로)이 2배로 향상되는 원리입니다.



따라서 듀얼채널 구성을 하려면 반드시 메모리 모듈을 2의 배수로 꽂아야 합니다. 2개나 4개를 꽂으면 듀얼채널이 활성화되지만, 1개나 3개를 꽂으면 듀얼채널이 활성화되지 않죠. 현재 자신이 쓰는 시스템이 듀얼채널로 구동 되고 있는지 확인하려 한다면 CPU-Z 같은 시스템 정보 확인 프로그램을 이용해보세요.



그리고 듀얼채널 구성을 하려면 메모리 2개를 꽂을 때, 그 2개의 메모리 슬롯이 한 쌍의 채널에 해당하는 지를 꼭 확인해야 합니다. 요즘 나오는 메인보드의 램 슬롯은 색상으로 구분을 해줍니다. 쉽게 말해서, 듀얼채널 구성을 하려는 2개의 메모리는 각각 같은 색상의 램 슬롯에 꽂아주면 된다는 거죠.이를 착각하면 메모리 2개를 꽂아도 듀얼채널이 활성화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듀얼채널이 필요한 시스템, 그다지 필요하지 않은 시스템

다만, 듀얼채널 구성을 하려면 고민이 되는 점도 있습니다. 일단은 필요한 램 슬롯의 수가 2배가 됩니다. 이를테면, 메모리 슬롯이 2개 밖에 없는 메인보드의 경우, 4GB 2개를 꽂으면 빈 슬롯이 없기 때문에 나중에 추가적으로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하기가 힘들어지죠.



그리고 듀얼채널이라고 하는 건 어디 까지나 가용할 수 있는 '대역폭'이 2배가 되는 것이지, 정말로 메모리의 '동작 속도'가 2배로 빨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때문에 듀얼채널을 한다고 해서 평상시 시스템 전체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지진 않습니다. 인터넷 서핑이라던가 문서작업과 같은 일상적인 PC 이용에서 메모리의 대역폭을 한계까지 이용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거든요. 이 때문에 듀얼채널의 체감 효과가 거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만, 듀얼채널 구성을 '강추' 하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바로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탑재하지 않고 메인 프로세서(CPU) 내장 그래픽 기능으로 구동하는 PC입니다. 별도로 꽂는 그래픽카드는 카드 자체적으로 그래픽 전용 메모리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그래픽 데이터를 처리합니다. 하지만 내장 그래픽 기능의 경우, 시스템 메인 메모리의 일부를 끌어와서 그래픽 메모리로 이용하죠. 때문에 메인 메모리의 성능이 곧 그래픽 성능으로 이어집니다. 특히 게임과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는 프로그램은 대역폭에 따라 체감성능이 크게 달라지죠.

내장 그래픽 기반의 시스템이라면 듀얼채널 구성을 '강추'

특히 AMD의 A시리즈 APU(A4 / A6 /A8 /A10 등)를 메인 프로세서로 탑재한 PC는 내장 그래픽의 성능이 상당히 괜찮은 편이라 별도의 그래픽카드 없이 시스템을 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시스템은 꼭 메모리를 듀얼채널로 구성하는 것이 훨씬 성능(특히 게임 구동 시)이 좋습니다.



마침 제가 AMD APU(A10-7870K 고다바리) 기반의 PC를 이용해 성능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3D 그래픽 성능을 테스트해서 이를 점수로 매기는 3DMark(Fire Strike 모드)라는 프로그램을 구동해보니, 8GB 메모리(PC3-12800) 1개를 꽂았을 때는 803점, 4GB 메모리(PC3-12800) 2개를 꽂았을 때는 1454점이 나왔습니다. 상당히 큰 차이죠? 이 정도 성능의 내장 그래픽에 듀얼채널 메모리를 결합하면 10 만원 대 이하의 어지간한 보급형 그래픽카드를 꽂는 것보다 나은 성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그래픽카드를 따로 꽂은 PC를 이용할 때, 혹은 일상적인 PC 이용만 할 때는 듀얼채널의 효과를 그다지 체감할 수 없지만, 내장 그래픽 기반의 PC로 게임을 할 때는 듀얼채널 구성의 효과가 크다는 것입니다. 질문자님의 경우는 프로세서가 무엇인지, 그래픽카드를 꽂았는 지를 알 수 없어서 제가 확실히 답변 드리기 어렵습니다만, 위 내용을 참고하시면 적절한 선택이 가능할 것입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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